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보유 어도어 지분, 하이브 콜옵션 행사할까 대표 해임 하더라도 '불편한 동거' 계속
이지혜 기자공개 2024-04-29 08:31:16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6일 08시1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브와 민희진 어도어 대표이사의 관계가 틀어진 가운데 민 대표가 보유한 어도어 지분에 이목이 쏠린다. 민 대표가 어도어 수장에서 물러나도 상당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해가 충돌할 수 있다. 레이블에 대한 하이브의 지배력과 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오른 상황에서 민 대표가 보유한 어도어 지분은 또다른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이에 따라 하이브가 민 대표의 보유지분을 다시 회수하기 위해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콜옵션을 행사한다고 해서 민 대표 측이 무조건 받아들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이브와 민 대표가 어도어 지분을 거래하면서 맺었던 주주간계약에 이목이 쏠리는 배경이다.

민 대표가 하이브의 의도대로 해임되더라도 하이브와 민 대표의 ‘불편한 동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민 대표는 2023년 1분기 어도어 주식 57만3160주, 즉 전체 주식의 18%에 해당하는 지분을 매수했다. 어도어 지분 2%를 보유한 기타주주는 민 대표의 측근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렇게 되면 하이브가 아무리 어도어 지분 80%를 보유하고 있어도 의사결정권을 전적으로 행사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주주는 의결권, 회계장부 열람청구권, 각종 주주소송에 관한 권리, 주주제안권은 물론 이사의 해임청구권, 임시총회 소집청구권 등 권리가 있다.
다시 말해 하이브가 어도어 이사회를 장악한다고 해도 민 대표의 목소리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는 뜻이다. 더욱이 주요 주주가 건재하다면 이사회, 주주총회 등 절차를 생략하기도 어렵다.
이 때문에 하이브가 민 대표 측에 콜옵션 등을 행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이브는 지난해 1분기 민 대표에게 어도어 지분을 넘기면서 일정한 조건이 충족되면 거래상대방이 보유한 지분 20%를 모두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을 갖는 것으로 계약을 했다.
또 민 대표 등이 보유한 어도어 지분 일부에 대해 풋옵션을 부여하는 주주간 약정도 체결했다. 민 대표가 하이브에게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은 5%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브가 민 대표에게 콜옵션을 행사하든 민 대표가 풋옵션을 행사하든 상당한 돈이 들 것으로 보인다. 하나증권은 뉴진스가 2025년 월드투어 등을 진행한다면 앞으로 2년 안에 기업가치가 2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하이브는 민 대표에게 어도어 지분을 11억원에 팔았어도 이 지분을 되사올 때에는 수백억원의 자금을 써야 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하이브의 어도어 지분에 대한 콜옵션 행사 등은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하이브가 민 대표 측과 맺은 주주간계약을 놓고 수정을 논의하고 있어서다.
민 대표의 법률대리인을 맡은 이수균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맺었던 주주간계약에 대해 올 들어 재협상을 진행하고 있었다”며 “비밀유지 의무가 있어서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불합리한 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주주간계약도 하이브가 민 대표와 묶이도록 만드는 요인인 것으로 파악된다. 민 대표는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렵다면서도 “어도어 지분 18%(중 일부에 대한 콜옵션을)를 행사하지 못한다면 하이브에 묶여있어야 한다”며 “지금 이렇게 하이브로부터 압박을 받고 있어도 주주간계약 때문에 하이브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민 대표의 풋옵션 행사 조건 등에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동안 동종업계의 다른 기업에서 일하면 안 된다는 조건 등이 포함된 게 아니냐는 시각을 제시한다.
앞서 민 대표는 25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경영권 탈취 의혹 등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경영권 찬탈을 계획하거나 의도하거나 실행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숙미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하이브가 어도어의 80% 지분권자라서 경영권 찬탈은 시도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죄가 되려면 실현할 수 있도록 현실감 있게 준비해야 하는데 민 대표는 그런 것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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