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행, 사모펀드 판매 재시도 불발…시장선 회의론 흥국운용 아리랑본드 펀딩 결과 50억 밑돌아
이돈섭 기자공개 2024-08-01 10:07:16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9일 15시4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농협은행이 2022년 10월 감독당국 불완전 판매 이슈 이후 2년여 만에 처음으로 사모펀드를 론칭했지만 투자자 모집 부진으로 상품 출시가 무산되고 말았다. 농협은행의 사모펀드 펀딩 행보를 눈여겨 보던 자산운용업계는 아쉽다는 반응이다. 시장에서는 농협은행 채널을 통한 사모펀드 출시는 당분간 어려울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2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최근 흥국자산운용의 '흥국스마트 일반사모증권투자신탁 n-1호'의 론칭을 취소했다. 해당 상품은 농협은행이 최근 2년만에 처음 판매를 시도한 사모펀드로 펀드 가입자 수가 당초 기대치를 밑돌아 설정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이 펀드의 최종 펀딩 금액인 50억원대를 넘기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비교적 활발하게 사모펀드를 시장에 공급하고 있는 신한은행과 국민은행, 하나은행 등과 달리 농협은행의 경우 2022년 이후 현재까지 사모펀드 공급을 사실상 중단했다. 회사 내부적으로는 간헐적으로 일부 사모펀드 론칭을 검토하기도 했지만, 실제 상품을 시장에 출시하고 펀딩을 추진한 적은 없었다는 게 금융업권 관계자들 설명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5월 말 기준 농협은행 사모펀드 판매잔고는 2021억원으로 5개 시중은행 중 규모가 가장 작다. 2016년 말 2조원대로 올라선 농협은행 사모펀드 판매잔고는 2020년 2300억원으로 급감, 2022년 10월 이탈리아헬스케어 펀드 불완전 판매 이슈로 감독당국 제재를 받으면서 사모펀드 비즈니스에 제동이 걸렸다.
이번 사모펀드를 출시하기 직전까지 농협은행 내부에서도 다양한 논의들이 오간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일부 임원이 끝까지 사모펀드 판매 비즈니스 재개에 대해 회의적 의견을 내비치기도 했다"면서도 "일단 부담없는 상품으로 물꼬를 트는 게 중요하다고 봤는데 결과가 아쉽다"고 말했다.
시장 일각에선 농협은행이 이번 사모펀드 판매를 계기로 상품 검토 빈도 수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제기되기도 했지만, 짧지 않은 판매 중단 기간동안 채널 파워가 약화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판매 동향을 지켜보고 문을 두드리려던 곳들이 적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은행이 이번에 펀딩을 추진한 흥국운용의 '흥국스마트 일반사모 n-1호'는 일본 노무라증권이 국내법인인 노무라금융투자를 통해 발행한 10년 만기 아리랑본드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이었다. 연 기대 수익률은 5% 수준. 올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투자 매력도가 작지 않았다는 게 운용업계 관계자들 설명이다.
흥국운용은 이번 농협은행을 통한 판매가 불발되면서 연말 퇴직연금 시장에 이 상품을 공급해 보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연말 시장에서 해당 펀드 경쟁력이 어느 정도 통용될 수 있을지는 두고볼 일이다. 흥국운용 관계자는 "야심차게 준비했는데 아쉬운 일"이라면서도 "연말 시장에서 상품 경쟁력이 얼마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오랜 기간 채권형 펀드와 단기금융 상품 운용에 주력해온 흥국운용은 지난해 롱숏전략을 구사하는 주식형 펀드 '흥국다이나믹 Hedge 일반사모투자신탁'을 출시하는 등 사모펀드 라인업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다만 해당 펀드의 지난해 5월 이후 현재까지 누적 수익률은 마이너스 11%으로 유사 전략 구사 펀드와 비교해 저조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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