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로 본 금융사 브랜드 전략]신한금융, 그룹 모델 전략 변화…배우 김수현 낙점의 의미①13년 만에 '빅 모델'로 방향 선회…'자산관리·글로벌' 브랜드 강화 도모
최필우 기자/ 이기욱 기자/ 이재용 기자공개 2024-06-21 07:52:22
[편집자주]
'피겨퀸' 김연아, '국가대표' 손흥민, '국민여동생' 아이유까지. 금융회사는 각 분야의 내로라하는 인물들을 자사 브랜드 대표 모델로 내세우고 있다. 전 국민 대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연령·성별 불문 호감도가 높아야 하고 그룹 지향점과도 일맥상통해야 한다. 금융 서비스별 모델 면면에는 경쟁사와 차별화를 위한 디테일한 전략도 숨어있다. 일류 모델들의 각축장이 된 금융권의 사별 브랜드 전략을 해부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8일 15시3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이 그룹 새 모델로 배우 김수현(사진)을 내세운다. 그간 그룹 브랜드를 대표하는 모델은 기용하지 않고 필요에 따라 계열사에만 모델을 두는 전략을 고수해왔으나 통합 모델을 내세우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신한금융은 김수현을 통해 자산관리와 글로벌 브랜드 강화를 도모한다.
신한금융은 2011년 그룹 임직원을 출연시킨 광고를 시작으로 유명 연예인이나 스포츠스타를 쓰지 않는 '노 모델' 전략을 유지해왔다. 신한은행, 신한라이프 등 계열사 브랜드 모델은 종종 있었고 특정 서비스를 광고하는 모델을 기용하기도 했지만 그룹 모델은 없었다. 김수현이 기용되면 13년 만에 모델 기용 전략에 변화를 주는 셈이다.
당초 신한금융은 '빅 모델' 전략을 적극적으로 구사했다. 2007년 LG카드(현 신한카드) 인수 이후 피인수사 모델이었던 배우 이영애를 그룹 모델로 선정하며 PMI(인수 후 합병)를 염두에 둔 브랜드 전략을 구사했다. 2008~2010년에는 드라마 '태왕사신기'로 이름값을 높인 배우 배용준, 국민MC로 주가를 올리고 있던 유재석과 강호동을 광고에 동반 출연시키기도 했다.
신한금융은 자산관리 브랜드 강화 전략을 구상하면서 빅 모델 전략으로 선회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은행, 증권 등 계열사 협업으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브랜드 구심점이 될 모델이 있어야 한다고 봤다. 오랜 기간 꾸준히 성장한 김수현의 '연기파 배우' 이미지를 활용해 자산관리 서비스 전문성을 강조하고 신뢰도를 높이려는 의도다.
글로벌 인지도 제고 측면에서도 김수현 만한 모델이 마땅치 않았다는 후문이다. 김수현은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사이코지만 괜찮아' 등 아시아권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다수 작품에 출연했다. 최근 출연한 '눈물의 여왕'도 인기리에 종영했다. 신한금융이 글로벌 전진 기지를 두고 있는 베트남, 일본 등에서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모델이다.
앞서 타 금융회사도 2014년 중국 시장을 개척하면서 김수현이 중화권에서 높은 인지도를 가졌다는 점을 고려해 모델로 낙점한 바 있다. 2020년 김수현을 재발탁할 때도 신남방 정책에 최적화된 배우라는 평가를 내렸다. 경쟁사 모델 이력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글로벌 비즈니스에 힘을 쏟고 있는 신한금융에게 매력적인 선택지였다.
금융권 브랜드 전략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신한금융은 그룹 대표 모델을 쓰지 않는 전략을 오랜 기간 이어 온 만큼 배우 김수현을 발탁하는 과정에 많은 고민이 있었을 것"이라며 "지주가 구심점이 되는 자산관리, 글로벌 비즈니스 차원에서 브랜드 강화가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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