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12월 20일 07시0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It's the economy, stupid)” 1992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빌 클린턴 후보가 내건 선거운동 구호다. 당시 미국이 겪고있던 불황 문제를 꺼내면서 선거 양상을 바꿔놓았다. 클린턴 후보는 현직 대통령이던 공화당의 조지 H. W. 부시를 누르고 승리했다.때 아닌 정치의 계절이다. 비상계엄과 탄핵정국은 정치 지형 변화를 몰고왔다. 조기 대선과 그 이후 새로운 정부 출범을 앞두고 각 정당들의 힘겨루기가 이어진다. 정치가 온 이슈를 삼켰다.
소외된 많은 것들이 있다. 중요하지만 당장 아무런 대책도 없이 방관되는 이슈들이 무더기다. 오히려 정치 논리에 맞춰 본질이 흐려지고 악화하는 것들도 생긴다. 이사의 충실의무를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상법 개정 이슈가 경제의 근간을 흔들 위협으로 다가온다.
정부가 약속한 임시투자세액공제 일몰 연장이 무산되자 기업들의 스텝도 꼬이고 있다. 당초 예정한 투자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는 기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국내에 세우려던 사업장을 해외로 돌리는 방안을 고려하는 회사들도 보인다.
가장 큰 위기는 컨트롤타워의 부재다. 글로벌 패권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주요국들은 자국 산업 및 기업들을 보호하기 위해 무역 장벽을 세우고 있다. 국가 지도자들은 앞다퉈 상대국을 협상 테이블에 끌어와 국익을 위해 분전 중이다.
국내 핵심 산업군에 위기감이 고조된다. 반도체와 전자산업은 신 글로벌 동맹과 미국 우선주의에 도전받고 있다. 철강과 석유화학은 중국산 저가 공세와 탄소배출 이슈에 몸살을 앓고 있다. 배터리와 소재산업 등은 캐즘 현상으로 시름한다. 그나마 버티던 자동차산업도 위기감이 고조된다.
그러나 한국 기업들은 정부와 국가의 도움 없이 나홀로 전장에 내몰리고 있다. 기업들은 자체적으로 인적쇄신과 조직혁신을 통해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외국인 CEO가 등장하고 주요국 정부와 정계를 대상으로 대관활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산업계에선 정부 주도 정책적 지원과 구조조정을 요구하고 있다. 단일 기업이 해결할 수 없는 국가 차원의 이슈에 정부가 적극 나서달라는 뜻이다. 그러나 정부 부처와 KDB산업은행 등은 여전히 손을 놓고 있다.
한국은행은 내년 경제성장률을 1.9%로 전망했다. 수출 둔화 여파로 내수 침체 우려는 더 커졌다. 탄핵정국 장기화로 소비 심리는 한층 위축된 상태다. 장기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골든타임을 놓치면 되돌아 갈 수 없다. 문제는 경제다. 기업의 목소리에, 기업인들의 호소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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