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익산공장 증설...신약개발엔 '속도조절' 없다 1000억 규모, 2025년 말 준공 예정…CAPEX 축소 속 '먹거리' 투자 확대
정명섭 기자공개 2024-08-16 07:25:40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3일 14시1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화학이 주력 사업인 석유화학부문의 업황 둔화와 전기차 시장 침체로 투자 속도 조절에 나선 가운데 생명과학 부문의 설비 투자는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충북 오송 의약품 공장 증설에 이어 올 상반기에는 전북 익산 의약품 공장의 증설을 시작했다.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올 상반기 중 전북 익산 국가산업단지 내에 있는 의약품·합성신약 공장의 증설을 시작했다. 투자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와 지자체는 1000억원 이상이 투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목표 준공 시기는 2025년 말이다.
이는 LG화학이 지난해 마무리한 충북 오송공장 임상용 의약품 공장 증설 건보다 투자 규모가 크다. 당시 LG화학은 630억원을 들여 임상용 의약품 설비를 추가로 구축했다. 바이오의약품과 합성의약품을 모두 생산하는 공장이다.
현재 LG화학은 익산 산단에 배터리 양극재와 전구체, 기능성 플라스틱(EP, ABS 제품 등), 의약품·합성신약 설비를 각각 두고 있다. 모두 1990년대 초에 지어진 설비다.

익산 의약품·합성신약 공장은 LG생명과학 소유였으나 2017년에 LG생명과학이 LG화학에 합병되면서 LG화학 자산으로 편입됐다. 공장 규모는 약 2만4200평으로 현재 330여명이 근무 중이다.
익산 공장은 의약품과 합성신약 외에 동물의약품 등을 생산하는 공장이다. 제미글로 원료와 히알루론산(필러) 등이 생산된다. 제미글로는 LG화학이 자체 개발한 당뇨 신약이다. 지난해 당뇨병 치료제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 LG화학 생명과학본부의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통풍 신약 티굴릭소스타트의 임상약도 이곳에서 생산하고 있다. 티굴릭소스타트의 경우 현재 국내외에서 임상 3상 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상용화 목표 시점은 2028년이다.
익산 공장 증설은 LG화학이 임상용 의약품 생산을 내재화해 신약 개발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려는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주요 신약으로는 티굴릭소스타트 외에 LG화학이 작년에 인수 완료한 미국 아베오의 두경부암 신약물질 파이클라투주맙이 있다. 파이클라투주맙은 지난 1월 임상 3상이 시작됐다. 출시 시기는 2028년이다.
LG화학이 올해 자본적지출(CAPEX) 계획을 하향 조정한 점을 고려하면 이번 증설 건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LG화학은 올 2분기 실적발표 자리에서 2024년 CAPEX 가이던스를 기존 4조원에서 3조원대 초중반 수준으로 낮췄다.
이에 따라 2026년 양극재 생산능력 목표치는 28만톤에서 20만톤으로 하향됐다. 국내와 모로코 양극재 설비 신증설 투자 계획을 조정한 결과다. 국내 생산능력 목표치는 연산 20만톤에서 13만톤으로 낮췄고 모로코 양극재 설비 신설 시기 또한 2026년 이후로 연기됐다.
일본 도레이와 2028년까지 1조원을 투자해 연 8억㎡ 규모의 분리막 설비를 증설하려는 계획도 무기한 연기됐다. 도레이 측의 투자 원점 재검토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LG화학의 바이오 부문의 연구개발(R&D) 투자는 매년 확대되고 있다. 생명과학 부문 R&D 비용은 2021년 2000억원, 2022년 2760억원, 2023년에는 3750억원을 기록했다. LG화학이 올해 상반기까지 지출한 전체 R&D 비용은 5540억원인데 이 중 40%인 2240억원을 생명과학 부문에 투입했다. 단일 사업부문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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