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펠자산운용, 하이투자증권빌딩 인수 불발 배경은 평당 2350만 이하 가격 할인 시도…NH농협캐피탈빌딩 2300만 우협 선정
정지원 기자공개 2024-04-18 07:49:02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7일 09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케펠자산운용의 하이투자증권빌딩 인수가 좌초됐다. 입찰에서 평당 2350만원 수준을 제시했지만 추가 할인을 시도하면서 결국 미래에셋자산운용과의 거래가 무산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가격 눈높이를 낮추기보다는 펀드 연장이 유리한 것으로 최종 판단했다.케펠자산운용에 대한 시장의 신뢰도에도 타격이 있을 전망이다. 지난해 말 씨티뱅크센터를 매입하면서도 종전 약속했던 가격 등 조건을 변경한 영향이다. 시장 예상 밖으로 글로벌 금리인하가 늦어지고 있는 탓도 크다는 시각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펀드 연장 '가닥'

매도자와 매수자가 자산 가격에 대한 이견을 끝내 좁히지 못한 탓이다. 당초 무난한 딜 클로징이 예상됐지만 매수자인 케펠자산운용이 이달 초 진행된 마지막 가격 협의에서 다소 무리한 가격 할인을 시도했다는 후문이다. 앞서 케펠자산운용은 지난해 12월 열린 하이투자증권빌딩 입찰에서 3.3㎡(평)당 2350만원, 전체 3550억원을 써내면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따낸 바 있다.
비교를 위해 살펴보면 이번주 케이리츠투자운용은 코람코자산운용을 NH농협캐피탈빌딩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코람코자산운용이 제시한 가격은 평당 2300만원으로 알려졌다. 케펠자산운용이 하이투자증권빌딩을 사기 위해 약속한 금액과 평당 50만원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셈이다.
부동산 가격에서 입지가 가장 중요한 점을 고려하면 하이투자증권빌딩은 NH농협캐피탈빌딩보다 높은 가격이 형성돼야 하는 게 맞다. 하이투자증권빌딩이 여의도환승센터 바로 앞, 여의도역과 인접해 있다면 NH농협캐피탈빌딩은 여의도역과 샛강역 사이에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선 하이투자증권빌딩 가격을 NH농협캐피탈빌딩 수준으로 떨어뜨릴 필요성은 없다고 판단하기 충분하다.
◇멀어지는 연내 금리인하, 투심 다시 위축
케펠자산운용에 대한 시장의 볼멘소리도 늘고 있는 모양새다. 최근 2년간 어려워진 시장 환경을 고려하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매수자와 매도자간의 추가 가격 협상은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
다만 케펠자산운용은 앞선 씨티뱅크센터 거래에서도 3%가량 가격 인하에 나선 바 있다. 여기에 더해 당시 싱가포르 자금 등을 활용한 딜 클로징 역량을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KB증권이 에쿼티 중 694억원 정도를 총액인수했다. 물론 케펠캐피탈 및 케펠블라인드펀드도 약 155억원 투입됐다.
이번 하이투자증권빌딩 거래의 경우 에쿼티 투자금을 모으지 못해 가격 인하를 요구한 것도 아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하이투자증권빌딩 거래가 이달 중 최종 클로징 될 것으로 전망했다. 케펠자산운용이 KB금융그룹과 조성한 블라인드펀드 자금을 투입할 것으로 예상됐던 영향이다.
결국 입찰에서 높은 가격을 써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따낸 뒤 가격 인하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외국계 자산운용사로서 취할 수 있는 전략이지만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기고 있다는 시각도 함께 남았다.
물론 딜 클로징을 앞두고 대내외 환경이 급변한 영향도 큰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글로벌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시장이 좀처럼 풀리지 않으면서 향후 예상했던 수익률을 맞추는 게 어렵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엔 각국 중앙은행의 연내 금리 인하를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는 시각에 힘이 실리고 있기도 하다. 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보복 공습이 시작되면서 5차 중동전쟁에 대한 우려가 커진 탓이다. 환율 및 유가 상승으로 고물가가 지속되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는 금리 인하에는 제동이 걸릴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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