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포트폴리오 리포트/두나무]남승현 CFO, 예적금 위주 탈피 '채권·부동산'으로 확장2021년부터 투자자산 다양화, 고금리 덕 이자수익>이자비용
원충희 기자공개 2024-06-04 08:25:08
[편집자주]
이제 투자를 빼놓고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을 말할 수 없게 됐다. 실제 대기업 다수의 CFO가 전략 수립과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CFO가 기업가치를 수치로 측정하는 업무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상할 게 없다. THE CFO가 CFO의 또 다른 성과지표로 떠오른 투자 포트폴리오 현황과 변화를 기업별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4일 08시43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의 운영사 두나무는 2021년까지만 해도 정기예적금 외에는 별다른 투자를 하지 않았다. 그러다 2022년부터 채권, 부동산, 단기금융상품들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 시작했다.특히 고금리 시대에 예적금, 채권 등 이자부자산(금리소득자산) 위주로 여윳돈을 굴리면서 이자수익이 연간 470억원을 웃돈다. 이는 연간 170억원이 넘는 이자비용을 충분히 커버하고도 남아 실질 금융비용은 제로다.
◇펀드·채권·예적금·부동산 등 다양한 형태로 여윳돈 운용
두나무의 1분기 말 연결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6조5613억원, 이 가운데 고객예치금이 6조3222억원이다. 보통예금 등으로 필요할 때 가용할 수 있는 현금성자산은 2390억원 정도다. 그 밖에 여윳돈은 다른 자산의 형태로 투자돼 있다.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을 보면 펀드로 굴리는 돈이 987억원이다. 그 중 1년 안에 현금화할 수 있는 게 281억원, 만기 1년 이상이 706억원이다. 채권으로 굴리는 돈은 4164억원으로 펀드보다 더 많다. 1년 내로 현금화 가능한 유동채권이 3145억원으로 단기채 비중이 크다.
대부분의 여윳돈은 정기예적금 형태로 운용된다. 만기 1년짜리 예적금이 6998억원으로 가장 많다. 그 외 기타금융상품으로 3372억원에 이른다. 이를 모두 합쳐 1년 내 현금처럼 가용할 수 있는 금융자산은 1조6188억원에 이른다. 여윳돈의 대부분은 이자부자산 형태로 운용되고 있다.

두나주의 이자수익은 올 1분기 말 기준 120억원, 작년 한 해에는 470억원에 이른다. 두나무는 자회사 코람코더원강남제1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를 통해 부동산 사업도 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우리은행으로부터 2680억원을 대출 받았다. 이 같은 채무 등으로 나가는 이자비용이 1분기 말 45억원, 작년 한 해에는 120억원 수준이다. 이자수익으로 이자비용을 충분히 감내하고 남을 정도라 실질 금융비용은 제로다.
두나무는 부동산 부자이기도 하다. 업종 특성상 설비 등이 별로 들지 않는 분야라 유형자산 6144억원 중 상당분은 부동산이며 사옥 등으로 쓰지 않는 투자부동산 규모도 2005억원 수준이다. 올 1분기 중 부동산을 통해 번 임대수익은 20억원, 건물 관리 등에 쓰인 비용은 7억원이다. 작년 한해 임대수익은 105억원으로 전년(48억원) 대비 2배 이상 급증했다.
◇재무라인 주축 '김남훈-내부회계, 남승현-재무, 백동호-자금'
두나무가 본격적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 관리하기 시작한 시점은 2022년 쯤이다. 그전에는 정기예적금과 가상자산 외에는 별다른 투자자산이 없었다. 그러던 중 2022년 정기예적금이 전년 대비 2000억원 가량 줄었고 채권이 그만큼 늘었다. 기타금융자산에도 1300억원을 넣었다. 그 시점에 투자부동산도 2600억원가량 매입했다.
2022년 이후 채권은 해마다 1000억원 정도씩 증가했으며 기타금융자산도 3000억원대를 꾸준히 유지했다. 올 1분기에는 정기예적금이 2021년 이후 다시 7000억원을 돌파했다. 미국이 5.5%대 고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자부자산만큼 여유자금을 굴리기 좋은 곳도 없었다.
아울러 두나무는 업비트 사업 과정에서 수수료 등을 코인으로 받는 경우가 많다. 가상자산의 시가가 불확실하게 오르내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역시 투자성을 띤 자산이다. 1분기 말 현재 두나무가 보유한 비트코인은 1만6564개, 이더리움 8514개, 테더 902만9883개, 기타 가상자산 553억원어치다.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면서 거래가 활발해지자 보유 가상자산도 작년 말 9860억원에서 올 3월 말 1조7743억원으로 급증했다. 이는 얼마든지 처분해 현금화할 수 있는 또 다른 비상금이다.

두나무가 이처럼 다양한 자산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는 데는 삼정KPMG와 삼성증권 출신인 남승현 부사장(CFO)을 위시로 한 재무라인이 자리하고 있다. 두나무는 김남훈 내부감사가 내부회계관리자로 내부회계관리제도 구축의 중책을 담당하고 있으며 남 CFO가 재무기획 및 운영총괄을, 백동호 재무실장이 자금업무를 총괄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Financial Index/SK그룹]주가상승률 50% 상회, SK스퀘어 'TSR' 그룹내 최고
- 금호타이어, 분기 '최대 매출'…영업이익은 '주춤'
- 유지한 SKC CFO "트럼프 관세, 위기보다 기회"
- [i-point]신테카바이오, 'K-BioX 글로벌 SUMMIT 6' 참여
- 간추려진 대명소노그룹 선택지, '티웨이'에 집중
- [감액배당 리포트]제주항공, 신속한 885억 감액…배당은 못했다
- [중간지주 배당수익 분석]세아베스틸지주, 배당수익 3배 급증...분할회사도 첫 기여
- [현대차그룹 벤더사 돋보기]공격적인 '외연 확장'…재무 키워드 '자산 확충'
- [중견 배터리사 점검]고려아연, 이차전지 3사 이사회 정비...전문경영인 CEO 도입
- [자사주 리포트]두산, 3분의 1만 소각하는 이유는
원충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이사회 분석/한화오션]지분 파는 2대주주 산은, '의결 참여권' 향방은
- [지배구조 분석/한진칼]외부주주들 영향력 확대, '양날의 칼' 우군
- [Financial Index/금융지주]자본력 풍족한 KB, 보완자본 의존도 큰 우리
- [지배구조 분석/신영증권]자사주만 51%, 소각 못하는 이유
- 코리안리의 지배구조 시험대
- [지배구조 분석/코리안리]원종규의 오너십, 자사주+백기사 '이중방벽'
- [지배구조 분석/두산]오너 개인보다 가문…'친족경영'으로 지배력 보강
- [지배구조 분석/엔씨소프트]김택진, 지분 희석 보완책 '백기사'
- [지배구조 분석/네이버]지분에 기대지 않는 창업자 이해진
- [2025 대한민국 사외이사 인식 조사]10명 중 4명은 겸직…사외이사 인력풀 확대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