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MBK-영풍, '대항' 아닌 '연장' 택한 배경은최윤범 측보다 열흘 빠른 종료시점, 기관투자자 주요 판단 요소
임효정 기자공개 2024-10-10 08:07:45
이 기사는 2024년 10월 08일 09: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 공개매수 가격을 상향 조정하며 10일간 추가 연장을 선택한 데는 전략적인 시간 관리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당초 MBK연합은 지난 4일에 공개매수 청약을 마감하고 상황을 지켜본 후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대항 공개매수에 맞서 새로운 전략을 다시 세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공개매수 가격을 83만원으로 상향 조정하며 14일까지 기간을 연장하는 선택을 했다.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MBK연합은 전날부터 83만원으로 공개매수를 시작했다. 가격 조정으로 기한이 연장되면서 오는 14일까지 공개매수를 진행할 예정이다.
당초 MBK연합에는 또 다른 선택지가 있었다. 4일 청약 마감 상황을 지켜본 후 7일부터 최 회장 측에 대해 대항 공개매수로 대응하는 방안이었다. 공개매수 기간은 최소 20일이라는 점에서 대항 공개매수에 나설 경우 적어도 26일까지 청약을 받아야 했다.
MBK연합이 대항이 아닌 연장을 택한 데는 공개매수 종료 시점과 법적 절차를 고려한 계산이 포함됐다는 분석이다. 대항 공개매수에 나설 경우 20일간의 추가 공개매수 기간이 필요해 MBK 측이 오히려 최 회장 측보다 늦게 공개매수를 마감하는 불리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었다. 반면 가격 상향으로 공개매수 마감일을 10일만 연장하면 최 회장 측의 마감일인 23일보다 빠르게 공개매수를 종료할 수 있어 투자자들에게 더 신속한 현금화를 제공하는 전략을 세울 수 있게 된다.
시간적 우위는 공개매수에서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공개매수가 더 빨리 종료된다면 투자자들은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최소 물량 제한을 없애면서 참여률은 더 높아진 상황이다. 더 짧은 시간 안에 거래를 완료할 수 있도록 기간을 연장한 것이 더 유리한 전략적 선택이었던 셈이다.
이 때문에 최 회장 측이 공개매수 가격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같은 가격 조건이다보니 상대적으로 기관투자자의 호응을 이끌 수 있는 요인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최 회장 측의 가격 상향에도 MBK연합은 현재 전략을 유지할 가능성 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번 조정에서 가격 상향과 함께 발행주식총수의 약 7%였던 최소 매수 수량을 전격적으로 삭제하면서 기관투자자의 청약 기회를 한층 높였다. 이 때문에 기관투자자들은 지분 모두를 청약하지 않더라도 일부 엑시트를 통해 수익을 실현할 가능성이 커졌다.
최 회장 측은 늦어도 11일 가격 조정에 대해 최종 결정을 단행할 예정이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종료시점 10일 이내에 공개매수 정정 공시를 하면 10일 뒤로 기한이 연장된다. 이 때문에 기한이 연장되지 않으려면 오는 11일까지 조정 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루키 바이오텍 in market]알지노믹스, RNA 교정 국가전략기술로 '초격차상장' 겨냥
- [이사회 개편 프리뷰]'기업분할'로 엇갈린 SK디앤디와 NHN
- [분할 그 이후]코오롱모빌리티그룹, 수입차 소조직 구축 '분주'
- JW중외제약, 총괄사장 신설 '투톱 대표' 전환 가능성 시사
- [2024 이사회 평가]'우수한 경영성과' F&F홀딩스, 평가프로세스는 '아쉬움'
- [thebell interview]엑셀세라퓨틱스 "첨생법, CGT의 시간…배지 라인업 확충"
- [2024 이사회 평가]승계 마친 SGC에너지, 이사회 개선은 '진행 중'
- 박영민호 첫 KDDF 우수과제 발표, 대세는 '항체·ADC'
- [2024 이사회 평가]아세아, 독립성 개선 숙제...이사 평가 부재 아쉬워
- 아리바이오, 치매신약만 있다? '저주파 기기' 가능성 확인
임효정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M&A인사이트]빛난 PMI 전략, 김 산업의 경쟁력 재구성
- '프리드라이프 매각' VIG, 8년 만에 상조업 엑시트하나
- [M&A인사이트]'검은 반도체' 김 산업, M&A로 생태계 바꾸다
- [매니저 프로파일]'개척자에서 전략가로' 김태우 어펄마캐피탈 전무
- '롯데렌탈 유력 원매자' 어피너티, 2조대 실탄 남았다
- '2천만불 수출의 탑 수상' 엔코스, 무역의 날 시상식서 3관왕 쾌거
- 무궁화신탁 매각 본격화, 삼정KPMG 주관사 '낙점'
- '600억 펀딩' 퓨리오사AI, 글로벌 SI 참전 검토
- 홈플러스, '메가 푸드 마켓 라이브' 강서점 재탄생
- 혹한기 넘어선 도전, TKL이 증명한 가능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