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인사 풍향계]확대되는 불확실성, 현대차의 해법 '재무 리더십 강화'사상 최대 실적 경신, 인도법인 IPO 성과…무뇨스 사장과의 협업 새 과제
이호준 기자공개 2024-12-12 13:59:35
[편집자주]
현대차그룹 인사 시계가 빨라졌다. 사상 최고 실적을 달성하며 글로벌 톱티어로 부상했지만 동시에 지정학적 리스크에 더해 트럼프발 위기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재편되는 글로벌 시장에서 미래차 선점을 위한 과제도 무겁다. 현대차그룹은 위기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올해 인사를 앞당기고 있다. 최고의 순간을 열어간 임직원 보상과 함께 미래지속성장을 위한 혁신을 동시에 추구하는 모습이다. 더벨은 올해 말 인사를 조망하고 2025년 현대차그룹을 이끌어갈 후보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0일 14시2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의 인사를 보면 다음 해의 전략 방향을 얼추 짐작할 수 있다. 하물며 국내 자동차 대장주인 현대차다. 이승조 최고재무책임자(CFO)와 구자용 IR담당이 모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확대되는 국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해 재무 역량을 강화하며 시장 관계자들과의 보다 적극적인 소통을 예고한 움직임으로 평가된다.현대차는 2024년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최고재무책임자(CFO) 이승조 전무와 IR담당 구자용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고 10일 발표했다. 이승조 부사장은 최고전략책임자(CSO) 역할도 함께 맡게 됐다. 두 인물은 각각 기획재경본부와 IR이라는 별도의 조직을 이끌고 있지만 '재무'라는 큰 틀에서 연결된다.
CFO이자 CSO인 이 부사장은 1969년생으로 현대차에서 재무관리실장, 감사2팀장, 재경사업부장 등을 거쳤다. 지난해 11월 전무로 승진하며 현대차 신임 CFO에 임명됐다. 이번에 1년 만에 다시 부사장으로 승진하는 성공 신화를 썼다.
구 부사장은 1963년생으로 노무라증권 리서치센터장과 미래에셋대우 해외 IB본부장을 맡으며 글로벌 투자자와의 소통 역량을 쌓았다. 이후 2014년 현대차로 이직해 글로벌PR담당을 맡았고 2018년 말 전무로 승진했다. 이듬해부터 IR담당을 맡다가 이번에 5년 만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올해 현대차의 재무 라인은 여러 차례 주목받았다. 상반기에는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행진을 이어갔고 3분기 누계 기준으로도 매출 128조6075억원, 영업이익 11조4174억원을 달성했다. 순이익은 작년 10조690억원을 넘어선 10조7557억원에 이르렀다.
환율 상승과 글로벌 수요 등 여러 여건이 좋았던 작년 영업이익률(9.3%)에 비해 다소 하락했지만 올해 3분기까지도 8.8%의 이익률을 유지하며 연초에 전망했던 영업이익률 예상 범위(8~9%)를 충족한 상황이다. 현대차에서는 CFO가 재무적 의사결정을 통해 이러한 수익성 유지와 목표 달성을 뒷받침하는 핵심 역할을 맡는다.
실적 외적인 부분에서도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현대차는 올해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에서 모두 최고 수준인 A등급을 획득하며 일본 토요타와 독일 메르세데스 벤츠와 같은 평가를 받았다. 인도법인 기업공개(IPO)를 통해서도 인도 증권시장에 사상 최대 규모로 신규 상장했다. 글로벌 투자자들과 신뢰를 구축하고 위상을 한층 격상시킨 한 해로 평가된다.
관건은 내년이다. 올해 승진이라는 보상을 받은 재무 리더들이지만 내년 복잡한 경영 환경을 대비하는 것은 두 사람에게 주어진 핵심 과제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부사장은 글로벌 수요 둔화에 따른 실적 방어책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유럽 완성차 시장 둔화 우려에 더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등장으로 관세 정책 등이 현대차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현대차가 이 부사장에게 단순 재무 책임자를 넘어 미래 대응 방안 수립을 마련하는 CSO라는 중책을 겸하게 한 배경으로 해석된다.
구 부사장은 가장 핵심적인 시장 소통을 얼마나 더 강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대차는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매입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했지만 현재 주가는 상반기 고점인 29만8000원에서 약 15% 하락해 연초 수준인 20만원대 초반으로 되돌아갔다. PBR 0.5배라는 극심한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인도법인의 주가 역시 상장 초기에 비해 10%가량 주가가 하락한 상태다.
지난 11월 사상 최초 외국인 CEO로 내정된 호세 무뇨스 사장과의 협력 역시 주요 과제로 보인다. 호세 무뇨스 사장은 전사적인 수익성 관리에 강점을 지니고 있지만 경력 대부분이 유럽과 미국 시장에 치중돼 있다. 전임 장재훈 부회장이 경영지원본부 등 현대차의 다양한 국내 부서를 폭넓게 경험했다는 점에서 경력상의 차이가 두드러진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올해 역대 최대 실적 달성에도 불구하고, 회사·사업별 성과 기여도에 대한 면밀한 검증을 강화함에 따라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의 규모로 진행됐다"며 "해당 실적 경신에 기여도가 높은 인원들을 발탁 승진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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