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대로 가는 한화, '공개매수' 선택한 이유는 과거엔 석달동안 장내매수…공개매수 성공시 지분율 과반
조은아 기자공개 2024-07-08 16:25:22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5일 14시4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에너지가 ㈜한화의 주식 공개매수에 나선다. 한화는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는 아니지만 주요 계열사 지분을 다수 보유해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그간 한화에너지가 한화 지분을 사들일 것이란 관측이 꾸준히 제기됐는데 한화에너지의 선택은 공개매수였다. 단번에 지분율을 원하는 만큼 높일 수 있는 데다 주주가치 제고 효과 역시 거둘 수 있다.5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한화에너지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한화 보통주 600만주(지분율 8% 상당)를 기존 주주들로부터 공개매수하기로 결정했다. 투입되는 비용은 1800억원이다. 계획대로 이뤄지면 한화에너지의 한화 지분율은 9.7%에서 17.7%로 크게 높아진다.
김승연 회장과 세 아들 등 특수관계인의 한화 지분율도 기존 43.56%에서 51.56%로 높아진다. 과반을 넘어 한층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나머지 주요 주주로는 국민연금공단(7.40%), 고려아연(7.25%) 등이 있는데 격차가 크다.
한화에너지는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50%,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과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이 각각 2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2021년 한화에너지가 모회사 에이치솔루션을 이른바 '역합병'하면서 지금의 지분율이 만들어졌다. 원래는 삼형제가 에이치솔루션 지분을 나눠 보유했고 에이치솔루션이 한화에너지 지분 100%를 들고 있는 구조였다. 김동관 부회장은 당시 개별기준 자산규모 6600억원인 에이치솔루션의 최대주주에서 단번에 자산규모 5조원이 넘는 한화에너지의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때부터 한화에너지가 한화 지분을 직접 사들이거나 두 회사가 합병할 수 있다는 관측이 꾸준히 나왔다. 다만 합병의 경우 상장사와 비상장사의 합병이라는 점에서 소모적 논쟁이 벌어질 수 있어 가능성이 그리 높진 않았다. 승계 과정에서 불필요한 잡음을 내 김 부회장 체제에 부담을 안기지는 않을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한화에너지는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 배당도 하지 않으면서 현금을 쌓아뒀다. 김 부회장 등 삼형제가 한화에너지로부터 배당을 받아 한화 지분을 직접 살 수도 있다는 점에서 '무배당' 기조를 세웠을 때부터 삼형제가 아닌 한화에너지가 한화 지분을 사들이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사실 공개매수는 승계 측면에서 볼 때 그리 유리하진 않다. 장내매수보다 더 큰 비용이 들고 한화 주가 역시 오를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실제 한화에너지는 2021년에도 한화 지분을 확보한 적이 있는데 당시엔 장내매수를 통해서였다. 8월부터 10월까지 수십 차례에 걸쳐 지분을 사들이면서 5%대였던 지분율을 9%대까지 높였다.
공개매수 가격은 최근 1개월 평균 대비 12.9%, 전일 종가 대비 7.7% 높은 3만원으로 결정됐다. 장내매수보다 많은 비용이 들지만 성공시 목표했던 만큼 지분율을 높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장내매수의 경우 행정적으로도 많이 불편하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며 "무엇보다 목표 숫자를 채우기도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한화 주가는 이날 오후 4~5% 상승하는 등 강세를 보이고 있다. 보통 공개매수 소식이 전해지면 공개매수 가격과 비슷한 수준까지 주가가 오른다. 유통주식수 역시 줄어 추가 상승 가능성도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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