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1월 03일 07시1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동산PF 부실 우려가 지속될수록 SBI저축은행은 업계 1위 입지를 더 공고히 할 겁니다."취재 중 만난 한 2금융권 관계자에게 들은 말이다. 자산이 15조원에 육박하는 SBI저축은행은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저축은행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중심으로 부실 위험이 커져 '저축은행 사태'가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남다른 기초체력을 보여줬다.
SBI저축은행은 올해 대규모 충당금을 쌓으면서도 3분기 말 누적 기준 532억원을 벌어들였다. 단연 1위다. 지난해 저축은행 79곳 가운데 절반 적자를 낼 때도 SBI저축은행은 800억대 순익을 기록했다. 2016년 말부터는 8년간 줄곧 연간 기준 순이익 1위를 지켜왔다.
수익의 근간은 리스크 관리다. SBI저축은행은 건전성 지표를 최상위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고정이하여신(NPL)비율과 연체율은 3분기 말 기준 6.34%, 4.69%다. 업권 평균 NPL비율(11.2%), 연체율(8.7%)을 크게 하회하는 수치다. 대형 저축은행과 비교해도 압도적인 수치다.
일본계 금융그룹 특유의 리스크 관리 역량이 주효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SBI저축은행의 뿌리는 일본에 본사를 둔 SBI홀딩스(SBI Holdings, INC)다. 노무라홀딩스, 다이와증권그룹에 이은 일본 내 시가총액 3위 금융그룹이다. SBI홀딩스는 몇 단계의 지배구조를 거쳐 SBI저축은행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SBI홀딩스는 리스크 관리 역량을 그대로 전수했다. 현재 SBI저축은행은 위험관리를 위한 4중 체제를 갖췄다. 주주총회 이하 '이사회→위험관리위원회(위관위)→위험관리소위원회(위험관리소위) 또는 ALM위원회→리스크관리팀'으로 이어진다. 위험관리소위원회와 ALM위원회를 통해 각기 다른 리스크 요인에 체계적으로 대응하는 구조다.
재무와 리스크관리 임원을 교차 배치한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전략리스크관리실장을 재무정보시스템본부장으로 두고 반대로 재무관리실장은 전략리스크관리실장(CRO)을 맡고 있다. 재무와 리스크 관리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만큼 두 부문을 아우를 수 있도록 한 인사다.
집요할 만큼 꼼꼼한 리스크 관리가 위기를 이겨낼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 업계에선 SBI저축은행이 탈(脫) 저축은행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여전히 14년 전 '부실 기관'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내지 못하고 있는 저축은행들엔 그저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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