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즘 절벽 넘는 기아, 핵심은 '하이브리드차' 강화 하이브리드 차종, 2028년 9개로…재무 목표 달성하면 자사주 추가 소각
이호준 기자공개 2024-04-09 16:25:20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5일 16시0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이 다시 투자자들 앞에 섰다. 올해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2030년 글로벌 시장에 전기차 160만대를 팔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달라진 건 '환경'이다. 전기차 시장에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현상이 불어닥치며 상황은 180도 바뀌었다.그가 이날 뒤이어 내놓은 세부 판매 전략이 둔화하는 전기차 시장 상황과 맥을 같이 했다. 기아는 전기차 성장 속도에 판매 전략이 흔들리지 않도록, 하이브리드차 라인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국내외 공장에서 전기차·내연기관차를 혼류 생산할 계획이다.

◇전기차 시장 '캐즘', 하이브리드차로 대응한다
기아는 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24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글로벌 환경 변화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이날 전반적인 판매 전략 및 글로벌 전동화 사업 전략에 대한 발표는 송호성 대표이사 사장이 맡아 진행했다.
전기차 시대가 주춤하면서 기아는 새로운 고민을 안게 됐다. 경기 침체와 고금리라는 대외 악조건 속에 지난해부터 세계 전기차 시장에 '캐즘'(일시적 수요 부진) 현상이 불어닥쳤다. 무조건적인 '전동화 전략'만으로는 수요 감소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다.
기아는 이날 하이브리드(HEV) 차종 라인업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재 6개 차종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2026년 8개 차종, 2028년 9개 차종으로 늘린다. 이를 통해 올해 37만여대인 하이브리드 판매가 2030년엔 81만여대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기차(EV) 대중화 모델을 활용해 전기차 구매 허들은 낮춘다. 한국과 북미·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는 올해 EV3 출시를 시작으로, EV2·EV3·EV4·EV5 등 6개 차종을 판매한다. 인도 등 신흥 시장에선 카렌스EV 등 현지 특화 모델 2개 차종을 신규 출시할 계획이다.

아울러 국내외 공장에서 전기차와 내연기관차를 혼류 생산하기로 했다. 이 경우 글로벌 전기차 수요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오토랜드 광명 2공장과 화성 이보 플랜트(EVO Plant) 등 2개의 공장은 전기차 전용 생산 공장으로 대중화 모델을 생산한다.
중장기 전기차 판매 목표 자체는 변하지 않았다. 기아는 전기차 판매 목표로 2024년 30만7000대, 2027년 114만7000대, 2030년 160만대를 제시했다. 지난해 밝힌 목표(2030년 160만대)와 동일하다. 같은 시기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 목표의 두 배에 해당한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 등 친환경차 판매 목표 자체는 2030년 248만2000대로 늘어났다. 판매 비중(58%)으로 보면 지난해 제시한 목표(55%) 대비 3%포인트 증가했다. 업계는 기아가 친환경차 중심의 판매 구조에 변화가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고 본다.
기아 송호성 사장은 이날 "자동차 시장의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구체화된 중장기 전략을 실행함으로써 고객, 공동체, 더 나아가 글로벌 사회 및 환경에 기여하는 브랜드로 거듭나고자 한다"고 말했다.
◇시총 42조원대…주주환원·투자 발표가 미칠 영향은
기아는 2020년부터 매년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주주와 기관투자자, 애널리스트 등을 대상으로 미래 전략을 발표해 왔다. 전기차 수요 둔화에 맞서 하이브리드차 라인업을 강화하겠다는 기아의 대응 방안에 시장이 어떤 관심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시장의 관심이 모이는 지점은 이뿐만 아니다. 기아는 향후 5년간 연 5000억원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매입분의 최소 50%를 소각할 예정이다. 작년과 달리 올해부터는 3분기까지 누계 기준 재무 목표를 달성하면, 50%를 추가로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주주환원으로 보인다. 기아는 지난해 최대실적에 힘입어 시가총액(5일 기준)이 올들어 15% 증가한 42조2146억원을 기록했다. 긍정적인 흐름을 잇기 위해 순이익 기준 '배당성향 20~35%'라는 큰 틀의 배당 정책은 계속 적용한다.
올해부터 2028년까지 향후 5년간 투자 계획과 관련해서는 기존 5개년(2023~2027년) 계획 대비 5조원이 증가한 총 38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미래 사업에 대한 투자가 15조원이다. 전동화 65%, 목적기반차(PBV) 19%,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전환 8%, 미래항공모빌리티(AAM)·로보틱스 5% 등으로 투자 비중이 책정됐다.
재무 목표로는 지난해 대비 3.6% 늘어난 320만대를 기반으로, 올해 매출 101조1000억원, 영업이익 12조원, 영업이익률 11.9%를 제시했다. 각각 전년 실적 대비 1.3%, 3.4%, 1.1%포인트 증가·상승한 숫자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 점유율 목표는 3.8%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신세계그룹, ‘전략실 재편’ 제이슨황 역할 커지나
- 삼양홀딩스, 삼양바이오팜 '4년만' 다시 분할…신사업 확장 '기대'
- 전력기기 '초호황' 효성중공업, 실적·주가·배당 조건 다 갖췄다
- 폴란드법인 매출 급증…아주스틸·동국씨엠 협력 성과 본격화
- '3수만에' 유증하는 한화에어로, '세가지' 이득
- K배터리 유럽법인 적자전환, 반전카드 'LFP'
- 美 FEOC 겨냥, 포스코퓨처엠 구형흑연 4만톤 양산 목표
- 공격적 투자 세아창원특수강, '핵융합 소재' 주목
- 현대로템, '주주환원' 배당재개로 지수 편입
- [i-point]폴라리스오피스, 국민대와 AI 실무 인재 양성 ‘맞손’
이호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폴란드법인 매출 급증…아주스틸·동국씨엠 협력 성과 본격화
- 공격적 투자 세아창원특수강, '핵융합 소재' 주목
- [변곡점에 선 LS MnM]현금 유출 '가속화'…IPO 전 자금 확보 방안은
- [현대제철을 움직이는 사람들]차강판 명장 정유동 전무, 기술로 포트폴리오 새판 짠다
- [변곡점에 선 LS MnM]'소통·이차전지' 내세운 구동휘, 승계 발판 쌓을까
- 동국제강, 인천공장 멈춘다…철근업계 '생존게임' 시작
- [현대제철을 움직이는 사람들]차강판 넘은 전략가 최상건 전무, 통상·대미투자 '진두지휘'
- [변곡점에 선 LS MnM]상장 'D-2년', 몸값 2조 넘을 승부수 '황산니켈'
- [변곡점에 선 LS MnM]‘잃어버린 4년’ 견딜 체력 시험대 올랐다
- 에식스솔루션즈 프리IPO, ㈜LS 부담 얼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