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위기 돌파 전략]국제 사회가 던진 경고, 1위 철강사의 현주소①중국발 공급 과잉 2026년까지 지속 전망…포스코포럼, 위기 돌파 첫 논의
이호준 기자공개 2024-10-21 11:01:52
[편집자주]
포스코를 둘러싼 상황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먹구름이 지나가길 간절히 기다리는 형국'이라 할 수 있다. 철강을 사고자 하는 사람은 드문데 시장에 중국산 철강재가 넘쳐난다. 포스코가 처음 연간 순손실을 냈던 2010년대에 버금가는 위기가 올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이 먹구름은 언제 걷힐까. 일단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법이다. 포스코는 구조조정과 재정비에 나서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더벨은 포스코의 현황과 위기 극복 전략을 면밀히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6일 16시1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6년 위기 수준에 도달했다.'지난주 개최된 글로벌철강포럼(GFSEC) 장관급 회의에서는 2016년의 상황이 재소환됐다. 당시는 중국발 철강재 공급 과잉이 극에 달했던 해로, 국내 1위 철강사 포스코도 직전 해에 설립 이래 처음으로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이 상황이 재거론된 이유는 중국산 철강 공급 과잉과 판매가 하락이라는 그때의 흐름이 지금과 상당히 닮아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더 심하다는 전망도 있다. 포스코는 당시의 아픈 기억을 떠올리며 구조조정에 나선 상태다. 최근에는 그룹 전 임원이 참석한 포스코포럼에서 사상 처음으로 '위기 돌파'를 주제로 행사가 열렸다.
◇3분기 철강 제품 판매량 가이던스 하회 예상
지난주 GFSEC의 발표는 업계 전반에 퍼진 위기감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GFSEC에 따르면 2020~2024년 중국의 철강 수출량은 두 배 증가했다. 수요는 시원치 않은데 중국에서 소화되지 못한 물량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셈이다. GFSEC는 이 증가세가 계속돼 2026년엔 글로벌 철강 초과 생산량이 6억3000만톤(t)에 이를 것으로 봤다.
경쟁사들은 이미 위험 신호를 계속 보내고 있다. 일본제철은 지난달 자본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포스코홀딩스 주식 289만4712주를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제철은 2000년과 2006년 전략적 제휴의 일환으로 포스코와 상호 주식을 교환했다. 다만 이번과 비슷한 유동성 이슈로 지난 2016년에도 포스코 주식 75만주를 처분한 바 있다.
포스코는 2016년 높은 기술 경쟁력 덕에 영업손실은 피했으나 직전 해 사상 첫 당기순손실을 냈다. 올해도 비슷한 상황이 현실화된다면 직면한 위기는 업황을 넘어 그룹의 구조적 문제로 번질 수 있다. 철강업이 포스코홀딩스 연결 매출의 61%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근간이 흔들리면 그룹 수익성은 물론 미래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상황은 녹록지 않다. 포스코홀딩스는 2분기 기업설명회(IR)에서 3분기 철강 제품 판매량을 800만t 후반으로 봤으나 업계는 실제 수요를 고려하면 판매량이 800만t 초중반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적자가 심했던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포스코 등 해외 법인 실적은 개선이 기대되지만 회사 전체 이익에 기여하기에는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 실적이 바닥을 찍었다는 증권가의 전망은 작은 희망을 부풀린 것일 뿐”이라며 “판매 가격이 정상 궤도에 오르지 못한 상태”라고 했다.
◇"혁신하지 않으면 흔들릴 수 있다"
침체 국면에서 포스코가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철저한 대비뿐이다. 올해 3월 장인화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강조하며 비핵심 계열사 정리와 노후 설비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그로부터 네 달여 만인 7월, 포스코그룹은 '이차전지 소재 사업 밸류데이'를 열고 중장기 경영전략을 발표했다. 대대적인 구조조정으로 120개의 불용자산 등을 처분, 2026년까지 2조6000억원의 현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 돈은 성장을 위한 미래 사업 투자와 주주 환원에 사용될 예정이다.
이달 초 송도 포스코 글로벌R&D센터에서 열린 '2024 포스코포럼'도 상징적 사례다. 포스코포럼은 포스코그룹의 전 계열사 임원들이 참석해 미래 전략을 논의하는 행사다. 올해 주제는 '위기 돌파와 미래를 향한 혁신'이었는데 포스코포럼이 시작된 지 6년 만에 처음으로 위기 돌파를 주제로 삼았다.
장 회장은 '2024 포스코포럼'에서 "혁신하지 않으면 그룹이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미래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며 "기존 사업모델의 재해석과 재구성을 통해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기에 그룹 역량과 자원을 객관적으로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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