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 덜어낸 모트롤, 2460억원의 의미는 유압기기 성장세 주춤하지만 기술력에 집중…매각자 측 엑시트 기대주는 'MNC솔루션'
조은아 기자공개 2024-06-13 08:13:45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2일 17시4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밥캣이 모트롤을 3년 만에 되찾아온다. 주목할 만한 건 가격이다. 처음 두산그룹이 모트롤을 소시어스-웰투시 컨소시엄에 매각했을 당시 가격은 4530억원이었는데 이번에 되사오는 가격은 2460억원이다.지금의 모트롤은 방산 부문을 떼어내고 유압기기 부문만 남아있다. 최근 유압기기 부문의 실적이 주춤하긴하지만 당장의 실적보다는 기술력, 두산밥캣과의 시너지를 염두에 둔 만큼 가격 측면에서 양쪽 모두에게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현재 모트롤 지분은 소시어스-웰투시 컨소시엄이 100% 보유하고 있다. ㈜두산은 2020년 모트롤BG를 분할해 두산모트롤을 출범시켰고 지분 100%를 바로 시장에 내놨다. 2021년 초 사모펀드 운용사인 소시어스-웰투시 컨소시엄이 4530억원에 이를 사들였다.
떠나보낸 지 3년 만에 되찾아오는 셈인데 3년 전과는 많은 점이 달라졌다. 지난해 말 인적분할을 통해 방산 부문과 유압기기 부문이 나뉘었다. 방산 부문은 MNC솔루션으로 이름을 바꿨으며 유압기기 부문은 모트롤로 남았다. 두산밥캣이 지불하는 2460억원은 유압기기 부문만의 몸값이다.

최근 몇 년 방산과 유압기기 부문의 실적 희비는 엇갈리고 있다. 방산 부문의 성장세가 지속된 반면 유압기기 부문은 예전만큼의 성장세를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분할 전인 2022년 모트롤 실적이 크게 악화됐는데 유압기기 부문이 그 원인으로 지목된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이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수익성도 악화됐는데 역시 유압기기 부문 때문으로 추정된다.
지난해의 경우 모트톨이 12월 1일자로 분할돼 연간 실적은 알 수 없으나 12월 한달 매출 209억원에 영업손실은 6억원을 냈다. 반면 방산 부문은 지난해 전년(1203억원) 대비 50% 이상 증가한 1809억원의 매출과 16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두산그룹으로선 '알짜' 방산 부문을 떼놓는 게 아쉽긴 하겠지만 2008년 처음 인수했을 때부터 유압기기 부문의 기술력을 주목했던 만큼 유압기기 부문과 두산밥캣의 시너지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실제 매각했을 때부터 되사올 의지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두산그룹은 2008년 두산에너빌리티(당시 두산중공업)를 통해 모트롤의 지분 52.9%를 1040억원에 사들였다. 이후 2010년 ㈜두산에 흡수합병하며 모트롤BG라는 한 사업부로 편입시켰다.
이번 거래는 소시어스-웰투시 컨소시엄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사실 이들이 기대하고 있는 건 모트롤보다는 MNC솔루션이다. MNC솔루션은 현재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다. 최근 KB증권을 유가증권시장 상장 주관사로 선정했다. IPO 몸값으로 1조2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수 당시 모트롤 가격과 비교하면 약 3배 높은 수준이다.
MNC솔루션을 통해 충분한 매각 차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모트롤 가격을 책정하는 데 있어 두산그룹과 원만한 합의를 이뤘다는 후문이다. 실제 소시어스-웰투시 컨소시엄은 두산밥캣을 모트롤의 유일한 원매자로 점찍고 일찍부터 협상에 나서왔다.
두산밥캣의 현금 보유량도 역대 최대 규모인 만큼 인수자금 마련은 거뜬하다. 두산밥캣은 이번 인수자금을 모두 현금으로 지급한다. 지난해 말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조4000억원에 이른다. 1년 전(6990억원)과 비교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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