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인사 풍향계]이규복 사장 승진, 현대글로비스 미래 밸류업 '올인'⑦견조한 실적 지속, 시총 9조원대로…항공운송 등 자체 경쟁력 강화 지속
이호준 기자공개 2024-11-18 09:23:26
[편집자주]
현대차그룹 인사 시계가 빨라졌다. 사상 최고 실적을 달성하며 글로벌 톱티어로 부상했지만 동시에 지정학적 리스크에 더해 트럼프발 위기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재편되는 글로벌 시장에서 미래차 선점을 위한 과제도 무겁다. 현대차그룹은 위기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올해 인사를 앞당기고 있다. 최고의 순간을 열어간 임직원 보상과 함께 미래지속성장을 위한 혁신을 동시에 추구하는 모습이다. 더벨은 올해 말 인사를 조망하고 2025년 현대차그룹을 이끌어갈 후보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5일 13시3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글로비스의 전략적 위치는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 축 역할을 유지한 채 물류·해운을 넘어 항공운송까지 책임지고 있다. 더불어 주주가치 제고와 신사업도 어느 때보다 활발히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주도한 이규복 대표를 사장으로 승진시키며 리더십에 확실히 힘을 실었다.15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이규복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현대차그룹은 이 사장을 두고 "글로벌 외부 악재와 변동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도 재무 건전성을 대폭 개선했다"며 "종합물류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핵심 설비 및 거점 투자를 확대하며 현대글로비스의 기업 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했다"라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1968년생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현대차 프랑스판매법인 법인장, 현대차 미주관리사업부장과 미주유럽관리사업부장 등을 거치며 주로 해외사업에서 경험을 쌓았다. 현대차 브라질법인의 재경담당 이사와 미주지역 생산법인의 최고재무책임자(CFO), 프로세스혁신사업부장을 역임한 재무 전문가다.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로는 2022년 말 취임해 올해로 2년째 회사를 이끌고 있다. 부사장 승진과 함께 현대글로비스를 맡은 그가 이번에 사장으로까지 승진한 것은 내부에서 그의 역량이 회사에 긍정적 변화를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았음을 의미한다.

이 사장의 재무 전문성이 특히 돋보여 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글로비스의 사업은 국내외 물류를 맡는 물류부문, CKD 부품 판매와 중고차·트레이딩 사업의 유통부문, 선사 운영의 해운부문으로 구성된다. 각 부문의 세부 내용은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현대차·기아의 완성차 운송에 집중된 사업 구조다.
내부 거래에 의존하는 구조 때문에 시장에서 쉽게 부각되기 어려웠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대글로비스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어 가끔씩 '지배구조 이슈'로 관심을 받기도 했으나 이는 회사 자체의 가치로 보긴 어렵다. 현대글로비스 주가는 지난 10여년간 10만원대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해왔다.
이 사장은 현대글로비스만의 색깔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미래 비전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보스턴다이내믹스의 물류 로봇 '스트레치(Stretch)'를 현장에서 활용하는 등 스마트 물류 솔루션 확대에 확대에 나섰고 수소와 배터리 재활용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매출 4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투자 역시 신속히 이뤄졌다. 시너지가 기대되는 국내 물류 자동화 소프트웨어(SW) 개발사 알티올과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업체 이알 등 다양한 회사에 투자했으며 에어인천 컨소시엄의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 작업에도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했다. 2030년까지 신사업에 누적 약 9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주요 목표를 완성하는 핵심은 주주가치 제고였다. 이 사장은 올해 6월 현대글로비스 창사 이래 첫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데이를 열어 무상증자를 결정했다. 배당금을 전년 대비 최소 5% 인상하고 배당성향은 최소 25% 이상으로 설정했다. 매출 성장에 따른 ROE 15% 달성을 목표로, 주주들에게 확실한 보상을 약속했다.

그 결과 6조~7조원대에 머물던 현대글로비스의 시가총액은 하반기 들어 9조원대를 넘어섰다. 정부 주도 밸류업 지수에도 포함되며 기업 자체적으로 시장대표성, 수익성, 주주환원, 시장평가, 자본효율성 등에서 경쟁력을 입증했다.
견조한 실적 흐름도 지속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올해 3분기 매출 7조4687억원, 영업이익 4690억원, 순이익 383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0%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고 해운 운임 상승 등 긍정적인 외부 변수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22.1%, 순이익은 55.9% 늘어나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달성했다.
이 사장은 한층 강화된 그룹 내 입지를 바탕으로 기존에 발표한 미래 비전을 실현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에어인천 컨소시엄은 2025년 7월부터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을 인수해 통합 운영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생산기지에 첨단 부품을 공급하고 회사 수익 구조를 강화하는 식으로 항공운송 쪽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신항 웅동지구 2단계 부지에는 물류 허브 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연간 컨테이너 물동량 세계 7위 규모를 자랑하는 부산신항에 자체 야적장 등을 확보해, 물류 대란 등 돌발 변수에 대응하며 해상 포워딩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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