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생크션 리스크]'러시아발' 불확실성에 포박된 우리은행러시아-서방 제재에 현지법인 이중고…불확실성 계속되자 일부 점포 폐쇄
이재용 기자공개 2025-01-02 12:45:14
[편집자주]
은행을 중심으로 국내 금융사들의 해외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앞다퉈 신시장 개척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이 과정에서 현지 규제와 감독규정을 준수하지 못해 금융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는 '생크션(Sanction)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금융권 해외 진출 상황과 은행별 제재 현황을 들여다보고 현존하는 생크션 리스크를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6일 14시4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은 해외점포에 대한 리스크관리와 내부통제가 양호한 편이다. 해외 제재 건수는 해외점포 수가 비슷한 다른 시중은행의 절반 수준이다. 해외 제재 내용도 내부통제나 자금세탁방지 위반 등 중대 사유보다 단순 제출 보고서 오류·지연 등의 가벼운 사유가 대부분이었다.해외점포 내부통제가 비교적 잘 작동하고 있는 우리은행에도 걱정거리는 있다. 바로 러시아법인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에 대한 국제 제재가 이뤄졌다. 이에 따라 현지법인을 보유한 우리은행의 대내외 생크션(Sanction) 리스크도 증폭됐다.
◇높은 활성도에도 적은 제재…글로벌 내부통제 양호

해외 진출 활성도는 높았지만 현지 당국으로부터 받은 제재 처분은 많지 않았다. 금감원이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해외 제재 현황을 보면 지난 2020년부터 올해 7월까지 총 16건의 제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된다.
우리은행 해외 네트워크 중 가장 자주 제재가 발생한 곳은 중국이다. 제재기관은 중국인민은행, 북경은보감국, 국가금융감독총국, 국가외환관리국 등 다양했다. 집계 기간 처분받은 제재금은 453만5000위안(26일 환율 기준 9억813만원)이었다.
이를 포함한 해외 제재는 주로 보고서 제출 지연·오류 등 경미한 사유였다. 제재금도 건당 1000만원 미만으로 가벼웠다. 다른 한국계가 해외에서 수억원대의 과태료를 납부한 것과 대조적이다. 그만큼 내부통제 및 관리가 잘 이뤄진다고 볼 수 있다.
진출 시장의 동향과 현지 금융감독당국 규제 사항에 대한 파악이 이뤄지면서 현지에서 받는 제재 건수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현지 감독당국의 조치요구 통보날 기준으로 2021년에 7건 발생했던 제재는 이듬해 1건, 2023년 3건 등으로 감소했다.
◇아픈손가락 러시아법인…영업악화 심화
이런 우리은행에도 러시아법인은 아픈손가락이다. 러시아는 미국 등 서방의 제재 강화 및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경기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의 자본유출방지 등 반대 제재로 현지법인의 영업환경이 악화하고 있다.
러시아우리은행은 안팎의 제재로 고초를 겪는 중이다. 러시아우리은행 'AO Wooribank'는 올해 7월 러시아 비우호적 국가(Unfriendly Countries) 소속 법인에 외화현찰을 매도했다는 사유로 러시아중앙은행으로부터 30만루블의 금전제재를 받았다.
서방의 대러시아 금융 제재 여파로 러시아우리은행이 독일 코메르츠방크에 예치한 3600만유로 규모의 자금이 28개월간 묶이기도 했다. 동결된 러시아우리은행의 자금은 대부분 러시아에서 활동하는 한국 기업의 사업 자금이나 한국인의 예금이었다.

러시아와 서방 안팎의 제재는 영업 활동에도 큰 지장을 미치는 요인이다. 분쟁 국가와 관련해 러시아우리은행이 보유한 금융자산이나 영업자산의 가치 하락과 대금 회수기간의 증가, 자금이체의 제한, 수익의 감소 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러시아우리은행 자산은 2022년 상반기에 1조5174억원까지 증가했다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심화된 직후 급격하게 쪼그라들었다. 2024년 상반기 기준 자산은 4776억원이다. 같은 기간 영업수익은 480억원에서 192억원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문제는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상트페테르부르크 지점과 블라디보스토크 사무실은 운영을 중단했다. 우리은행 측은 "러시아 사업의 재무적 영향 추정치를 합리적으로 예상할 수 없다"며 "내부통제 강화 및 자산 감소 등 대러제재 대응 정책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i-point]인텔리안테크, HD현대와 무선통신기술 '맞손'
- [AACR 2025]제이인츠 임상의가 본 JIN-A02 기술이전 전략 "타깃 구체화"
- [i-point]메타약품,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 달성
- [Company Watch]1년만에 IR 무대 선 세아메카닉스, ESS 부품 수주 예고
- 휴온스랩, 92억 투자 유치…반년만에 밸류 두배 껑충
- [HB그룹은 지금]알짜빌딩에 세종 신사옥까지, 그룹 안전판 '부동산'
- [코스닥 유망섹터 지도]'보냉재 강자' 동성화인텍, 시장확대 수혜 전망
- [Company Watch]한중엔시에스, 미국 생산거점 확보 나선다
- [VC 투자기업]달바글로벌 주주, 화장품 할인 받는다
- [모태 2025 2차 정시출자]에이벤처스, 'Co-GP' 몰린 스케일업서 승기 잡을까
이재용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Sanction Radar]GA 해킹 정황…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촉각'
- [보험사 기본자본 점검]한화손보, '자본의 질' 유지 방안은
- [보험사 기본자본 점검]흥국생명, 경과조치 뺀 실질 손실흡수력 제고 숙제
- [보험사 기본자본 점검]메리츠화재, 계리·경제가정 변경에도 손실흡수력 유지
- KB라이프, 비우호적 환경 딛고 실적 반등 전환
- [Sanction Radar]분조위, 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배상율 80% 결정
- [Sanction Radar]공정위, 은행 LTV 담합 제재 착수…조단위 과징금 전망도
- [보험사 기본자본 점검]동양생명, 대내외 '충격 민감도' 완화 숙제
- [Policy Radar]금감원, 보험 판매채널 관리·감독 수위 높인다
- [보험사 기본자본 점검]NH농협생명, 경과조치·보완자본 뺀 손실흡수력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