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사업재편 2.0]곳간 두둑해지는 ㈜한화, 시선은4395억 확보, 현금 재작년 수준으로… 부채 부담 완화, 주주가치 제고 등 전망
이호준 기자공개 2024-04-08 09:39:47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5일 13시5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상풍력 등의 자체 사업을 계열사에 넘긴 ㈜한화는 향후 매출이나 이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떼어내기로 한 사업에서 창출되는 수익이 상당하기 때문이다.다만 '재무 개선' 효과 등은 충분히 누릴 수 있다. 이번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한화가 쥐는 현금은 4395억원이다. 작년에 현금성자산 대부분을 소진한 상황이라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긍정적이다. 남은 자체 사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요지부동'인 주가를 반등시키기 위해 대규모 투자나 주주환원 확대에 돈을 사용하는 그림도 그려볼 수 있다.
◇이자보상배율 0.9…재무구조 개선 나설 전망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의 지난해 말 별도 기준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약 724억원이다. 전년에 보유한 현금성자산이 5003억원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감소폭은 무려 85.6%(4302억원) 정도다.
올해 상반기 안에 4395억원의 현금이 유입될 예정이다. ㈜한화가 건설 부문의 해상풍력 사업(1881억원)과 글로벌 부문의 플랜트 사업(2144억원), 그리고 모멘텀 부문의 태양광 장비 사업(370억원)을 각각 한화오션과 한화솔루션에 '양도'했기 때문이다. 지난 1년간 소진한 대규모의 현금을 단박에 채워 넣을 수 있는 수준이다.
이렇게 확보한 현금은 투자 재원으로 쓸 전망이다. 사업구조 개편 이후 ㈜한화에는 건설 부문과 글로벌 부문만 남게 된다. 이 중 반도체, 디스플레이 제품의 고부가 소재인 질산 사업 등을 영위하는 글로벌 부문의 성장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한화는 질산공장 증설 등에 향후 3년간 5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자를 내야 하는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작년만 해도 금리 인상으로 ㈜한화의 한해 영업이익 1717억원보다 더 많은 1951억원이 이자로 빠져나간 상황이다.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을 이자 비용으로 나눈 것)은 2.0에서 0.9로 뚝 떨어졌다.

현금을 투입해 부채 부담을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의 지난해 부채비율은 209%다. 부채비율이 높은 건설 부문을 인수(2022년)하고 급등했다. ㈜한화가 지주사'격'이긴 하나, 현행 공정거래위원회 지주사 부채비율 제한선(200%)을 웃돈다. 이자 부담에 더해 계열사 지원 여력 등을 감안해도 재무구조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요지부동' 시가총액…주주가치 제고 노력은
아울러 ㈜한화는 지난 3년간 평균 배당성향이 한 자릿수에 머물 만큼 주주환원에 인색한 곳이다. 작년엔 배당성향이 19.38%를 기록했지만 이는 배당 증가가 아닌 순이익 감소에 따른 영향이다. 배당금을 주가로 나눈 시가배당률은 2%대다.
주주 가치 제고 노력에 나설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화의 시가총액은 수년 넘게 2조원 안팎, PBR은 0.26배 수준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다. 앞으로의 지출 전망에 더해, 확보한 현금으로 자사주 매입·배당금 확대 등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다.
다행히 모멘텀 부문을 100% 자회사로 물적분할하기로 하면서 ㈜한화의 관련 지출 부담은 줄어든 상태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모멘텀 부문은 현재 계획된 연구개발(R&D) 및 운영 투자 계획(2292억원) 중 41%만 이행한 상태다. 모멘텀 부문이 독립 경영 형태로 전환되면서 ㈜한화로선 지출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매 분기 매출의 15%가량을 차지했던 모멘텀 부문뿐만 아니라 해상풍력 등 일부 자체 사업을 떼어내기로 한 만큼 남은 자체 사업의 결과에 따라 향후 ㈜한화 곳간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 일단 건설 부문의 경우, 최근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에 대한 부분 재개에 착수해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상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단기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지만 재무구조 사업양도에 따른 현금확보는 중장기적으로 ㈜한화 기업가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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