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농심기획 법인 청산 절차 '마침표' 1월 해산 사유 발생 후 해외 법인도 정리, 글로벌·디지털 역량 보유 업체 협력 기조
정유현 기자공개 2024-08-30 07:54:19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8일 15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초 해산 사유가 발생했던 농심기획의 청산 절차가 약 6개월 만에 마무리됐다. 농심기획의 해외 종속 법인까지 정리되면서 청산 작업이 마침표를 찍은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시장에서 글로벌과 디지털 역량을 보유한 외부 업체와의 협력하는 방식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공을 들일 계획이다.
통상 국내 법인 해산과 청산은 3개월 정도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농심기획은 해산 후 청산까지 약 6개월 정도의 시간이 소요됐다. 작년 10월 미국 광고 법인 정리 후 중국 광고 법인을 청산하는 과정 때문에 수개월이 더 걸린 것으로 보인다.
중국 법인 현지 마케팅 지원을 위해 2014년 법인으로 설립된 상하이 농심 커뮤니케이션은 5월 31일 청산이 완료됐다. 영업일 기준 약 열흘 후에 농심기획 한국 법인도 정리가 된 것이다.
1996년 설립된 농심기획은 고 신춘호 회장의 지시로 독립 법인으로 출범했다. 그룹 계열사들의 광고를 맡아온 곳이다. TV·신문 등 전통적 광고에 강점을 가진 곳으로 농심의 핵심 제품인 새우깡·신라면·너구리 등의 친숙한 방송 광고를 제작했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진출 국가에 종속 회사를 설립해 현지 맞춤형 마케팅을 지원했다.
농심기획이 브랜드 가치 향상에 기여했지만 해외 비중 확대와 소비자층 다양화 등 사업 방향이 바뀌면서 매각을 추진할 수밖에 없었다. 매각의 결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디지털 마케팅 역량 강화를 위한 유동성 확보뿐 아니라 대기업집단 지정 후 고민이 컸던 내부 거래 이슈도 해소가 되는 구조였다.
매체의 변화로 경쟁력이 악화됨에 따라 농심기획의 외부 거래가 줄어들면서 내부 비중이 확대되는 추세였다. 2022년 말 매출 207억원 중 내부거래는 130억원 규모였다. 내부 거래 비중이 62.8%를 차지했다. 대기업집단 지정 후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등에 대한 감시가 강화되자 농심기획의 높은 내부 비중은 매각을 고려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8월 현대자동차그룹 광고 계열사인 이노션을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뒤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딜을 추진했다. 농심기획은 글로벌 온라인 홍보에 대한 역량을 보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거래가 깨졌다. 최종적으로 매각이 불발이 되면서 농심은 농심기획 청산 절차를 밟게된 것이다.
농심이 광고 사업을 정리했지만 주요 제품에 대한 광고는 계속 진행되고 있다. 국내외에서 역량있는 업체들과 협력을 통해 '젊은 농심' 이미지를 안착시키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 초 신라면의 카피를 '사나이 울리는 신라면'에서 '인생을 울리는 신라면'으로 변경했다. 주요 광고 등은 외부 업체 비딩(bidding)을 통해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해외 마케팅도 외부와의 거래 방식으로 변경했다. K푸드 열풍이 불고 있는 미국은 현지 광고대행사를 통해 마케팅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중국은 경기 침체로 프로모션 및 광고 비용을 축소하면서 이익 중심 경영을 하고 있다. 총판 계약을 맺은 중국 유통업체 ‘닝씽 유베이 국제무역 유한공사’의 협력을 통해 현지 마케팅을 전개하며 온·오프라인 매출 확대에 힘쓰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농심은 해외사업 확장에 따라 글로벌과 디지털 역량을 갖춘 외부 광고 대행사와의 협력이 필요해진 상황이었다"며 "한국 농심기획이 청산 절차를 밟기 시작하면서 해외에 있던 농심기획도 자연스럽게 정리 절차를 밟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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