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리테일, '강남 e스퀘어 유동화' 1900억 수혈 코람코자산신탁과 설립한 '이리츠코크렙'에 매각 MOU
김혜중 기자공개 2024-10-23 14:24:05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1일 14시2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랜드리테일이 강남 e스퀘어 건물을 1900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매수자는 이랜드리테일과 코람코자산신탁이 손잡고 설립한 리츠 이리츠코크렙이다. 이랜드리테일은 리오프닝에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수익성이 회복하지 못했고 차입금도 증가하며 재무 부담이 가중됐다. 여기에 이랜드파크 등 계열사 지원도 겹치면서 자산 유동화 카드를 꺼내 든 것으로 분석된다.21일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리테일은 강남e스퀘어(옛 점프밀라노) 매각 계약을 앞두고 있다. 계약 대상자는 자사 리츠인 이리츠코크렙으로 자산관리회사 코람코자산신탁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상태다. 현재 큰 틀에서 가격 협의가 마무리됐으며 매각 대금은 약 1900억원으로 전해진다. 세부 거래조건 협의를 마치고 다음 달 중으로 거래가 종결될 것으로 보인다.
이리츠코크렙은 코람코자산신탁과 이랜드리테일이 손잡고 만든 기업구조조정 리츠(CR)다. 자산관리회사(AMC)는 코람코자산신탁으로 이리츠코크렙은 현재 이랜드리테일의 구조조정 자산 5개(NC백화점 야탑점, 뉴코아 아울렛 일산점·평촌점, 2001 아울렛 중계점·분당점)를 담고 있다.

코람코자산신탁과 이리츠코크렙이 매입에 나선 강남e스퀘어 건물은 현재 이랜드그룹이 복합쇼핑몰로 운영하고 있다. 주력 SPA(제조ㆍ유통 일괄형) 브랜드 스파오를 비롯해 로엠, 후아유, 미쏘, 슈펜 등의 브랜드가 다수 입점해 있다.
다만 매수자가 코람코자산신탁이 운영하고 있는 이리츠코크렙이라는 점으로 미뤄볼 때 진성 매각은 아니라는 평가다. 현재 이리츠코크렙이 담고 있는 자산도 이랜드그룹이 임차해 운영 중으로, e스퀘어 건물 역시 세일즈백 리스백 형태로 복합 쇼핑몰을 그대로 운영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랜드리테일은 그동안 이리츠코크렙을 활용해 자금을 마련해 왔다. 우선 이리츠코크렙의 지분 45%를 보유한 최대 주주로서 매년 배당금을 수령하며 쏠쏠한 수익을 얻었다. 리츠는 이익배당한도(배당가능이익)의 90% 이상을 의무 배당하기 때문에 이랜드리테일은 꾸준한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었다. 2023년에도 116억원을 배당금으로 받았다.
이외에도 보유 중이던 유형자산을 매각하고 이리츠코크렙을 통한 임차 형식으로도 자금을 마련했다. 이리츠코크렙이 보유 중인 2001 아울렛 중계점과 분당점도 2000년대 초반 이랜드리테일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외부 매각한 매물이었다. 이를 2013년 10월 설립된 KB와이즈스타제6호가 인수했고 현재 해당 리츠는 이리츠코크렙의 자리츠로 위치했다.
이번 매각 대상인 e스퀘어 건물은 이랜드리테일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산 유동화를 진행할 당시에도 매물로 나왔던 자산이다. M&A를 통한 그룹 차원의 영토 확장 과정에서 이랜드그룹은 유동성 위기에 봉착했고, 2010년대 후반 들어 동아백화점 본점을 비롯한 5개 점포를 매각해 1500억원을 확보했다. 다만 e스퀘어는 원매자 물색에 실패하면서 이랜드리테일이 소유권을 이어가게 됐다.

유동성 위기는 일단락됐지만 이랜드리테일은 자산 유동화로 추가 자금을 마련할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분석된다. 2023년 말 기준 이랜드리테일의 총차입금은 2조4705억원이다. 전년 동기(2조3712억원) 대비 1.5% 증가한 수치다. 단기성차입금만 놓고 볼 때 증가세는 더 두드러지는데, 2022년 말 8683억원 대비 61% 증가한 1조3984억원이다.
기업 이자 부담 능력을 판단하는 지표인 이자보상비율도 낮아지고 있다. 2023년 말 기준 이랜드리테일의 이자보상비율은 0.58배로 2022년 1배 대비 낮아졌다. 이자보상비율이 1 미만이라는 것은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이익으로는 금융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임을 내포한다.
이러한 상황 속 최근 그룹 차원의 신사업인 호텔 및 리조트를 개발하는 계열사 이랜드파크로 향하는 자금도 지원하고 있다. 2024년 6월 운영자금 지원의 목적으로 이랜드파크에 400억원을 대여한 데 이어 7월에는 392억원을 출자했다. 코로나19 이후 아직까지 수익성이 회복되지 못한 상황 속 지출 부담이 늘어나면서 자산 유동화를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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