'조용한' 티빙-웨이브 합병, CB 상환 방법은 SK스퀘어 지원? '11월 CB 만기' 웨이브, 3000억 상환금 마련 난망…SK 대응 주목
이영호 기자공개 2024-04-05 08:15:08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4일 13시2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토종 OTT 플랫폼 티빙과 웨이브 간 합병작업이 이렇다 할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웨이브 전환사채(CB) 만기 도래가 또 다른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웨이브가 자력으로 CB를 상환할 수 없다는 관측 속에서 SK스퀘어 향후 대응이 중요해졌다는 평이다.4일 IB업계에 따르면 웨이브가 2019년 재무적투자자(FI)인 SKS프라이빗에쿼티(PE)와 미래에셋벤처투자 PE로부터 조달한 금액은 2000억원이다. CB 만기는 오는 11월로 7개월가량 남았다.
FI의 엑시트 방법은 두 가지였다. 기업공개(IPO) 후 CB를 보통주로 전환해 차익을 챙기거나, 만기에 이자를 더해 원금을 돌려받으면 된다. 웨이브는 IPO가 무산되면서 이자율에 페널티가 적용됐다. FI 진영은 내부수익률(IRR) 9%를 확보했다. 이 때문에 웨이브가 만기에 감당해야 할 원금과 이자는 약 3000억원으로 늘어났다.
당초 웨이브 구상은 티빙과 합병 후 투자금을 조달해 CB를 상환하는 방향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기존 투자자를 새 FI로 갈아끼우는 구도였다.
관건은 티빙과 웨이브 합병이었다. 양측은 지난해 말 MOU를 맺고 협상을 진행 중이나 아직 가시적인 성과는 내지 못했다. 이해관계자들 다수가 얽히면서 밸류에이션 이견이 여전하다는 관측이다. 일각에선 무산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합병이 필수불가결한 상황에서 거래 완주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그러나 합병 논의가 길어지면서 투자유치 후 상환 시나리오는 물리적으로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당장 눈 앞에 놓인 합병만 하더라도 클로징까지는 적잖은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합병을 신속하게 마무리한다 해도 투자유치 작업을 거쳐 11월까지 투자금을 끌어올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CB 만기 연장이라는 카드가 있지만 FI가 이를 용인할지는 불확실하다. 초과 수익을 올릴 수 있는 IPO에 대한 기대감을 갖기 어려운 형국이기 때문이다. 투자기간을 연장하더라도 실익이 없는 셈이다.
IB업계 시선은 웨이브가 CB 상환을 어떻게 할 것인지로 옮겨가고 있다. 웨이브의 경영 상황이나 현금 보유량을 감안하면 이를 자체적으로 감당하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말 기준 웨이브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782억원이었다. 획기적 실적 개선이 없다면 외부 조력은 불가피하다.
결국 웨이브가 기댈 곳은 모회사인 SK스퀘어 뿐이라는 전망이다. SK스퀘어의 향후 대응이 주목되는 이유다. SK스퀘어의 선택지로는 웨이브에 대한 증자 혹은 자금 대여 등이 거론된다.
IB업계 관계자는 "만약 기간 내 투자금 조달이 불발된다면 SK스퀘어로서도 웨이브 처지를 간과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자본시장 내 그룹 신뢰도에 금이 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대책을 강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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