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VX, 매각설 속 사업 축소…노림수는 2분기도 매출 감소·적자 지속…몸값 낮추기 위한 의도 해석도
이지혜 기자공개 2024-08-22 08:19:12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0일 13시5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그룹의 스크린골프 기업 카카오VX가 몸집을 줄이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해부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한 데 이어 올해는 골프용품사업마저 접기로 했다. 골프용품사업은 카카오VX가 카카오와 손잡고 MZ골퍼를 사로잡겠노라며 야심차게 진행했던 사업인데 실익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카카오VX의 사업 축소를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매각을 앞둔 만큼 몸값을 조절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시각이 나오는 한편 생존을 위한 경영 효율화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카카오VX는 지난해 이어 올 상반기도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흑자를 낙관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수요 부진에 매출 감소 ‘계속’, 내부 전망도 회의적
20일 카카오게임즈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골프부문에서 올 상반기에 연결 매출 611억원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5% 줄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상반기에도 2022년 같은 기간 대비 골프부문 매출이 줄었는데 이런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2분기만 떼어놓고 보면 골프부문 매출은 359억원인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10.1% 줄었다. 1분기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 감소폭이 다소 완화했다. 그러나 매출 감소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선방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카오게임즈의 골프부문 매출 감소는 카카오VX의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해석된다. 카카오VX는 비상장사라서 반기보고서 등 정기보고서를 발간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상장사인 카카오게임즈가 카카오VX 지분을 65.19% 보유, 자회사로 두고 있어 카카오VX의 실적이 카카오게임즈의 연결기준 실적에 반영된다. 카카오게임즈는 카카오VX의 매출 등을 골프부문으로 분류해 정기보고서에 공시해왔다.
골프부문 매출을 구체적으로 보면 국내사업 매출이 특히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매출이 지난해 상반기 785억원에서 올 상반기 601억원으로 23.4% 감소했다. 해외사업 매출은 같은 기간 3억원에서 10억원으로 늘어났지만 비중이 크지 않아 전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작았다.
수요 부진이 이어진 탓으로 분석된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카카오VX는 스크린 골프장 운영, 골프용품 판매, 골프장 예약 서비스 등 사업을 영위하는데 최근 수요 둔화로 실적이 악화했다”고 분석했다. 올 2분기에도 카카오VX는 적자를 낸 것으로 파악된다.
카카오VX의 실적이 뒷걸음질한 건 지난해부터다. 코로나19 팬데믹 특수를 타고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실적이 급증했지만 이는 일시적이었다. 2023년 매출 감소와 함께 적자로 돌아선 데 이어 올해도 실적 부진이 지속됐다.

문제는 내부에서도 카카오VX를 회의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다. 조혁민 카카오게임즈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최근 열린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카카오VX의 매출이 전분기보다 늘어나고 있으며 3분기에도 이런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도 “리바운드 되는 상황은 아니기에 핵심사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 축소, 매각 포석인가 생존 위한 선택인가
실적 부진은 카카오VX가 골프용품사업 철수를 결정한 배경이다. 카카오VX는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바탕으로 2019년 골프용품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쳤지만 올해 안에 해당 사업을 완전히 철수하기로 했다. 골프용품 사업 덕에 대중에게 인지도를 높이는 데 성공했지만 수익성은 떨어진다고 판단한 것으로 파악된다.
카카오VX 관계자는 “골프용품사업이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카카오VX는 △스크린골프 시뮬레이터 개발과 공급 △스크린골프 가맹 △골프 예약 플랫폼사업을 중점적으로 영위하게 된다. 오프라인 골프장도 위탁운영하고 있지만 규모가 크지는 않다. 핵심사업에만 집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VX가 사업구조 효율화를 진행한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카카오VX는 2022년 사상 최대 실적을 냈는데도 지난해 업황이 꺾이자 곧바로 인력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그 결과 2023년 5월 589명에 이르렀던 종업원 수가 올 5월 499명으로 줄었다. 사업 포트폴리오와 규모를 줄여서 인력 축소 등 경영 효율성을 높이려는 의도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카카오VX가 매각을 위한 포석을 놓고 있다는 관측도 내놓는다. 골프용품사업을 정리, 몸값을 낮춰 매각 성사율을 높이려는 의도일 수 있다는 말이다. 조 CFO는 해당 컨퍼런스콜에서 “카카오VX 매각은 검토안 중 하나일 뿐으로 (사업) 축소가능성도 있다”며 “꼭 매각으로만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하며 매각 가능성을 시사했다.
실제로 카카오VX는 최근 매각 협상 테이블까지 올랐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몸값을 놓고 투자자와 눈높이가 맞지 않아 좀처럼 의견이 좁혀지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에서는 카카오VX를 매각하면 모회사인 카카오게임즈가 한숨 돌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게임즈가 카카오VX 등 적자 자회사를 정리해서 수익성을 개선하고 PC와 콘솔게임 신작을 흥행시켜 플랫폼 다변화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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