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10월 10일 07시1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상인그룹 저축은행의 매각 시계가 더디게 흘러가고 있다. ㈜상상인은 무려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두 곳을 매각해야 한다. 여러 원매자가 태핑을 시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오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혀 진전은 없는 답답한 상황이다.이 매각 작업은 저축은행업계 내에서도 중요하다. 전체 매각 시장의 '바로미터'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애큐온, OSB, HB, 민국, 한화저축은행 등이 줄줄이 매각을 기다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매각 작업이 정체된 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로 인해 업황이 위축된 영향 때문만은 아니라고 본다.
여러 외부 요인에 의해 ㈜상상인 계열 저축은행의 매력도가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먼저 상상인저축은행은 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영업권을 두고 있다는 강점이 있다. 경기권 기반의 저축은행 15곳 가운데 세 번째로 자산 규모도 크다. 충청권에 기반을 둔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자산 규모로 우리금융저축은행 다음이다.
저축은행업은 전체 79개사로 한정된 라이선스 사업이다. 금융당국이 더는 신규 인가를 내주지 않아 새로운 사업자가 진입할 수 없다. 저축은행업을 영위하기 위해선 기존 저축은행을 인수해야 한다. 지방소멸 현상 속 인구가 많고 수도권 기반 저축은행을 인수하는 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무엇보다 상상인저축은행을 인수하면 지역 내 의무여신비율도 기존 50%에서 30%로 낮아져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다. 지난해 7월 금융당국은 대주주가 비수도권 저축은행을 네 개까지 소유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충청권에서 두 번째로 자산 규모가 큰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이 여기에 해당한다.
규제 완화 조치에도 저축은행 M&A는 단 한 건도 성사되지 못했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 트라우마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최근 2년 새 업황이 급속도로 악화되면서 인수 매력도보다 리스크 요인이 더 부각됐기 때문이다.
넘어야 할 산이 또 있다. ㈜상상인과 금융당국과의 관계다. 두 저축은행이 원매자를 선택한다고 해도 규제산업인만큼 매각 시에도 금융당국의 허가가 필요하다. ㈜상상인과 금융당국은 행정소송 중이고 우리금융그룹과의 인수 절차도 무산된 바 있다.
상상인그룹이 모토는 '상상으로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것이다. 한때 저축은행 영업을 통한 지역발전과 서민과의 상생을 상상했으나 이젠 작별을 고하고자 한다. 매각이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지만 매물 자체의 매력도가 희석돼선 안 된다. 두 저축은행의 매각이 성공해 정체된 M&A 시장에 활기가 돌고 구조조정을 통한 위기 극복을 이뤄내길 바라본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i-point]한국디지털인증협회, '2025 블록체인&AI 해커톤' 설명회 개최
- [i-point]크라우드웍스, 카이스트 'AI 기술설명회'서 최신 기술 동향 소개
- [i-point]아이티센글로벌, 1분기 매출 1조6366억 '어닝 서프라이즈'
- [네패스그룹은 지금] 아픈 손가락 FO-PLP 중단, 대여금 회수 '미지수'
- [이해진의 복귀, 네이버의 큰 그림] 하이퍼클로바X, 검색 넘어 전사적 AI 확장 본격화
- [강소 전선업체 리포트] 대원전선, 미래차 핵심 부품사 도약 '시동'
- 한화생명 "킥스비율 목표 170%, 준비금 제도개선 최우선"
- 고금리 벽 감내한 롯데카드, 외형확장 계속된다
- 롯데손보, 제도 급변에 보험영업익 적자
- SC제일은행, 순익 성장 뒤에 가려진 영업이익 부진
김서영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건설리포트]'흑자전환' 동부건설, 수익형 수주 전략 통했다
- [지배구조 분석]우미건설, 자회사 합병해 '선택과 집중'
- [건설리포트]'회생졸업 9년차' 동아건설산업, 3년 연속 외형 성장
- [Company Watch]금강공업, '100억대' 모듈러 생활관 수주 낭보
- [Company Watch]자이에스앤디, 시행사 '러브콜' 수주잔고 3조 육박
- [건설리포트]HL디앤아이한라, '역기저효과' 속 자체사업 성과 기대
- [CFO 워치]김정훈 한신공영 전무, 신용등급 전망 개선 '첫 성과'
- [thebell note]부영이 그리는 '실버빛' 미래는
- GS건설, 자회사 '리밸런싱' 어디까지 왔나
- [2025 건설부동산 포럼]"기업형 임대주택 사업 '선순환 모델' 구축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