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 Blue]에스비비테크, 로봇 5대 부품 '감속기' 수혜 '언제쯤'5년 연속 적자에 발목, 수요대비 캐파확대 '연 20만대 생산목표'
이우찬 기자공개 2024-08-06 08:55:29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1일 13:2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코스닥 상장기업 에스비비테크에 위기의 그림자가 드리웠는데요. 시가총액 1000억원이 붕괴될 위험에 처했습니다. 상장 후 주가 하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에스비비테크의 지난달 31일 종가는 1만6730원이었습니다. 전 거래일보다 0.48% 소폭 상승했습니다. 다만 최근 2개월간 주가는 25% 하락했고 3개월로 넓히면 40% 빠졌습니다. 단기 흐름이 좋지는 않습니다.
1년 전인 지난해 7월31일 주가는 종가 기준 4만300원이었습니다. 52주 최고가는 6만8200원, 최저가는 1만6300원이었습니다. 1년 동안 개인과 외국인은 매도 물량을 쏟아냈습니다. 개인이 4만3000주를 순매도했고 외국인은 4만5000주를 순매도했습니다. 기관은 11만주를 순매수했습니다.
지속된 주가 우하향으로 몸집은 크게 줄었습니다. 지난 31일 시총은 1033억을 기록했는데요. 1000억원을 가까스로 지켰네요. 1년 전 시총은 2500억원이었습니다. 지난해 3월 23일 종가 기준 시총은 5390억원이었습니다. 최고 몸값과 비교하면 4000억원 이상 시총이 증발했습니다.
◇Industry & Event
에스비비테크는 2000년 11월 설립된 볼·베어링 제조기업인데요. 2022년 10월 코스닥에 상장했습니다. 국내서 처음 세라믹 볼 베어링과 로봇용 감속기를 국산화한 기업입니다. 감속기 주요 고객사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HD현대로보틱스 등이 있습니다. 베어링은 반도체·LCD 장비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로봇 관련주로 분류되는 에스비비테크의 지난해 3월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주가는 최고 9만5000원을 찍었는데요. 상장 공모가(1만2400원) 대비 7배 이상이었죠. 코스닥 상장 후 5개월 만에 주가가 폭등했는데요. 당시 로봇 관련주가 주목받으면서 로봇 감속기를 제조하는 에스비비테크 주가도 치솟았습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1월 레인보우로보틱스에 지분 투자를 하면서 대기업의 로봇산업 관심이 뜨거웠던 국면이었습니다. 로봇으로 엮인 기업 주가도 크게 상승했죠. 에스비비테크는 현대차 지분 투자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다만 당시 허정환 현대차 부사장은 에스비비테크 지분 투자는 검토된 적 없다고 부인했죠.
실제 에스비비테크는 로봇산업 성장에 크게 기대를 걸며 준비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감속기 캐파는 연 5만개로 2022년보다 150% 증가했습니다. 산업용로봇, 협동로봇 시장이 커지면서 감속기 수요 증가를 기대하고 있는 거죠. 시장조사기관 마켓츠앤마켓츠에 따르면 산업용로봇은 2028년까지 연평균 13.8% 성장하고 협동로봇은 34.3% 커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에스비비테크는 감속기 캐파 확대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해 5월 3회차 전환사채를 발행해 300억원을 조달했습니다. 연 5만대의 감속기 캐파를 2025년까지 20만~25만대로 늘린다는 목표를 실행하기 위해서죠. 신공장 확보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에도 당장 부진한 실적은 아쉬운 대목입니다. 매출은 수년째 50억~70억원에 머물러 있는데요. 외형은 2022년에 75억원이었고 지난해 51억원입니다. 영업손실의 경우 2019년부터 5년 연속 이어졌습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1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억원 줄었죠. 영업손실은 17억원으로 적자가 지속됐습니다.
◇Market View
가장 최근 리포트는 지난 6월24일 미래에셋증권에서 나왔습니다. 로봇산업 성장과 부품 국산화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감속기는 서보모터, 그리퍼, 센서, 제어기와 함께 로봇의 5대 핵심 부품 중 하나입니다. 감속기는 로봇 제조원가의 3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부품이죠.
