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6월 13일 07: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이오(bio)의 어원은 그리스어로 '생명'을 뜻하는 'bios'다. 영어로 넘어오면서 일생, 생물, 생명 등 포괄적 의미를 담은 채 다양한 합성어를 탄생시켰다. '생물학'처럼 쉽게 연상되는 단어 외에도 개인의 생애를 기록한 '전기', 유산소 운동을 뜻하는 '에어로빅' 역시 바이오에서 파생된 합성어다.새삼스레 바이오의 어원을 되짚는 이유가 있다. 그간 바이오의 무궁무진함을 미처 몰라봤던 것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어서다. 단어에 함축된 다양한 의미처럼 바이오산업 역시 무한한 확장을 거듭한다. 그중에서도 21세기 합성생물학을 토대로 형성된 레드·화이트·그린바이오 생태계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쉽게 말하면 필요한 기능이 극대화된 인공 미생물을 만들어 기존 석유 기반 소재를 대체하는 산업이다. 화장품이나 의류 소재가 될 수도 있고 휘발유를 대체하는 바이오 연료가 될 수도 있다. 가능한 일인가 싶겠지만 인공적으로 균주를 만들어내는 장벽은 크게 낮아졌다. 유전공학기술 발전으로 미생물과 동식물 등 수천 종의 전체 유전자를 밝혀냈기 때문이다. 즉 산업용 미생물을 만드는 유전체 설계도 제작 기반이 마련됐다는 의미다.
합성생물학을 산업화하는 첫 계기는 가격이었다. 세계금융위기로 유가가 급등하며 시선은 바이오 에너지로 향했다. 옥수수 등 곡물이나 폐식용유를 활용해 석유 의존도를 낮추고자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산업이 크지 못한 이유 역시 가격이었다. 곡물이나 폐식용유 가격이 덩달아 올라 수지타산이 맞지 않았다. 유가가 다시 안정화하자 바이오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식었다.
15년 전만 해도 가격과 기술의 한계가 뚜렸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충분히 화학소재를 대체할 환경이 됐다. 시대적으로도 환경파괴 주범인 석유 소재가 아닌 친환경 소재를 원한다. 산업바이오 시대가 열렸다.
이 지점에서 국가 간 격차도 발생했는데 미국은 꾸준히 산업화 시도를 이어왔고 현재 미국 바이오테크 절반 이상이 합성생물학을 기반으로 둔 레드·화이트·그린바이오라고 전해진다. 반면 한국은 당시 열기가 꺼진 후 잠잠하다 최근에서야 태동기에 접어들었다.
제약으로 한정된 바이오에 엔지니어링이 더해져 패션, 화학, 식품으로 뻗어나간다. 시대적 요구와 맞물려 10년 20년 뒤 먹는 것과 입는 것, 타는 것 전반에 바이오가 스며들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달라져야 할 것은 전통적인 바이오에 머물러 있는 우리의 인식같다. 바이오산업이라 하면 여전히 십중팔구는 '신약'을 떠올리고 투자자의 포트폴리오도 대부분 신약 개발사로 채워져있다. 이제는 바이오의 정의를 활짝 넓힐 때다. 진정한 산업바이오의 개화는 이 지점에 있지 않을까.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한미약품 12월 임시주총 연다…한미사이언스 임총 결과 ‘관건’
- 풀무원 '흥행'에 풀무원식품도 공모 신종자본증권 '데뷔'
- 롯데건설, 수요예측 미매각 불구 증액 발행
- 유암코, 올해 모든 공모채 조단위 주문·언더금리 확보
- 삼진제약 최대주주 창업주로 변경, 하나제약 동거는 계속
- [IR Briefing]시옷, 모빌리티 넘어 '종합 보안기업' 전환
- 금감원, 오름테라퓨틱 신고서 정정요구…상장지연 불가피
- [i-point]반도체대전 참가 신성이엔지, 클린룸 기술력 공개
- [Red & Blue]'자사주 소각' 신세계I&C, 저점 딛고 반등할까
- 이랜드리테일, '강남 e스퀘어 유동화' 1900억 수혈
정새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휴온스그룹 R&D 기반 성장전략]오너·후계자가 직접 챙기는 '휴온스랩', 그룹 미래 그린다
- '이미 풀가동' 삼성바이오로직스, '3캠퍼스·M&A' 확장의지
- 약속지킨 부광약품, 3분기 연결 실적 흑자 달성
- [휴온스그룹 R&D 기반 성장전략]'바이오·에스테틱' DNA '휴메딕스', 그룹 캐시카우 부상
- 리메드, TMS 신제품 개발착수...자동화로 '사업 고도화'
- [휴온스그룹 R&D 기반 성장전략]중앙연구소의 두번째 변곡점, 한데 모이는 계열사 역량
- [휴온스그룹 R&D 기반 성장전략]주력계열 '휴온스' 오픈이노베이션 첨병, 신약 자신감으로
- [thebell note]리가켐바이오의 '영리한' BD 전략
- [2024 이사회 평가]이사회 참여도·투명성 높은 한국가스공사, 경영성과는 최하
- [2024 이사회 평가]이사회 연 21회 개최한 한국가스공사, 정보공개도 '우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