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풍향계]운영자금 조달 통로 만든 한화에너지 '컨버전스' 합병연초 회사채 발행·지분 매각, 자금조달…지난해 컨버전스 흡수, 오션 지분 활용
김동현 기자공개 2025-02-17 07:50:21
[편집자주]
유동성은 기업 재무 전략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유동성 진단 없이 투자·조달·상환 전략을 설명할 수 없다. 재무 전략에 맞춰 현금 유출과 유입을 조절해 유동성을 늘리기도 하고, 줄이기도 한다. THE CFO가 유동성과 현금흐름을 중심으로 기업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3일 14시4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에너지가 한화오션 지분 매각으로 수천억원의 운영자금을 확보했다. 지난해 4분기 진행한 계열사 구조 재편으로 한화오션 지분을 확보했는데 불과 몇달만에 대규모 유동성을 손에 쥐었다.한화에너지가 한화에어로에 넘기는 한화오션 주식 수는 212만7054주로 지분율 0.69% 수준이다. 한화임팩트파트너스(4.99%), 한화에너지 싱가포르 계열사(Hanwha Energy Corporation Singapore, 1.62%)가 매도하는 지분과 비교하면 규모가 크지 않다.
그러나 단기 수익성 면에선 한화에너지가 돋보인다. 한화에어로는 계열 3사에 흩어진 지분을 매입하는데 총 1조3000억원을 투입한다. 처분단가 5만8100원에 따라 한화에너지가 처분 후 수령할 금액은 1236억원이다.
한화에너지 입장에선 단기간 수백억원 넘는 수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또 외부 조달 없이 올 상반기 운영자금을 확보하는 효과도 얻었다. 이번 한화오션 지분 매각대금은 그동안 한화에너지가 회사채를 한번 발행할 때 조달하던 금액과 규모가 비슷하다.
지난해 한화에너지는 공모 회사채 시장을 3차례 찾아 상환자금과 운영자금을 조달했다. 1월 1500억원, 5월 2000억원, 10월 1500억원 등 총 5000억원 규모다. 전체 조달액 중 22%에 해당하는 1100억원을 운영자금(연료전지발전용 부생수소 구매)으로 활용했다.
올해 1월 회사채를 통해 조달한 1500억원 가운데 600억원도 유연탄 구매 등 운영자금에 들어간다. 오는 3월 한화오션 지분 거래를 완료하면 한화에너지는 연초 자금 조달을 완료한 지 2개월 만에 추가로 운영자금을 확보하게 된다.
회사는 지난해 계열사 지분구조 재편을 완료하며 이번 한화오션 지분 거래의 주체로 나설 수 있었다. 한화에너지는 과거 2022년 한화그룹이 옛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인수를 추진할 때만 해도 투자에 참여하지 않았다. 당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1조원, 한화시스템 5000억원, 한화임팩트파트너스 4000억원, 그리고 한화에너지 자회사 3곳(한화컨버전스·싱가포르법인·일본법인) 1000억원 등 총 2조원을 계열사가 분담하기로 했다.
이후 이들 그룹 계열사의 출자 납입일이 이듬해 5월로 결정되는 과정에서 한화에너지 일본법인은 인수 주체에서 빠지고 그 물량을 싱가포르법인이 받았다. 이에 따라 한화오션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2023년 6월 지분율 기준, 24.08%), 한화시스템(12.04%), 한화임팩트파트너스(9.63%), 한화에너지 싱가포르법인(1.69%), 한화컨버전스(0.72%) 등을 주주사로 둔 한화그룹 계열사로 편입됐다.
편입 후 1년이 지나는 동안 한화에너지는 자회사 두곳 및 손자회사(한화임팩트파트너스)를 통해 간접적으로 한화오션 지분을 보유했다. 그러다 지난해 10월 에너지 사업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한화컨버전스를 흡수합병하며 한화오션 지분을 확보했다. 100% 완전자회사였던 한화컨버전스를 흡수합병해 지배구조상에 큰 변화는 없었다.
다만 한화오션 지분 매각으로 한화컨버전스 자산을 유동화해 재무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과거 한화컨버전스가 한화오션에 출자했던 금액은 총 404억원이다. 2023년 최초 지분 취득에 300억원, 같은해 11월 한화오션의 유상증자에 104억원을 출자했다.
한화그룹의 인수 당시 주당 1만9150원이던 한화오션 주가는 조선업 경기 부활로 상승하며 이번 지분 거래 단가는 주당 5만8100원으로 결정됐다. 올라간 기업가치만큼 한화에너지는 자회사가 지출한 최초 취득 금액의 4배 이상인 1236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마찬가지로 한화임팩트파트너스는 한화에어로에 한화오션 지분 4.99%를 넘기며 거래금액 8881억원을 받는다. 한화에너지의 손자회사이기도 한 이 회사는 지분거래 완료 후에도 한화오션 지분 4.27%를 보유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김화진칼럼]영국 RBS
- '환경 변화 고려' CJ제일제당, 그린바이오사업 계속 키운다
- [DN솔루션즈 IPO]고심끝 상장 철회…비우호적 시장 환경에 '결단'
- [i-point]신테카바이오, ‘2025 글로벌 IP 스타기업’ 선정
- [i-point]채비, 서울시 전기버스 충전 인프라 확대 사업자 선정
- [영상/Red & Blue]현대엘리베이터 '주주환원, 리포트, 실적' 삼박자
- 기지개 켜는 인성정보의 '헬스케어'
- [i-point]인텔리안테크, 정부 저궤도 위성통신망 구축 '핵심'
- [NHN 리빌딩]'아픈 손가락' 콘텐츠, 더디지만 잠재력 확신
- [영상]‘메타가 탐낸’ 퓨리오사AI의 백준호 대표에게 들었다…회사의 향후 계획은
김동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중간지주 배당수익 분석]코오롱모빌, 자회사 배당 수익 본격화
- 포스코퓨처엠, 1년만에 반등...중국법인도 흑자전환
- HD현대마린솔루션 전사업 두자릿수 증가율…"ASP 지속 상승"
- [thebell note]HD현대일렉 '성장 방정식'
- [중견 배터리사 점검]5000억 투자 '속도조절' 켐코, 동맹군이 '뒷받침'
- [중견 배터리사 점검]본궤도 준비 켐코·한국전구체, '캐즘' 정비시간 벌었다
- HD현대일렉 "수주잔고 상승, 분기별 매출 편차 축소"
- [중간지주 배당수익 분석]두산에너빌리티, '밥캣·베트남' 품고 배당수익 날아올랐다
- [중견 배터리사 점검]동화일렉 이사회, 오너 3세·전문경영 CEO 균형 유지
- 매각 추진중인 현대IFC, 현대제철에 첫 배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