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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하는 K-우주항공 스타트업]'프리IPO 순항' 나라스페이스, 밸류업 핵심은 '볼륨 업'②박재필 대표 "위성 데이터 매출 성장은 필연적, 상장 전까지 몸 만들것"

이기정 기자공개 2024-04-23 07:44:37

[편집자주]

위성, 우주발사체, 착륙선까지 민간이 주도하는 우주 산업 시대가 다가온다. 2020년 3700억달러(약 500조원) 규모였던 글로벌 우주경제는 2030년 6420억달러(약 865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스페이스X를 중심으로 미국 기업들이 시장을 주도해왔지만 최근 국내 기업들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상장한 컨텍을 필두로 이노스페이스, 루미르, 나라스페이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가 기업공개(IPO)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더벨이 국내 우주항공산업의 미래를 책임질 유망 기업들의 성장 과정과 상장 로드맵, 미래 전략 등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9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과거 투자사들이 우주항공 스타트업을 외면한 이유는 산업 성장에 대한 우려와 더불어 사업을 키우기 위해 막대한 자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실제 이노스페이스 706억원,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570억원, 루미르 400억원 등 우주항공 기업 대부분이 수백억원 규모의 투자를 바탕으로 성장을 해왔다.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이하 나라스페이스) 역시 상장 전까지 누적 400억원에 가까운 자금 조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첫 투자를 받았다. 이어 투자사들과 꾸준한 신뢰관계를 이어가며 팔로우온 투자를 이끌어냈다. 이같은 트랙레코드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프리IPO에서 '오버부킹'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에 회사는 당초 목표액보다 규모를 늘려 라운드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기술력을 충분히 인정받았기에 펀딩 이후 상장까지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20억원 수준에 불과한 매출 규모는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나라스페이스는 상장 전까지 최대한 많은 위성 데이터 고객사를 확보해 몸을 만들겠다는 각오다.

◇누적 투자액 375억, 기업가치 1000억…BNK벤처·포기투 '팔로우온' 투자 눈길

나라스페이스는 시드 단계 없이 2020년 프리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더 빠르게 투자를 받고 싶었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우주항공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이 적었을뿐 아니라 코로나19가 맞물리면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던 중 BNK벤처투자와 포스코기술투자가 회사의 가능성을 알아보면서 성장 기회를 맞게 된다.


BNK벤처투자와 포스코기술투자는 프리A에서 리딩 투자사로 참여했고 하이투자파트너스, 티인베스트먼트, 기술보증기금이 합류했다. 총 투자액은 35억원으로 밸류에이션 75억원을 인정 받았다.

2년 후 진행한 시리즈A에서도 기존 투자사들이 적극적으로 팔로우온 투자에 나섰다. BNK벤처투자, 포스코기술투자, 하이투자파트너스가 추가 베팅했고 신규 투자사로 하나벤처스, 산업은행, 코오롱글로텍 등이 합류했다. 이중 코오롱글로텍은 나라스페이가 맞이한 첫 SI(전략적투자자)다. 총 투자액은 100억원으로 기업가치는 280억원까지 증가했다.

회사는 현재 시리즈B이자 프리IPO 펀딩에 나서고 있다. 당초 목표액은 150억원이었지만 투자사들이 몰리며 오버부킹에 성공해 200억원까지 규모를 키울 생각이다. 밸류에이션 역시 1000억원까지 급증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번 펀딩에 성공하면 누적 투자액은 375억원까지 증가한다.

나라스페이스에 투자한 한 VC의 담당 심사역은 "위성 데이터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도 긍정적이지만 무엇보다 미국과 유럽 기업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위성 분야에서 스페이스 헤리티지를 보유한게 최대 강점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프리IPO에서도 기존 투자사들이 팔로우온 투자에 나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만큼 성장에 대한 확신이 있다고 보면 된다"며 "펀딩 과정에서 체감하는 나라스페이스의 인기는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후끈하다"고 덧붙였다.

나라스페이스는 그동안 투자사들과 약속한 사항을 한번도 어긴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투자사 관계자는 "투자사들에게 제시한 마일스톤(단기적 목표)을 반드시 지키는 모습을 보며 신뢰가 생겼다"며 "투자 과정에서도 과한 욕심이 없어 VC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우주 헤리티지 보유, 기술성 입증 충분…데이터 활용 고객사 모두 '잠재 고객'

나라스페이스는 이번 펀딩이 마무리되면 곧바로 기술성평가에 도전할 생각이다. 이미 예비기평에서 A등급을 받고 스페이스 헤리티지를 보유하고 있어 큰 걱정은 없는 상황이다. 이후에는 한국거래소에 예비심사청구를 제출해 연내 증시에 안착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술력에 대한 입증은 충분히 마쳤지만 매출 규모가 크지 않은 점이 우려 요소로 꼽힌다. 실제 나라스페이스의 지난해 매출은 아직 22억원 수준이다. 직전 밸류가 1000억원으로 높지 않기 때문에 상장에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매출 성장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상장 일정에 돌입한 우주항공 분야 기업들의 기업가치는 약 3000억원 수준이다. 먼저 지난해 상장한 위성 솔루션 기업 컨텍이 약 3200억원의 시가총액을 인정받고 상장했다. 또 초소형 영상 레이더(SAR) 위성 기업 루미르와 우주발사체 기업 이노스페이스의 예상 몸값도 3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VC업계 관계자는 "나라스페이스가 손익분기점을 달성할 것이라는 분석에는 대부분 시장 참여자들이 공감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다만 매출 규모 자체가 크지 않기 때문에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 여부에 걱정이 있다"고 말했다.

페이스 '옵저버-1A'호

나라스페이스의 비즈니스 모델은 위성 판매와 위성영상 서비스로 구분되는데 매출 증대 핵심의 위성영상 분석 데이터 시장의 성장에 달려 있다. 해당 분야는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가파른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개화 단계에 머물러 있다.

나라스페이스가 타깃하는 고객사는 데이터를 활용하는 곳이기 때문에 잠재 고객 범위가 상당히 큰 편이다. 정부나 연구소를 포함해 금융, 부동산, 대기업 등이 포함된다. 실제 회사는 올해 초 SK증권과 위성 데이터를 활용한 리서치센터 조사분석 자료 작성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박재필 나라스페이스 대표는 "위성 데이터를 쓰는 고객이 많아 매출은 필연적으로 증가할 수 밖에 없다"며 "다만 속도의 문제가 있을 수 있는데 상장에 나서기 전까지 고객사 확보에 속도를 내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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