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금 늘어난 그리드위즈, M&A 의지 '확고' 공모자금 절반, 영업양수 자금용도 배정 "5곳 컨택 중"
성상우 기자공개 2024-06-04 11:09:00
이 기사는 2024년 06월 04일 10: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리드위즈가 기존 계획 대비 90억원 가량 늘어난 공모자금을 인수·합병(M&A) 자금으로 몰아넣었다. 전체 공모자금 대비로는 절반 수준을 M&A 용도로 배정했다.상장 전부터 계획해 온 해외 M&A를 통한 성장 플랜을 자금 사용 계획상으로도 확고히 한 셈이다. 과거 아이디알서비스 인수를 통해 회사 몸집을 성공적으로 키운 경험도 있어 M&A를 통한 성장 전략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그리드위즈는 이날까지 이틀간 일반 청약을 거쳐 오는 14일 코스닥에 상장한다. 지난달 23일부터 29일까지 5일간 진행한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선 희망 공모가밴드(3만4000~4만원) 최상단인 4만원으로 공모가를 확정지었다.
전체 공모자금은 공모가 하단 기준으로 잡았던 기존 계획(476억원) 대비 약 90억원이 늘어난 560억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발행제비용 등을 차감한 순조달액은 약 544억원이다.
그리드위즈는 조달액의 약 46%인 252억원을 ‘영업양수 자금’으로 배정했다. 공모가 상향 조정에 따라 늘어난 자금이 모두 M&A 용도로 들어갔다. 집행 시기도 2025년으로 못 박으면서 M&A를 위한 계획과 프로세스가 이미 어느 정도 진척된 상황임을 암시했다.
내부적으론 해외 M&A를 사업 확장을 위해 필연적인 수순으로 인지하고 있다. 보호무역주의에서 비롯된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현지생산자우대정책, 유럽(EU) 탄소국경세 등으로 본격적인 해외 사업을 위해선 생산 체계의 상당 부분에 대해 현지화가 필요해졌다. 이를 위해 미국 캘리포니아·텍사스주와 동유럽 일부 국가에 현지 법인과 생산라인을 구축할 계획이지만 빠른 시장 진입을 위해 현지 업체 인수도 병행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공략 대상은 ‘탄소 중립’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선진국의 V2G 관련 충전 인프라와 ESS 시장이다. 본업인 에너지 수요반응(DR) 분야 역시 사업 확장에 적합한 해외 업체가 있다면 인수를 타진해 볼 의향이 있다. 국가 기준으론 북미와 유럽 업체들이 우선 고려 대상이 될 전망이다.
그리드위즈는 이미 조건에 부합하는 기업들을 우선순위로 삼고 사업개발 목록을 작성해왔다. 해당 분야에서 기술력과 시장침투력을 갖고 있지만 시장 진입의 시기적 판단착오로 재무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 중 그리드위즈와 사업적 시너지가 가능한 곳들을 우선순위로 삼았다.
최근 5곳 안팎의 영업양수 후보군을 대상으로 접촉이 진행 중이다. 본격 협상 단계는 아니지만 투자 가능성과 협업모델에 대한 협의가 시작된 곳이 있다. 상장이 마무리되고 공모자금이 유입되면 논의가 급진전될 것으로 보인다.
자금 사용 계획 상 M&A 자금은 250억원대로 배정됐지만 딜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연결기준 올해 1분기 말 480억원대의 당좌자산이 내부에 비축돼 있고 필요할 경우 인수금융이나 외부 차입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염두에 두고 있다. 꽤 규모있는 M&A가 나올 가능성도 내포돼 있는 셈이다.
그리드위즈는 M&A를 통한 외형 성장 방식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있다. 지난 2020년 아이디알서비스를 인수해 퀀텀점프를 이뤄 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 그리드위즈는 업계 1위였던 아이디알서비스 지분 100%를 500억원에 인수해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인수 이후 그리드위즈는 시장 점유율 기준 확고한 업계 1위로 올라섰고 현재까지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500억원을 들인 당시 M&A는 상장을 목전에 둔 현재 관점에서 보면 상당히 성공적인 투자다. 그리드위즈가 공모 과정에서 3180억원의 시가총액을 인정받은 밸류에이션 방식을 그대로 적용하면 현재 기준 아이디알서비스 지분 100%의 가치는 약 1800억원이다. 아이디알서비스의 별도 기준 지난해 연매출(약 709억원)에 4.46배의 주가매출비율(PSR)과 공모 밴드 상단에 적용된 43.11%의 할인율을 대입한 수치다.
인수 후 3년 만에 3.6배의 기업 성장을 이룬 셈이다. 회사 전체로서는 3000억원대의 몸값을 인정받고 자본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할 수 있게 한 원동력이기도 하다.
그리드위즈 창업자인 김구환 대표는 최근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이모빌리티 업종을 워칭하고 있는데 그 중 5군데 정도 업체가 머릿 속에 있다”면서 “협상 시작까진 아니지만 초기 단계 컨택을 시작한 건 맞다. 상장을 마치고 나면 구체적인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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