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그룹은 지금]김남정 회장 'M&A 새 챕터' 준비, 시너지 효과 '방점'②제2의 '스타키스트' 찾기 과제, 현금성 자산 1조1728억 '넉넉'
정유현 기자공개 2024-04-12 07:43:47
[편집자주]
올해 창업 55주년을 맞은 동원그룹이 '오너 2세 회장' 시대의 막을 열었다. 김재철 명예회장의 차남이자 그룹의 정체성을 '종합 생활산업'기업으로 발전시킨 김남정 부회장이 10년 만에 회장으로 승진하면서다. 더벨은 강력한 오너십을 바탕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동원그룹의 사업과 재무 현황, 미래 방향을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5일 16시5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과감한 투자로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해 나갈 것이다."부회장 승진 10년 만에 공식적으로 회장으로 취임한 김남정 회장의 사실상 취임 일성이다. 김 회장은 회장 취임 후 별도의 행사나 취임사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공식 발표 자료를 통해 이 같은 멘트를 남기며 '김남정호 동원'의 넥스트(NEXT) 스텝의 방향을 명확히 했다.
그동안 김 회장 주도로 동원그룹은 M&A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시키는 작업을 바쁘게 추진해왔다. 그동안 주력했던 4대 산업의 성과가 올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지속 가능한 경영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새로운 M&A에 나서기 위해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특히 이종산업보다는 주력 산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남정 회장 포트폴리오 다각화 주력, 자본시장내 주요 플레이어 '각인'
소비자들에게 동원그룹은 '참치회사'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자본시장에서 동원그룹을 적극적인 M&A 플레이어라고 인지하고 있다. 김재철 명예회장이 1969년 동원산업 설립 후 1979년 국내 최초로 참치 선망선을 도입해 동원식품(현 동원F&B)을 설립했다. 1982년 동원참치 통조림을 국내 최초로 출시한 후 한국투자증권(옛 한신증권), 성미전자 등 이종 산업의 기업을 품으며 외형을 확장해왔다.
김재철 명예회장 체제의 M&A 정점은 2008년 인수한 스타키스트로 평가받는다. 델몬트로부터 인수한 미국 내 참치 1위 브랜드사다. 스타키스트는 동원산업 산하에서 매년 몸집을 키우고 있다. 2009년부터 2023년까지 누적 매출은 12조7800억원 규모다. 순이익은 7000억원이 넘는다. 탄탄한 재무를 바탕으로 동원그룹의 M&A 과정에서 히든카드로 활용되는 해외 자회사로 거듭났다.
동원그룹은 김남정 회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한 2014년부터 M&A의 새 챕터를 열었다. 10년 간 10개의 기업 인수에 성공했다. 김 회장은 승진한 당해부터 본격적으로 M&A를 개시하며 분주한 시간을 보냈다. 산업용 특수 필림을 만드는 한진피앤씨와 종합 포장재 기업 테크팩솔루션을 인수했다. 2021년 동원시스템즈와 합병한 테크팩솔루션은 동원의 무균충전음료(아셉틱) 패키징 사업 강화에 속도를 낼 수 있었다.
김 회장은 2017년 화물 운송, 항만하역, 보관 등 사업을 갖춘 동부익스프레스(현 동원로엑스)를 약 4200억원에 인수하며 물류를 강화했다. 여기에 2019년 BIDC를 인수하며 취약점으로 꼽혔던 물류 포워딩 부문을 보완하기도 했다. 2021년 원통형 배터리 캔 제조기업인 엠케이씨를 포트폴리오에 추가하며 '종합 최첨단 소재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냈다.

2021년 이후 아직까지 굵직한 인수건은 없지만 다수의 딜에 참여하며 존재감을 지속적으로 드러냈다. 김 회장은 보령바이오파마, 한국맥도날드, HMM 인수전에 참전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지난해 도전했던 딜을 보면 한국맥도날드와 보령바이오파마는 기존에 해보지 않은 이종산업으로 분류됐다. HMM은 기존 사업 강화를 위한 투자 차원으로 해석됐다. 차이가 있다면 한국맥도날드와 보령바이오파마의 경우 매각자 측의 요청에 따라 참여한 형태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HMM의 경우 항만 물류 강화를 위해 동원그룹 측의 의지에 따라 적극적으로 참여한 케이스다.
딜이 성사되지는 않았으나 김 회장은 세 번의 시도에서 동원그룹은 M&A 기조를 재정립하는 등 교훈을 얻는 시간을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수산·식품·포장재·물류의 4대 핵심 사업축을 구축한 만큼 이 사업과 시너지를 내는 방향으로 M&A를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부터 CAPEX 투자 집중, 1조원 대 현금 바탕 M&A 승부수
김 회장 체제로 들어서며 동원그룹의 M&A는 세 번째 챕터를 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언제든 좋은 매물이 있으면 뛰어들 수 있도록 넉넉한 실탄을 보유하고 있다.
동원그룹의 지주사인 동원산업 중심으로 재무 상황을 살펴보면 작년 말 기준 현금 및 금융상품 등을 포함한 현금성 자산은 총 1조1728억원이다. 2022년 말 대비 약 1.9배 증가했다.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동원산업과 동원엔터프라이즈를 합병하면서 차입금 등이 포함되면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증가한 효과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영업활동을 통해 현금이 창출되는 점도 긍정적이다. 최근 3년 간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살펴보면 2021년 5873억원, 2022년 499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는 6615억원으로 전년 대비 32% 증가했다.
현금흐름표를 살펴보면 2021년 이후 굵직한 M&A는 없었지만 동원그룹은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자본적 지출(CAPEX) 투자에 적극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신사업에 대한 의지도 강하지만 기존 사업 강화에 노력한 것이 재무제표에 반영된 것이다.
2021년 부터 동원산업은 CAPEX 투자를 확대했다. 유무형 자산 취득 내역을 통해 집계한 CAPEX 투자 규모는 2020년 716억원 수준이었지만 2021년 1923억원으로 2.6배 증가했다. 2022년 이보다 더 큰 금액인 2475억원을 투입했고 지난해는 5807억원이 집행됐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6615억원으로 최근 5년 래 최고치지만 CAPEX와 배당금 지급금을 뺸 후 집계한 '잉여현금흐름(FCF)'이 대폭 감소한 배경이다. 지난해 연결기준 동원산업의 FCF는 2022년보다 84% 감소한 347억원을 기록했다. 설비 투자에 따른 수익 창출 효과가 올해부터 가시화 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M&A에 나서며 제2의 '스타키스트'를 만드는 작업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원그룹 측은 "4대 산업이 올해 성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주력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의 M&A를 추진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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