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12월 19일 07시1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약개발을 끝까지 완수하겠다고 강조하는 K-바이오텍의 일성은 '터무니없는 소리'로 회자되기 일쑤다. 뚝심있게 일을 밀어붙인다라는 시선보다는 괜한 고집으로 바라보는 경우가 더 많다. 여기에 드는 시간과 자금을 바이오텍이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신약을 내놓으려면 물질 발굴부터 임상, 최종 허가까지 최소 10년이 걸린다. 기존에 없던 기전을 가진 혁신 신약이라면 그 기간은 15년 내외로 늘어난다. 또 임상 1상부터 3상까지 작업을 국내에서 진행하면 수백억원, 글로벌 임상은 수천억원의 비용이 든다.
그런데 이런 시선과 허들을 모두 극복하고 비보존그룹 계열사인 비보존제약이 이달 제38호 신약 ‘어나프라주’를 국내에서 허가받는데 성공했다. 국내사가 개발한 최초의 비마약성 진통제다. 이 약물은 신규 기전을 가진 혁신 신약으로 분류되며 물질을 발굴한 2009년 이후 15년 만에 허가 문턱을 넘었다.
가장 큰 개발 위기는 2020년이었다. 코로나19가 발발해 개발 로드맵이 모두 어그러지고 재개 시점도 불투명했다. 당시 어나프라주의 국내 임상은 멈춰섰고 미국 임상 3상은 완전히 철수해야 했다. 이때 투자자들 사이에서 비보존제약이 놓지 않은 어나프라주 개발 의지는 고집으로 평가절하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젠 달라졌다. 2008년부터 어나프라주 개발을 선두에서 이끈 이두현 비보존그룹 회장의 도전은 그의 뚝심이 이뤄낸 성공 사례로 남게 됐다. 결국 뚝심과 고집 사이 어딘가에 K-신약개발의 성공을 위한 원동력이 자리하고 있는 것 같다. 그 주체가 바이오텍이면 더욱 그렇다. 실패하면 고집이고 성공하면 뚝심이 되는 공식이다.
이와 닮은 최적의 사례가 하나 더 진행되고 있다. 퇴행성 뇌질환 신약개발을 시도하는 아리바이오의 도전기다. 회사는 다중기전 치매 신약을 기약하며 미국과 유럽 연합, 한국 등에서 'AR1001'의 임상 3상을 수행하고 있다.
당초 치매 기전을 연구한 여러 전문가들은 "아리바이오의 물질이 임상 3상에 진입하기조차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2022년 12월 미국식품의약국(FDA)이 AR1001의 3상을 승인하자 이들은 "한 번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아리바이오를 이끄는 정재준 대표의 도전 결과를 확인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 2026년 말에 미국 내 3상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 그의 도전 역시 고집이 아닌 뚝심으로 평가되는 결말을 맞을 수 있을지 2년 뒤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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