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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엔비디아를 꿈꾸는 기업들]'AI 반도체 양산 임박' 모빌린트, 시험대 오른다②첫 제품 출시 앞두고 장비사와 잇단 MOU, 내년 100억 매출 약속

김도현 기자공개 2024-04-24 08:59:14

[편집자주]

인공지능(AI) 산업이 본격 개화하면서 엔비디아의 위상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내세워 AI 서버 시장 내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면서다. 문제는 커진 엔비디아 영향력 만큼이나 의존도도 높아졌다는 점이다. 엔비디아의 최신 GPU 가격은 수천만원으로 뛰었고 이마저도 구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빅테크 기업들은 '탈엔비디아'를 추진하고 있다. 자체 칩 개발에 나서거나 대체 업체와 협력하는 식이다. 엔비디아 시대에 맞서는 이들의 움직임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2일 16: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모빌린트가 창업 5년 만에 첫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차질이 없다면 내년부터 실질적인 매출이 발생할 전망이다. 결과에 따라 회사 존속 여부가 갈릴 수 있는 중대한 시점이다. 그야말로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최근 만난 신동주 모빌린트 대표도 긴장감이 역력했다. 그는 "국내 인공지능(AI) 반도체 회사들은 데뷔를 앞둔 아이돌 같은 상황"이라며 "데뷔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는데 올해와 내년 나오게 될 정식 칩의 성적이 중요하다. (어느 정도의) 결과물을 만들지 못한다면 더 나아가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리스-레귤러스 '쌍두마차' 출격 가시화

세미파이브는 모빌린트와 협력해 개발한 AI 반도체 '에리스(ARIES)' 양산에 돌입한다고 지난달 말 발표했다. 세미파이브는 삼성전자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사업부의 디자인솔루션파트너(DSP)다. 에리스는 삼성전자의 14나노미터(nm) 핀펫(FinFET) 공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신 대표는 "구체적으로는 연내 양산 샘플이 나오고 내년부터 진정한 양산에 들어갈 것"이라며 "(에리스는) 에지(Edge)와 클라우드 컴퓨팅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고성능 AI 액셀러레이터 칩이다. 첨단 로보틱스, 스마트 시티 인프라, 맞춤 의료 진단 등에 쓰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모빌린트의 AI 반도체 '에리스'
에리스는 신경망처리장치(NPU)로 분류되기도 한다. AI 영역은 크게 '학습'과 '추론'으로 나뉘는데 그래픽처리장치(GPU)는 학습, NPU는 추론에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병렬 연산에 능한 GPU가 한 번에 여러 데이터를 취득한다면 GPU보다 간단한 연산을 행렬 곱셈 방식으로 처리하는 NPU가 해당 데이터를 기반으로 응용하는 구조다.

신 대표는 "에리스는 에지 분야에서 하이엔드 쪽을 타깃으로 한다. 엔비디아 솔루션을 대체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면서 "CCTV, 스마트팩토리 등이 공략 시장"이라고 언급했다.

모빌린트는 올해 안으로 에리스의 양산 관련 기술검증(PoC)을 마치고 내년부터 고객에 납품할 계획이다.

유사 영역을 다루는 기업들이 10nm 이하 공정을 택한 것과 달리 모빌린트가 14nm 기반으로 간 데는 가격, 수율(완성품 중 완제품 비율) 등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신 대표는 "전력효율 등을 따져봤을 때 10nm대 초중반이 '스위트 스폿(Sweet Spot)'이라고 생각했다. 가장 안정적이고 비용 측면에서도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모빌린트는 두 번째 칩 '레귤러스(REGULUS)' 개발도 한창이다. 이달 자체적으로 샘플 테스트를 진행하고 2분기 중 고객에 샘플을 공급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 양산화 작업 착수가 목표다. 에리스와 마찬가지로 10nm대 공정을 사용하나 파운드리 업체는 국내보다는 해외 쪽에 무게가 실린다.

신 대표는 "레귤러스는 온디바이스 AI 전용 반도체다. CCTV, 로봇, 드론 등에 투입될 것"이라 "중앙처리장치(CPU) 등과 짝을 이루는 에리스와 달리 레귤러스는 단일 칩으로 공급하는 형태"라고 이야기했다.

앞서 모빌린트는 하이비젼시스템, 오토닉스, 어드밴텍 등 국내 장비업체와 업무협약(MOU)을 맺은 바 있다. 이같은 과정을 통해 고객 발굴 및 다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모빌린트와 MOU 맺은 기업들. (왼쪽부터) 하이비젼시스템, 오토닉스, 어드밴텍

◇'의미 있는' 매출, 신제품 개발·투자 유치 등 이뤄낼까

관건은 실적이다. 그동안 모빌린트는 실질적인 제품이 없었던 만큼 사실상 외부 투자금으로 회사를 운영해왔다.

모빌린트의 3년간 매출은 △2021년 3억3000만원 △2022년 7억2000만원 △2023년 4억4000만원 수준이다.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2021년 12억9000만원 △2022년 69억9000만원 △72억3000만원으로 갈수록 불었다. 본제품 양산 시점이 다가오면서 인건비와 개발비 등이 늘어난 영향이다.

결국 에리스와 레귤러스가 출하되는 2025년과 2026년 적자 폭을 줄이면서 흑자로 돌아설 수 있을지에 따라 모빌린트의 존폐가 갈릴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 대표 역시 이에 따라 회사 성장의 키포인트가 될 신제품 개발, 추가 투자 유치, 기업공개(IPO) 등 여부가 결정될 것이란 생각을 전했다.

신 대표는 "회사를 세운 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 사실상 없었다. 90% 이상 일에만 몰두했던 것 같다. 그래도 최근 3년간 원하는 대로 잘 풀려오고 있다"면서 "(에리스가 정상 납품될 경우) 내년부터 100억원 내외 매출이 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기업간거래(B2B) 비즈니스 기회를 잡아야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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