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플로 모니터]'미지급금 정산' 호텔롯데, 분기 현금흐름 순유출 전환작년 1분기 대비 미지급금 1262억 감소, 면세사업 적자 전환도 부담
정유현 기자공개 2024-05-29 08:15:36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4일 09시4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1분기 호텔롯데의 현금 창출력이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000억원이 넘는 미지급금을 정산하며 채무 부담을 낮췄지만 현금이 유출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여기에 면세 사업 실적 악화로 현금흐름의 출발점인 당기순이익이 적자로 전환된 것도 부담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1분기 연결 현금흐름 마이너스 전환, 2020년 3분기 이후 4년 만
24일 호텔롯데에 따르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545억7839만원 순유출로 나타났다. 1625억1880만원 순유입을 기록한 2023년 1분기와 비교하면 순유출로 전환됐다는 데 주목된다. 호텔롯데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분기 기준으로 순유출을 기록한 것은 2020년 3분기 이후 4년 만이다.

호텔롯데의 연결 실적으로는 호텔 뿐 아니라 면세, 월드사업부의 성과가 포함된다. 코로나19에 따라 실적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사업 구조였지만 그동안 투자자산 매각, 운전자본 축소 등의 노력으로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원활한 편이었다.
특히 리오프닝 이후 외국인 관광객 증가 등으로 실적이 개선되면서 영업활동으로 현금을 더 쌓았다. 이에 따라 2023년 말 여윳돈 개념인 잉여현금흐름은(FCF)는 43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1년 -2260억원, 2022년 1303억원을 기록한 것 대비 대폭 개선된 수치였다. 영업으로 이익을 내는 동시에 매출채권과 재고자산, 매입채무 등 운전자본을 적극적으로 관리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3개월 만에 분위기가 반전된 것도 운전자본 관리 영향이다. 미지급금을 정산하며 현금이 유출됐다. 2023년 1분기 말 기준 유동 미지급금은 2829억8000만원, 장기 미지급금은 11억1300만원이다. 2024년 1분기 말 기준 유동 미지급금은 1576억8000만원, 장기 미지급금은 1억9000만원 수준이다.
1년 간 미지급금이 총 1262억2200만원이 줄어든 것으로 계산된다. 올해 1분기 전년 대비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2000억원 넘게 유출된 요인으로 꼽힌다. 2023년 말 기준으로도 약 250억원 규모의 미지급금을 줄였다.

◇1분기 호텔사업 선방에도 면세사업 적자 전환, 차입금도 소폭 확대
거래처에 대규모의 미지급금을 지급하며 현금 흐름이 둔화된 것이다. 여기에 1분기 실적 악화도 현금 흐름 둔화에 힘을 보탠 것으로 보인다. 연결 실적의 약 70%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는 면세사업부의의 실적이 꺾이면서다. 연결 기준으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한 1조18145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73억원, -451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실적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면세사업부의 매출은 지난해 1분기 대비 8.7% 증가한 8196억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357억8000만원에서 -279억8500만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고환율에 따른 상품 원가 상승, 다점포 운영에 따른 인건비, 임대료 부담 등이 커진 영향이다.
면세점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했으나 고환율 여파로 객단가가 높아지지 않은 영향이다. 특히 면세점 큰손이었던 중국 관광객들이 예전만큼 유입되지 않는 것도 실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반면 호텔사업부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한 2764억8900만원, 영업손실은 172억5300만원에서 올해 1분기 140억원대로 손실폭을 줄였다. 방한 외국인이 증가하면서 방문객 수가 늘어난 영향이다. 올해 초 340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방문했고 호텔에 투숙을 한 것이다.
올해 초 340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방문했고 호텔에 투숙을 한 것이다. 월드사업부는 매출이 0.5% 증가한 854억4000만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흑자 기조는 유지됐으나 규모는 10% 정도 줄어든 153억원 수준이다. 1분기 실적은 주춤했지만 호텔롯데는 아시아에서 면세사업, 미국과 유럽에서의 호텔 사업, 베트남 아쿠아리움 오픈 등으로 해외 사업 확장을 통해 성장 동력을 마련할 계획이다.
1분기 차입 부담도 소폭 커졌다. 호텔롯데의 총 차입금(장·단기 차입금, 사채, 리스부채)은 코로나19 시기인 2020년부터 급증했다. 관광 수요가 줄어들면서 이익이 후퇴하자 외부에 손을 벌리거나 보유 자산을 매각했다. 리오프닝 이후 실적이 개선되면서 상환에 나서기 시작했다. 작년 말 기준 호텔롯데의 총 차입금은 약 8조8109억원 규모다. 9조2981억원을 기록한 2022년 대비 5.2% 감소했다.
올해 들어 차입금 상환을 위해 공모채 발행 등을 추진한 영향에 사채 부담 등이 커지며 총 차입금 규모는 8조9282억원으로 3개월 전 대비 1.3% 정도 증가했다. 규모가 크지 않아 부채비율은 작년 말 수준인 167%가 유지됐다.
호텔롯데 관계자는 "연결 기준으로 2023년 1분기 대비 현금흐름이 둔화된 것은 미지급금을 정산한 영향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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