정동호 연구원은 "정부는 올해 1월 4차 지능형로봇 기본계획(2024~2028)을 통해 2030년까지 5대 핵심부품 기술자립화율을 80%로 높이는 목표를 발표했다"며 "삼성, 현대, LG 등 대형 그룹사들도 로봇사업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국내 로봇시장 규모가 커짐과 동시에 부품 국산화 수혜로 로봇 부품업체의 동반성장을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2월 나온 리포트 제목이 눈에 띄네요. 상상인증권은 '아픔을 딛고 성장할 2024년'이라고 했는데요. 지속되고 있는 영업손실과 매출 정체에 대한 표현과 같습니다. 이소중 연구원은 실적 부진에 관해 "매출 60% 비중을 차지하는 베어링 전방산업인 반도체 감산, 감속기 R&D 비용 증가가 있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연구원도 정부의 로봇산업 확장 정책 수혜주로 에스비비테크를 꼽았는데요. 그는 "정부의 로봇 핵심 부품 국산화 의지가 확인된 만큼 로봇용 정밀 감속기를 생산 중인 회사에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된다"고 전망했습니다.
이 연구원은 "국내 협동로봇 업체 샘플 테스트와 중화권 진출을 위한 대만 로봇업체와의 샘플 테스트 종료가 연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내년부터 본격적인 감속기 매출액 증가가 이뤄지고 내년 1분기 영업이익 흑자전환을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Keyman & Comments
전문경영인인 류재완 대표는 에스비비테크의 키맨 중 한 명입니다. 1965년생으로 서울대 석사 출신으로 기계설계학을 전공했습니다. 2018년 에스비비테크의 최대주주가 지금의 케이피에프로 바뀌면서 전문경영인으로 영입된 인물입니다.
류 대표는 대우중공업에서 10년간 감속기 개발에 매진한 연구자 출신 기업가인데요. 2018년 에스비비테크 CEO를 맡기 전에는 이노스웰에서 특수환경용 로봇, 원자력발전소 정비용 로봇 개발한 이력이 있습니다. 2022년 코스닥 상장 이후에도 CEO로 일하고 있습니다.
사내이사로 있는 송수민 사장은 오너 경영인으로 회사를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습니다. 송현그룹의 송현홀딩스가 케이피에프를 소유하고 있고 케이피에프가 에스비비테크를 지배하는 구조인데요. 송무현 송현그룹 회장의 장녀가 송 사장입니다. 송 사장은 지난해 3월 정기주주총회를 거쳐 사내이사에 선임됐습니다.
1979년생의 송 사장은 고려대 경영대학원, 이화여대 컴퓨터공학 박사 출신입니다. 케이피에프에서 재무관리실장을 지냈습니다. 계열사인 TMC와 송현홀딩스에서 경영총괄을 겸직하고 있습니다. 송 회장이 1948년생 고령인 가운데 차근차근 가업 승계를 위한 경영 수업을 받는 것으로 보입니다.
더벨은 에스비비테크 주요 경영진의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지난달 29일부터 3일 연속 통화를 시도했는데요. 전사 여름휴가 기간으로 회사와 닿지 못했습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삼성전자, 반성문 쓴 DS부문장…침묵한 이재용
- [Company Watch]오픈엣지테크놀로지, 차량용 반도체 포트폴리오 확대
- 롯데쇼핑, '가이던스' 낮춰 중장기 목표치 달성 총력
- DB하이텍, 8인치 SiC 반도체 파일럿 라인 가동
- 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 "싱가포르 iHQ 설립 후 IPO 목표"
- 비용 통제 나선 KT, 첫번째 조정 대상 또 '네트워크'
- KT 신설법인, 희망퇴직과 공격채용으로 '엇갈린 운명'
- 브이티코스메틱, 'K뷰티나우'서 슬로우에이징 소개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3만원 밑도는 영풍정밀 주가, 청약 물량 영향 받나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가격 올리고 매수 물량 늘린 고려아연, 상장폐지 가능성 간과했나
이우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i-point]미래산업, 7회차 전환사채 소각
- [i-point]FSN계열 부스터즈, 최대 월 매출 경신
- [i-point]하이퍼코퍼레이션, '비마약성 진통제' 10여곳 기술이전 협의
- [i-point]바이브컴퍼니, 창업주 김경서 의장 신임 대표 선임
- [i-point]한컴아카데미, 우즈베키스탄 41개교 '한국어 교실 개강'
- [i-point]FSN, 100% 생성형 AI 제작 '대다모 영상 론칭'
- [i-point]비브스튜디오스, 항공기 훈련 소프트웨어·플랫폼 R&D 진행
- [i-point]시노펙스, 대한신장학회 20회 부울경 혈액투석 심포지엄 참가
- [i-point]'미국 진출' 제이엘케이, 20% 무상증자 추진
- [Red & Blue]'중동 전쟁 반사이익' 중앙에너비스, 유가급등 '수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