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통신소부장 기업들]'가족의 힘' 보여준 기산텔레콤, 경영권 승계 '안갯속'③박병기 창업자, 23년간 가족과 오너경영 유지…후계구도 '불명확'
최현서 기자공개 2024-05-27 07:40:10
[편집자주]
통신사와 소부장기업은 실과 바늘 같은 존재다. 매년 조단위 CAPEX 투자를 집행하는 통신 업계에서 소재, 부품, 장비를 제공하는 협력사들의 역할도 막중하다. 상용화 5년이 지난 5G는 이제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통신사들은 다가올 6G 시대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소부장 기업들이 얻을 낙수효과도 분명 존재할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더해 통신사들이 IT 분야로 미래 먹거리를 찾아 나서면서 소부장기업들도 발맞춰 신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주요 통신 소부장 기업들의 사업 현황과 재도약을 위해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신사업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4일 16시1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병기 기산텔레콤 대표는 1994년 창업 이후 현재까지 대표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당시 34살의 젊은 벤처 기업가였던 그는 이제 흰머리가 보이는 백전노장 기업인이다.기산텔레콤을 움직이는 핵심에는 가족들이 있다.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기 전부터 박 대표의 가족들이 주요 주주로 기산텔레콤 지배력 유지에 보탬이 되고 있다. 또 실적 부진을 겪던 자회사들의 위기 극복에도 박 대표 가족들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처럼 기산텔레콤은 확고한 오너경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고령인 박 대표의 뒤를 이을 다음 후계 경영자는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 등 지배구조에 불확실성이 보인다.
◇박병기 창업자, '배우자·동서'와 기산텔레콤 지배
기산텔레콤은 코스닥에 상장한 1999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최대 주주는 박 대표(44.93%, 325만3200주)다. 이어 박 대표의 배우자인 연종숙 씨와 동서 김교식 씨가 각각 3.26%(23만6000주), 1.45%(10만4500주)의 지분을 들고 있었다.
초창기 멤버들도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당시 남숙경 이사와 이용화 상무, 박흥식 상근감사 등 창업에 기여한 직원들도 주요 주주였다. 박 대표와 가족, 임원으로 이뤄진 특수 관계자 지분은 54.98%였다.
하지만 그 구도는 오래 가지 않았다. 남 이사는 그 다음해인 2000년 4월 이사직을 사임하면서 모든 주식을 처분했다. 이 상무, 박 상근감사도 2001년 기산텔레콤을 나왔다.
이후 박 대표의 가족들로 이뤄진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구조는 지금까지도 변하지 않고 있다. 올 1분기 기준 기산텔레콤의 대주주는 박 대표(30.77%, 448만4800주)이고 연 씨(3.09%, 44만9971주)와 김교식 씨(1.37%, 19만9816주)가 그 뒤를 잇는다.
◇위기 극복 보여준 '가족의 힘', 후계자는 '글쎄'
기산텔레콤은 1997년 항공안전장비를 만드는 모피언스의 전신 '텔레메틱스'를 1억원, 2001년에는 방산 장비 제조업체 현대제이콤을 44억원이라는 헐값에 인수했다. 매입 당시 각각 50%(2만주), 44.44%(200만주)의 지분으로 가져왔다. 이때까지 박 대표는 자회사의 경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상황은 2012년부터 변하기 시작한다. 모피언스와 현대제이콤을 오랫동안 이끌던 수장들이 교체됐다.
2012년 현대제이콤의 대표이사는 인수 당시부터 회사를 이끌던 김무호 씨에서 박 대표보다 9살 많은 친형 박병준 씨로 바뀌었다. 이듬해 4월 기산텔레콤은 현대제이콤의 지분 71.7%를 가져가며 현대제이콤을 주요종속회사로 편입시켰다.
모피언스는 비교적 최근인 2018년까지 정운철 씨가 대표직을 유지하다가 그 다음해인 박병기 대표가 모피언스를 직접 이끌기 시작했다.

두 회사의 수장이 바뀐 이유는 부진한 경영 실적 때문으로 보인다. 현대제이콤은 박병준 대표가 부임하기 전인 2011년까지 매출은 줄고 있었고 영업적자 폭은 커지고 있었다. 박병준 대표가 경영한 지 1년이 지난 2013년 현대제이콤의 매출은 22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5.8% 늘었다. 영업이익은 15억원으로 영업적자의 늪을 벗어났다.
모피언스도 현대제이콤과 배경이 비슷하다. 박병기 대표가 모피언스의 지휘봉을 잡기 전까지 모피언스는 영업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2020년 매출은 전년 대비 20.8% 늘어난 9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7억원으로 3년 연속 이어지던 영업적자 고리도 끊어냈다.

창업자인 박 대표를 비롯한 오너 일가의 행보를 고려할 때 앞으로도 가족 경영에 나설 공산이 있다. 다만 두 형제 모두 고령으로 접어들면서 경영권을 이을 후계자가 나타나야 하는 시기에 이으렀지만 현재까지 뚜렷한 움직임은 드러나지 않은 상황이다.
사측도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기산텔레콤 관계자는 "박 대표 자제의 입사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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