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미수금 모니터]현대엔지니어링, 최대 실적 속 공사비 회수 '선방'매출액 대비 14% '양호' 수준, 우즈벡 GTL 포함 플랜트 현장 관건
신상윤 기자공개 2024-05-03 07:58:37
[편집자주]
건설업계에 미수금 이슈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미분양이나 발주처 미지급 등의 여파로 공사를 진행했지만 돈을 돌려받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침체된 부동산 시장과 공사원가 상승에 따른 갈등 탓에 미수금 증가세가 더욱 가파르다. 기초체력이 남아있는 대형건설사들에게도 이미 수조원대 미수금이 쌓였다. 돈이 돌지 않으면 건설사의 리스크도 커진다. 더벨이 건설사 미수금의 현황과 과제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30일 07:2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액을 달성하면서도 공사비 회수에 적극적이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이 1.5배 가까이 증가했지만 미수금을 포함한 매출채권 비중은 예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사업부별로는 건축사업이 공사비 회수에 상대적으로 양호했다면 플랜트사업에선 매출채권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풀이된다.◇사세 확장에 필연적 채권 증가
현대엔지니어링의 지난해 말 연결 기준 매출채권은 1조8400억원에 달한다. 전년 말 1조1000억원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70.6% 증가한 수준이다.
현대엔지니어링 매출채권은 공사 및 분양사업 관련 미수금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계정상 미수금으로 분류된 채권은 본업 외에서 받지 못한 돈을 의미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매출채권과 분리해 인식하고 있다.
사업 관련 매출채권은 2020년 말 7300억원대에서 이듬해 말 860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어 2022년 말 1조원을 넘었다가 지난해 말 1조8400억원까지 늘어났다. 사세가 확대되면서 매출채권도 동반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현대엔지니어링 연결 기준 매출액은 13조원을 웃돈다. 전년 대비 매출액 증가율은 48.2%다.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이를 고려하면 매출채권 증가는 필연적으로 따라올 수 밖에 없는 일종의 성장통이란 설명이다. 실제로 매출액 대비 매출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4.1%로 양호한 수준이다. 2020년 10.2%를 기록한 이래 매년 소폭 증가했지만 매출액 증가율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예년과 유사한 수준이다.
현대엔지니어링 매출채권의 상황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은 전년도 매출액 5% 이상 프로젝트 변화 추이다. 지난해 현대엔지니어링은 25건의 프로젝트에서 4800억원에 달하는 매출채권을 반영했다. 전년도에 27건의 프로젝트에서 2053억원에 달하는 매출채권을 인식했던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지난해 매출채권 증가를 견인한 사업장은 △미국 현대차공장 신축공사(1486억원) △우즈베키스탄 GTL(783억원) △용인 고림진덕지구 공동주택(503억원) △롯데 인도네시아 석유화학단지(480억원) 등이다.
이 사업장들이 현대엔지니어링의 매출채권 관리 대상으로 떠올랐다. 전년도 중요한 비중을 차지했던 오산역 지산/물류 복합시설은 절반 인상 공사비를 회수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 물량 '건축' vs 해외 장기 사업장 '플랜트'
사업부별로 나눠보면 건축사업본부가 플랜트사업본부에 비해 양호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건축사업본부는 미국 현대차공장 신축 공사 관련 매출채권이 가장 큰 부문이다. 다만 모그룹인 현대차그룹의 사업인 만큼 공사비 회수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EPC 중심의 플랜트사업본부는 일부 공사비 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우즈베키스탄 GTL(Gas To Liquid) 플랜트는 2020년 4월 준공했으나 아직 대금을 못 받고 있다. 매출채권 규모만 783억원에 달한다. 그 외 베트남이나 폴란드에서 진행했던 일부 플랜트 사업에서도 공사를 마쳤지만 대금 회수를 못하는 곳들도 있는 상황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돌아섰지만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증가하는 등 재무적 부담은 없다는 설명이다. 매출채권 증가도 사세 증대로 인한 불가피한 측면이 있는 만큼 올해 공사비 회수 등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매출액을 지난해와 유사한 13조1000억원을 전망치로 제시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매출액과 함께 매출채권이 같이 증가한 측면이 있지만 비중으로 보면 큰 문제가 있는 부분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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