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FW 2024]아부다비 둥지 튼 한국 기업들 "대안 없는 선택지"싱가포르·바하마 대신 선택, 촘촘한 규제 프레임워크 '오히려 안전'
아부다비(UAE)=노윤주 기자공개 2024-12-13 10:01:04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2일 07시4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법인을 설립하는 국내 기업이 늘고 있다. 국내서는 가상자산 발행을 사실상 금지하고 있다. 이에 해외에 자회사를 설립해 코인을 발행해야 한다.과거에는 싱가포르가 각광받았지만 최근에는 규제 강화로 코인 발행 목적 자회사 설립이 어려워졌다. 대안으로 떠오른 게 중동이다. 이제는 중동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아부다비로 국내 기업이 몰리는 이유다.
국내 가상자산 관련 기업 중 아부다비에 둥지를 튼 곳은 넥슨의 넥스페이스, 네오위즈그룹 네오핀(H랩), 카이아, 위메이드 위믹스메나 등이다. 이제 국내 최대 가상자산 벤처캐피탈(VC) 해시드도 아부다비 지사 설립을 준비 중이다. 해시드를 제외하고 이들의 공통점은 가상자산을 발행했거나 준비 중이라는 것이다.
이들 기업은 정부의 산업 육성 의지와 열린 규제 때문에 아부다비를 찾았다. 아부다비의 규제가 허술한 건 아니다. 오히려 탄탄한 편에 속한다. 페이퍼컴퍼니를 세울 수 없고 실제 자본금 출자, 인력 파견 등이 필요하다.
자본금으로는 1년 혹은 6개월치 운영 비용을 요구한다. 이에 인력 규모에 따라 적게는 수억원, 많게는 수백억을 초기 투입해야 한다. 또 현지 규제당국 아부다비글로벌마켓(ADGM)은 코인 발행 프로젝트, 재단이 의무적으로 필수 정보를 당국에 제공해야 하는 규칙을 신설했다.

규제가 촘촘함에도 아부다비를 찾는 이유는 국내 가상자산 기업에게 열려 있는 국가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이제서야 가상자산에 규제 빗장을 열고 있다. 지금까지는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 자칫 증권으로 해석될 여지가 다분해 코인 발행 국가로 적합하지 않았다.
또 국내서 점차 많은 대기업이 가상자산을 발행하기 시작하는데 조세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면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 규제가 완비된 국가를 찾는 게 맞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싱가포르는 테라·루나 사태 이후 규제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테라·루나 발행사인 테라폼랩스 본사 소재지가 바로 싱가포르였다. 이에 포용적 규제로 가상자산 기업을 유치하기보다는 강력히 관리하기 시작했다. 코인 발행을 위해 결제 사업자 라이선스를 획득해야 하고 자본금, 현금 담보 등도 필요하다. 국내 기업이 코인 발행 목적으로 싱가포르를 선택하기 부담스럽다.
해외 가상자산 기업 관계자는 "싱가포르는 여러모로 조심하는 게 보인다"며 "테라루나, FTX 사태에 이어 최근 대규모 자금세탁 논란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신임 총리를 선임한 만큼 당분간 논란이 될 정책은 만들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아부다비 역시 투자비용이 있지만 정부 차원에서 이를 다시 연구개발(R&D) 비용 지원 명목으로 돌려주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 초기 비용만 지불할 수 있다면 그다음부터는 잃는 게 없는 셈이다.
현지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코인 발행 계획이 있다면 현재로서는 중동이 가장 적합한 선택지"라며 "규제가 완비돼 있고 정부 의지도 명확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육성책을 계속 만들어내는 만큼 더 많은 기업이 중동으로 몰릴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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