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이광후 모니터랩 대표 "한국 보안 기업 성공, 해외 사업 성과에 달렸다"웹 방화벽 핵심 솔루션, 국내 시장점유율 1위
이종현 기자공개 2024-08-28 08:50:05
[편집자주]
디지털 전환(DX)이라는 뉴 패러다임은 국내 소프트웨어(SW) 생태계 주목도를 높이고 있다. 자동차, 반도체, 항공우주, 유통, 금융, 의료 등 산업 전반이 소프트웨어 중심(Software Defined)으로 빠르게 재정의되고 있다. 글로벌 기업이 독식한 시장에서 국내 알짜 SW 기업도 저마다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더벨이 변혁기에 들어선 SW 생태계의 '키맨'을 찾아 국내 산업 현주소와 미래를 그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6일 15시0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 보안 기업이 제대로 성공하려면 반드시 해외에서 성과를 보여야 한다. 전 세계에서 1.5% 남짓하는 한국 시장에서 사업을 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클라우드가 확산되면서 진입장벽이 낮아진 지금이 기회다."이광후 모니터랩 대표(사진)는 더벨과 만난 자리에서 해외 비즈니스에 대한 의지를 다시금 피력했다. 부족한 국내 시장에서의 파이 나눠 먹기에 몰두하지 않고, 해외 시장에 진출해 성과를 내겠다는 목표다.

모니터랩은 네트워크 보안 제품을 개발·판매하는 기업이다. 2005년 설립해 네트워크 보안 외길을 걸어왔다. 구체적으로 웹서비스·서버에 대한 보안을 제공하는 웹방화벽(WAF)이 핵심 솔루션이다. 이 분야 국내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으로, 2023년 코스닥 상장을 이후 클라우드 기반의 구독형 보안 사업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상장 이후 실적은 다소 아쉽다. 연결 기준 모니터랩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반기 대비 2.3% 하락한 65억원을 기록했다. 23억원의 당기순손실에서 7억원의 순이익으로 전환한 것은 긍정적이나 상장 당시 제시했던 실적에는 못 미쳤다.
어플라이언스의 판매 부진이 외형을 축소시켰다. 모니터랩의 핵심 수익원은 자사 웹방화벽 소프트웨어(SW)를 서버에 탑재해 판매하는 어플라이언스 사업이다. 하지만 모니터랩의 어플라이언스 매출은 2022년 89억원에서 지난해 75억원으로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3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전년 반기 36억원 대비 줄어든 수치다.
이 대표는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계획돼 있던 큰 규모의 사업들이 지연되면서 어플라이언스 사업이 영향을 받았다"면서 "다만 클라우드 매출은 꾸준히 늘고 있어 나쁜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클라우드 제품 매출은 2021년 13억원에서 2022년 22억원, 2023년 36억원으로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올해 상반기에도 매출액 19억원으로 전년 반기 15억원 대비 성장을 이어갔다. 어플라이언스 매출 감소를 클라우드 매출 증가가 상쇄하고 있다.
회계상 같은 매출로 분류되지만 클라우드 매출의 경우 어플라이언스 매출에 비해 유리한 점이 많다. 어플라이언스의 경우 제품 납품을 위한 서버를 매입해야 해 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클라우드의 경우도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CSP)에게 이용료를 지불해야 한다는 점은 같으나 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한참 적다. 수익성이 더 높다는 의미다. 프라이빗 클라우드에 제품을 설치해 주는 버추얼 어플라이언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모니터랩은 어플라이언스 사업을 캐시카우로 삼고 클라우드 매출 확대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초만 하더라도 OTT 사업자 등 일부 업종에서만 클라우드 제품을 찾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제조 등 전통 산업군의 기업들도 웹사이트를 클라우드로 전환하면서 클라우드 웹방화벽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상장 과정에서부터 계속해서 해외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클라우드 시대가 도래하면서 해외로 진출하기에 유리한 여건이 마련된 만큼 좁은 한국 시장에 의존하지 말고 해외로 진출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당장의 목표는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에서 최고 기업이 되고자 한다"면서 "궁극적인 목표는 유럽과 북미 시장이다. 다만 현 단계에서 자원을 분산하는 것은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우선 아시아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단계적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해외 비즈니스 강화를 위해 모니터랩은 가트너와 같은 정보기술(IT) 시장조사기관 평가에서 모니터랩의 제품이 높이 평가될 수 있도록 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가트너 등이 IT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만큼, 가트너 벤더 평가에서 모니터랩이 인정받는다면 해외 사업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도 지속하고 있다. 모니터랩은 매출액 대비 20% 이상을 R&D에 투자하는 중이다. 최근에는 클라우드 보안 플랫폼 '아이온클라우드'에 클라우드 액세스 보안 브로커(CASB), 웹 브라우저 격리(RBI) 등 솔루션도 탑재했다. 자체 사이버위협 인텔리전스(CTI)도 운영 중이다.
이 대표는 "기술 관점에서 장기적인 플랜은 시큐리티 서비스 에지(SSE)에 필요한 기술 전반을 아이온클라우드에서 제공하는 것이다. 네트워크 보안의 스택은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이후 필요한 영역에 대해서는 파트너십을 통해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등으로 기능을 확보하고자 한다"고 피력했다.
이어서 "최근에는 한국 기업의 제품들도 글로벌 기업 제품과 견줄 수준이 됐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기업이 한국 시장만 겨냥해 사업을 한다"며 "클라우드는 기회이자 위기다. 한국 기업이 해외로 진출하기 쉬워졌지만 동시에 해외 기업도 한국에 진출하기 쉬워졌다. 한국 시장만 고집해서는 안 된다.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제품을 기획하고 해외에 도전해야만 성장할 수 있다. 모니터랩이 성공 사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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