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티켓 파워]신시컴퍼니<시카고>, 24년간 불타는 인기[뮤지컬] 티켓 판매량 15만7136장, 객석 점유율 89.7% 추측
이지혜 기자공개 2024-10-21 11:17:57
[편집자주]
공연예술산업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익도, 티켓 판매량도 드러나지 않는다. 정보는 알음알음 한정된 인맥 사이에서만 돌고 정보의 신뢰도나 객관성을 담보할 수도 없다. 정부가 나서서 공연예술통합전산망을 만들고 법을 개정했지만 시장에 만연한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하기까지 갈 길이 멀다. 그러나 정보의 투명성과 비대칭성 개선은 투자자의 저변을 확대해 산업 성장의 토대를 다지기 위한 제반 조건이다. 이에 더벨은 파편처럼 흩어진 공연예술산업의 데이터를 퍼즐처럼 맞춰 공연의 실제 티켓 파워를 가늠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8일 13시0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살인, 탐욕, 부패, 폭력, 사기, 간통 그리고 배신. 우리가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이죠." 시대를 초월한 풍자와 매력으로 24년간 한국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온 뮤지컬. 바로 <시카고>다. <시카고>는 17번째 시즌을 맞은 ‘고전’이지만 인기는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오리지널 내한 공연보다 인기가 더 많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신시컴퍼니는 뮤지컬 <시카고> 오리지널 내한공연을 진행했는데 그때보다 티켓판매량은 물론 객석점유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뮤지컬 <시카고>는 신시컴퍼니의 대표 IP(지식재산권)이자 야심작이다. 올 상반기 내내 뮤지컬 작품을 내지 않았던 신시컴퍼니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 올 6월 <시카고>를 내놨고 티켓이 불티나게 팔렸다.
2024년 6월 7일부터 9월 29일까지 디큐브링크아트센터 디큐브씨어터에서 공연됐는데 내내 인기가 좀처럼 식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배우의 활약도 만만찮았다. 최정원, 윤공주, 정선아 배우가 '벨마 켈리' 역을, 아이비, 티파니 영, 민경아 배우가 '록시 하트' 역을 맡았다. 박건형, 최재림 배우가 '빌리 플린' 역으로 분해 무대에 올랐다. 매 시즌 실력 있는 배우를 캐스팅해 공연의 완성도를 높이는 한편 15인조 빅밴드의 라이브 재즈 음악과 시원시원한 안무가 조화를 이루는 게 공연의 매력이라는 뜻이다.
덕분에 <시카고>는 초연 때부터 인기를 끌었다. 2000년 한국에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처음 무대에 올랐을 때 <시카고>는 3800석을 모두 매진시켰다. 그리고 2007년부터 레플리카 프로덕션으로 만들어져 브로드웨이와 같은 퀄리티로 공연을 선보였다.
작품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1920년대 미국 시카고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살인을 저지르고도 스타가 되길 꿈꾸는 여죄수 '록시 하트'와 '벨마 켈리'의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그린다. 사회의 어두운 면을 유쾌하고 섹시하게 <시카고>의 위트는 시간이 지날수록 매력이 더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덕분인지,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이번 시즌 <시카고>는 엄청난 양의 티켓을 팔았다. 올 들어 뮤지컬 티켓 판매량 3위, 올 3분기 기준으로는 2위를 기록했다. 전관판매, 단체판매를 제외하고 공연이 진행되는 기간 디큐브링크아트센터 디큐브씨어터에서는 총 15만7136장의 티켓을 팔았다 다.
지난해 열린 <시카고 오리지널 내한공연>보다 훨씬 성과가 좋다. 지난해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열린 <시카고 오리지널 내한공연>은 당시 공연 기간에 9만6029장의 티켓을 판매, 객석점유율 61.8%를 기록했다.
이번 시즌 <시카고>는 객석점유율 기준으로 올해 대극장 뮤지컬 가운데 1위에 해당한다. 무려 89.7%로 집계됐다. 이는 141회 공연된 점, 객석 수가 1242석인 점을 반영해 계산한 수치다.
<시카고>의 성과는 3분기 1위를 차지한 뮤지컬 <프랑켄슈타인>과 격차가 크지 않다. 티켓 판매량 차이가 불과 2000여장 정도다. 반면 객석점유율은 <시카고>가 객석점유율이 8%p 가까이 더 높았다.
신시컴퍼니 관계자는 “유, 무료를 포함해 이번 시즌 <시카고>의 객석점유율은 99%”라며 “극장마다 전체 객석 수와 실제 사용할 수 있는 객석 수가 다른 등 여건이 달라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티켓가격은 VIP석 16만원, OP석 15만원, R석 14만원, S석 11만원, A석 8만원으로 책정됐다. 3분기 평균 티켓 가격 8만3950원과 3분기 합산 평균 티켓 가격 7만5032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티켓 판매 수익은 118억원에서 132억원 사이로 추정된다.
다만 초청권이나 할인율 등의 변수가 있어 정확한 수익을 산출하기는 어렵다. 제작사와 KOPIS 모두 이러한 세부 데이터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 시장과 투자자의 정보 비대칭성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인터파크 티켓에 따르면 예매자의 76.1%는 여성이었다. 이는 평균 여성 예매 비율 78.5%에 근접한 수치다. 연령대 별로는 20대가 40.9%로 가장 높았고 30대가 30%로 뒤를 이었다. 20, 30대가 주 관람객이었다는 얘기다. 40대 예매자는 13%, 10대는 9%, 50대 6.1%의 비중을 기록했다.
신시컴퍼니 관계자는 "공연 티켓 판매량 등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 공연을 마친 <시카고>는 이후 전주, 광주, 고양, 창원, 울산, 천안, 수원, 청주, 대구 등에서 전국 투어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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