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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모빌리티, 라인 하나로 전기차까지 500억원 투자 평택공장 혼류 생산 라인 공개

평택(경기)=조은아 기자공개 2024-04-25 16:56:05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4일 14: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G모빌리티는 지난해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흑자를 이어갔다. 1분기 수출 물량이 2014년 1분기 이후 1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영향이 컸다. 그동안은 수출이 4, 내수가 6이었는데 두 수치가 뒤집혔다.

기분좋게 올해를 시작한 KG모빌리티 평택공장을 23일 방문했다. 회사 역시 실적 호조의 비결이 수출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내부에서 본 근본적 변화의 이유는 따로 있었다.

◇"빠른 의사결정, 흑자 전환의 큰 이유"

KG모빌리티의 생산본부장을 맡고 있는 박장호 전무는 흑자 전환의 비결 가운데 하나로 사람의 마음, 이른바 '마인드'를 꼽았다. 박 전무는 "사람의 마음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었다"고 했다.

적자를 낸 2022년과 흑자를 낸 2023년 그리고 올해를 비교했을 때 사람이나 장비 등은 크게 바뀐 게 없지만 경영진들이 방향을 잡는 치열한 노력의 과정이 흑자라는 결실로 나타났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KG그룹의 가족사가 되면서 의사결정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며 "10년 동안 외국자본 아래 있다보니 의사결정이 늦어서 아쉬움이 컸었다"고 말했다.

평택공장을 찾은 날은 매주 화요일마다 열리는 정기 본부장 회의가 있는 날이기도 했다. 박 전무는 회의 중간 잠시 빠져나와 기자들과 만났다. 곽재선 KG그룹 회장은 매주 화요일 평택공장을 직접 찾아 본부장 회의를 주재한다. 이 회의는 본부장들 사이에서 쉽지 않기로 유명하다. 오전 9시 반에 시작해 보통 3~4시에 끝난다고 한다.

박 전무는 "그 긴 회의가 지겹지 않다"며 "의제를 던져놓으면 치열한 토론이 벌어지고, 해답을 찾고 결정이 나면 신속하게 이행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KG모빌리티가 공개한 혼류 생산 공정 역시 빠른 의사결정의 결과물이다. 과거 마힌드라그룹 아래 있을 때도 고민했던 문제였는데 당시엔 엄두가 나지 않아 시작조차 못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KG모빌리티는 지난해 12월 평택공장 조립3라인에서 혼류 생산을 시작했다. 전기차를 조립2라인과 내연기관차를 생산하던 조립3라인을 통합해 둘 모두를 조립할 수 있도록 했다. 공사기간은 2개월이 소요됐으며 비용은 500억원이 투입됐다.

KG모빌리티 평택공장은 1979년 준공돼 만으로도 45살을 앞두고 있다. 공장 곳곳엔 세월의 흔적이 엿보였다. 수없이 많은 차가 지나갔을 공정 레일은 색이 벗겨졌고, 레일을 따라 마련된 간이 테이블은 군데군데 손때가 묻었다. 다만 임직원들이 입은 작업복만큼은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지 않았다. 기존 쌍용차 작업복에서 KG모빌리티의 새 작업복으로 바뀐 지 이제 막 1년 반을 넘긴 덧분이다.
KG모빌리티 평택공장 차체1공장에서 산업용 로봇들이 용접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KG모빌리티 제공>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혼류 생산되는 조립3라인, 첫 공개

자동차 제조 공정은 크게 4단계로 이뤄진다. 프레스-차체-도장-의장(조립) 순이다. 프레스에서는 코일 형태의 철판을 프레스 기계로 압착해 자동차 패널을 제작한다. 생산된 패널을 용접하고 조립해 차의 뼈대인 차체를 생산하는 과정이 차체 공정이다. 마지막인 조립 공정에서는 수많은 부품들이 차체 내부에 장착되며 자동차를 완성한다.

KG모빌리티가 공개한 공정은 차체 공정과 조립 공정이다. 차체 공장은 높은 정밀도가 요구되는 동시에 상당히 위험하기 때문에 공정의 많은 부분이 산업용 로봇으로 대체됐다. 품질 확인이나 미세 조정에만 인력이 투입됐다. 그리 넓지 않은 공장을 가득 채운 로봇의 굉음과 로봇이 작동 중임을 알리는 익숙한 멜로디에서 기분 좋은 어수선함이 느껴졌다.

조립 과정은 정교한 작업이 필요해 90% 수작업으로 진행된다. 일부 무거운 부품을 들어 옮기는 작업들만 로봇이 담당하고 있다. 혼류 생산이 가능한 조립3라인에선 프레임 방식으로 생산되는 렉스턴 및 렉스턴 스포츠&칸뿐만 아니라 모노코크 방식으로 생산되는 전기차 토레스 EVX 등도 동시에 생산된다. 조립3라인 좌우로 길게 늘어선 49개 공정에선 다양한 차종들이 순서 구분 없이 섞여 꽉 들어차 있었다.

같은 라인을 지나는데 어떤 차엔 내연기관차용 파워트레인이, 어떤 차엔 배터리팩이 장착됐다. 군데군데 '무쏘' 역시 발견할 수 있었는데 아직도 일부 국가엔 렉스턴이 무쏘라는 이름으로 수출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다양한 차종이 한 곳에서 생산되다보니 모델별로 다른 색깔의 커버가 붙어있는 점도 눈에 띄었다. 껍데기만 있고 텅 비어있던 차체가 레일을 따라 움직이자 어느덧 한 대의 차가 완성됐다. 차체가 이리저리 옮겨지고 조립되는가 하면 각 작업자가 장비를 들고 차량 유리나 배터리, 타이어 등 부품이나 배선을 직접 장착하기도 했다.

직원들의 표정도 대체로 밝았다. KG모빌리티는 2021년 7월 무급 휴직에 들어가야 했다.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지금도 임직원들은 그 때를 가장 힘들었던 시기로 꼽는다. 새 주인을 찾는 인수합병(M&A) 시도 역시 번번이 무산됐다. 시장의 불신이 커지면서 덩달아 차량 판매 실적도 저조해졌다. 평택공장의 분위기 역시 무겁게 가라앉을 수밖에 없었다.

KG모빌리티는 지난해와 올해 1분기의 분위기를 앞으로도 이어갈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코란도 EV와 쿠페스타일 제품 등 다양한 신모델을 출시해 판매 확대는 물론 재무구조도 개선할 방침이다.

KG모빌리티 조립3라인에서 공장 자업자들이 내외부 부품을 조립하고 있다. <사진=KG모빌리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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