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로 보는 사외이사]이사회 장악한 서울대 교수…경영학 박사 학위는 '필수'②고려·연세·카이스트·한양대 교수 비중 상당, 법학·경제학 전공자도 유리
이돈섭 기자공개 2024-10-08 08:13:14
[편집자주]
기업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는 이사회다. 이사회를 누가 어떻게 구성하고 있느냐에 따라 사업의 향방이 바뀔 수 있다. 더벨은 국내 주요 기업들의 이사회 면면을 들여다보고 그 함의를 도출하기 위해 시총 상위 100개 기업 781명 등기이사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령대는 어떤 분포를 그리고 있는지 각 이사들의 커리어는 어떤 행보를 기록했는지 들여다봤다. 한발 더 나아가 주요 기업 이사회가 개선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생각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30일 07시02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 상반기 말 기준 코스피 상장사 시가총액 상위 100개 기업에 기용된 사외이사 중 절반은 대학교수다. 이해상충 문제에서 자유롭고 객관성을 대변하며 전문성도 가졌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라는 전문가 설명이다. 교수 중에서는 단연 서울대 소속 교수 비중이 상당했다. 고려대와 연세대, 카이스트, 한양대 소속의 전임교수 비중도 비교적 컸다.사외이사로 기용된 교수들은 대부분 경영학 박사 학위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들은 재무와 회계, 경영전략,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아 기업에 기용됐다. 법학 학위를 가진 검사·판사 출신 법조인의 경우 굳이 박사 학위를 보유하고 있지 않더라도 교수에 임용되곤 하는데, 이를 계기로 대형 상장사 이사회에 진입키도 했다.
◇ 사외이사 중 절반이 대학교수, 서울대 소속 교수 '최다'
지난 6월 말 코스피 상장사 시총 상위 100개 기업의 이사진을 분석한 결과, 등기이사 수는 총 781명이었다. 각 기업들이 이사회에 기용하고 있는 사외이사 수는 총 469명, 복수의 기업에 이름을 올린 인물을 고려할 경우 실제 등기이사는 741명이다. 이 가운데 사외이사는 448명이었다. 전체 이사의 60.4%가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는 셈이다.
기업들은 사외이사 기용 시 전문분야를 고려한다. 이번 자료 취합 과정에서 이사 전문분야를 △일반경영 △재무·회계 △세무 △법조 △금융 △특정기술 △공공정책 △기타 등 8개로 구분했다. 직업군은 사외이사직 이외 최근 직책을 살펴 △기업인 △교수 △관료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 △고문 △연구원 △기타 등 9개로 대별했다.
각 사외이사별 자료는 출생연도와 성별, 최종학교 및 학위, 전공분야, 현 보유주식, 현직 내용 등을 취합했다. 사외이사 면면의 데이터는 반기보고서와 기업지배구조보고서 등을 참고했다. 정보가 충분하지 않을 경우 취재를 통해 보완했다. 금양과 SK텔레콤 등 일부 사외이사 관련 정보를 제한하고 있는 기업은 자료에서 제외했다.
사외이사 면면을 살펴본 결과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대학교수 출신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 조사대상 기업의 448명 사외이사 중 교수로 재직하고 있거나 가장 최근 직책이 교수였던 인물은 209명이었다. 사외이사 2명 중 1명이 교수로 일한 셈이다. 교수직 사외이사 소속 대학을 살펴보면 서울대학교가 41명(19.6%)으로 가장 많았다.
고려대가 25명(12.0%)으로 서울대 뒤를 바짝 추격했고 연세대 교수가 16명(7.7%), 카이스트와 한양대 교수가 각각 13명(6.2%)을 기록했다. 성균관대가 11명(5.3%), 이화여대가 10명(4.8%)이었다. 서강대가 7명(3.3%)이었으며 국민대와 중앙대, 동국대, 서울시립대가 모두 각각 6명(2.9%)씩 차지했다. 경희대는 3명(2.2%)으로 비중이 작았다.

◇ 경영학 분야 교수 영입 1순위…법학·경제학도 인기
전·현직 교수 출신 사외이사 중에는 경영학 전공자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최종학력 전공분야는 재무학과 회계학, 마케팅, 조직이론 등 다양했지만 대부분 경영학 카테고리에 포함된다. 경영학 분야에서 학위를 마친 교수 출신 사외이사 수는 85명이었고 그 중 81명이 경영학 분야 박사학위를 보유하고 있으며 4명이 석사 학위를 갖고 있었다.
경영학 학위를 보유한 교수를 기용하는 것은 일종의 관례처럼 굳어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형 써치펌 임원은 "기업이 요구하는 전문성을 갖춘 인물이 별도의 시간을 내서 이사회 활동을 하긴 쉽지 않다"면서 "이해상충에서 자유롭고 객관성을 대변하며 전문성도 가졌다고 여겨지는 직군이 대학교수"라고 말했다.
경영학 학위를 보유한 사외이사의 실제 활약 분야는 다양했다. 각 기업 분기보고서와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상에서 재무·회계 분야 전문성을 인정받은 경영학 학위 사외이사 수는 총 50명이었다. 거버넌스와 경영전략 등 일반 경영분야 전문가가 23명이었다. 일부 사외이사들이 마케팅 등 특정 분야를 비롯해 금융, 세무 분야에서 활약했다.
법학 분야 학위를 보유한 교수 출신 사외이사는 32명이었다. 법학 분야 전공자 중에는 박사 학위 소유자가 20명으로 62.5%를 차지했고 석사 학위 보유자가 10명(31.3%)이었다. 눈에 띄는 점은 학사 학위만 보유한 교수 출신 사외이사가 2명이라는 점, 판·검사 등으로 근무한 경우 그간 경력만으로 로스쿨 교수로 임용되고 있는 영향이다.
경제학 학위를 보유하고 있는 사외이사는 30명으로 집계됐다. 경제학 학위를 가진 교수 출신 사외이사 중 박사학위 보유자는 29명이었다. 석사학위 보유자가 1명이었는데 과거 고위 관료로 일한 이력으로 대학 겸임교수로 일하고 있었다. 경제학 학위 보유자는 공공정책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하는 경우가 비교적 많다는 점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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