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 현대차 RSU 지급 대상에서 빠진 이유 외부인재 영입 위한 '황금 수갑'
조은아 기자공개 2024-06-13 08:14:02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2일 09시2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가 RSU(양도제한조건부주식) 제도를 도입했지만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급 대상에선 제외됐다. 여러 논란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실 RSU는 올해 초 잠시 도마 위에 올랐던 제도다. 승계에 악용될 여지가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는데 부담을 느낀 LS그룹은 1년 만에 도입을 철회하기도 했다.현대차그룹 역시 지분 승계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여러 말이 나올 가능성이 있지만 정의선 회장이 지급 대상이 아니라는 점,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현대모비스는 도입하지 않았다는 점 등에서 논란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
국내 주요 그룹 가운데 RSU를 도입한 곳은 한화그룹과 두산그룹, LS그룹 등이 있다. 한화그룹은 2020년, 두산그룹은 2022년, LS그룹은 2023년부터 RSU 제도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LS그룹은 제도를 폐지했지만 이미 지급하기로 결정된 몫은 유지한다.
세 곳 모두에서 오너 일가도 RSU를 받고 있다.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과 달리 RSU는 그 대상에 제한이 없어 대주주도 받을 수 있다. 한화그룹에선 김동관 부회장뿐만 아니라 그의 두 동생들도 모두 재직 중인 계열사로부터 RSU를 받고 있다. 김 부회장은 대표이사로 재직 중인 ㈜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솔루션에서 모두 RSU를 받았다.
두산그룹에서도 박정원 회장과 박지원 부회장이 모두 지주사 ㈜두산에서 RSU를 받는 중이다. LS그룹에서도 구자은 회장이 지난해 ㈜LS로부터 RSU 2만7340주를 받았다.
세 그룹 모두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회사들이 RSU를 지급한다는 점 역시 공통점이다. 일각에서 지분율을 높여 승계에 악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실제 RSU가 악용될 가능성이 아예 없지는 않다. 성과 보상이라는 명목으로 오너 일가에게 RSU를 지속적으로 지급한다면 지분율이 높아지는 결과로 돌아온다. 지급되는 RSU 규모에 따라 승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게 사실이다.

앞으로 진행될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을 단정적으로 예견하긴 어렵다. 그러나 정의선 회장이 정몽구 명예회장이 보유한 현대모비스와 현대차의 지분을 넘겨받아야 한다는 가정은 유효하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1분기 말 기준으로 현대차 지분 5.44%, 현대모비스 지분 7.24%를 보유 중이다.
원칙적으론 정의선 회장도 RSU를 받을 수 있지만 받지 않기로 하면서 논란에서 비켜난 모양새다. 현대모비스도 마찬가지다. 현대모비스는 RSU를 도입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 지분 21.86%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다. 현대모비스가 RSU를 도입하고 정 회장이 받게 될 경우 한화그룹과 비슷한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의 RSU는 기존 임원에 대한 보상이기도 하지만 외부인재 영입을 위한 수단의 성격이 짙다는 게 재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대차는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우수 인재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인재 영입 경쟁이 치열한 미국 실리콘밸리에선 일찌감치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아마존 등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RSU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근속 조건도 붙기 때문에 어렵게 영입한 인재가 계약기간이 떠나자마자 바로 회사를 떠나는 것도 막을 수 있다. 실리콘밸리에선 대표적 '황금 수갑(Golden Handcuffs)'으로도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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