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 Blue]'3조 클럽 입성' 풀무원, 해외 법인 흑자 전환 주목역대 최다 매출·영업이익 달성, FI 엑시트 향방 주시
최재혁 기자공개 2025-02-21 07:12:15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0일 08시2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풀무원의 주가 흐름이 심상치 않습니다. 최근 한달 동안 45%에 달하는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는데요. 풀무원 주가는 이달 초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1만5000원선을 돌파했습니다. 전일인 19일 종가는 1만4760원입니다. 지난해 이맘때와 비교할 때 47% 상승한 수치입니다.
지난해 7월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보인 주가가 반년 만에 반등에 성공한 셈입니다. 지난해 풀무원 주가는 7월 1만7000원을 찍고 하락을 거듭하며 9500원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하반기 동안 1만~1만1000원 사이를 횡보했고 이달들어 주가가 급등했는데요.
주가가 상승하면서 풀무원 재무적투자자(FI)의 엑시트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풀무원은 지난 2023년 하일랜드에쿼티파트너스(이하 하일랜드)와 키움프라이빗에쿼티(키움PE), 연합자산관리(이하 유암코)로 부터 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투자는 풀무원의 영구 전환사채(CB)를 인수하는 메자닌 방식으로 이뤄졌습니다. 1000억원 가운데 400억원은 평균수익률 8%로, 600억원은 9.5%로 설정했는데요. 600억원에 대한 전환청구기간을 2026년 9월로 늦추면서 평균수익률을 높인 셈입니다. 400억원의 전환청구기간 시작일은 지난해 9월이었습니다. 전환가액은 1만1319원입니다.
◇Industry & Event

풀무원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3조2137억원, 영업이익 921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4%, 48.6% 증가한 수치입니다. 매출액이 3조원대를 넘어선 적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당기순이익 역시 134억원에서 340억원으로 대폭 증가했습니다.
미국 법인의 실적 턴어라운드가 주효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풀무원은 적자가 계속되는 상황에서도 글로벌 시장 확장에 대한 꿈을 잃지 않았는데요. 지난해 미국 법인의 실적이 흑자 전환에 근접했다고 알려지면서, 해외 사업 투자가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미국 진출 29년 만에 첫 흑자 전환에 성공한 셈입니다.
미국 현지를 강타한 K-푸드 열풍이 실적을 견인했습니다. 풀무원은 지난해 미국법인의 두부와 아시아누들 매출이 전년대비 각각 12.1%, 21.1% 성장했고, K-간식은 182.2%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두부사업의 실적이 인상적입니다. 두부사업은 미국법인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데요. 풀무원은 코스트코 등 회원제 채널의 추가 고객 확보, 리테일 채널의 두자리수 성장을 바탕으로 역대 두부 연 매출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분석했습니다. 풀무원은 지난 2016년부터 10년 연속 미국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두번째로 비중이 큰 아시안누들과 주먹밥, 호떡, 핫도그 등 K-간식의 매출은 각각 21.1%, 182.2% 증가하면서 괄목할 성장을 이뤘습니다. 풀무원은 추가 투자를 통해 글로벌 시장 주도권을 확고히 한다는 방침입니다. 제품 라인업 확대와 동시에 연내 유럽 법인을 설립해 보폭을 넓힐 계획입니다.
◇Market View
증권사 역시 해외 사업 부문 실적에 주목했습니다. NH투자증권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 매출 증가세를 주목했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풀무원의 해외 매출 비중이 2024년 기준 19.8%로, 미국과 동남아시아, 유럽 시장 확장을 통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특히 풀무원이 미국에서 두부 제품을 중심으로 기업 간 거래(B2B) 시장에 진출한 점을 긍정적으로 보면서 추가적인 매출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견입니다. 동남아시아 시장 확대와 유럽 법인 설립을 필두로 한 글로벌 사업 확장도 주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실적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4분기 풀무원의 해외식품 제조유통 부문 매출은 18.9% 증가한 166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빠른 성장세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미국과 중국 매출이 각각 23.2%, 26.9% 증가하면서 해외사업의 가능성을 입증했습니다.
이러한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풀무원의 재무 건전성 문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는데요. 성현동 KB증권 연구원은 "순차입금 축소 등 재무구조 개선이 이뤄지지 못한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며 "높은 금융비용 부담이 지속될 경우 장기적인 투자 매력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결국 풀무원이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해외사업 확장을 통해 수익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인데요. 향후 풀무원의 차입 구조 개선 여부와 해외 시장 확대 전략이 기업가치 평가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Keyman & Comments
풀무원은 2018년 창업자인 남승우 풀무원재단 상근 고문이 퇴임하면서 전문경영인 체제를 가동했습니다. 영업이익이 하락세에 접어들었던 2018년, 이효율 전 총괄 CEO가 선임됐고, 지난해까지 풀무원을 이끌었습니다.
이어 최근 공채 4기 출신인 이우봉 총괄 CEO를 대표로 선임했습니다. 이우봉 총괄 CEO는 이전에 경영전략원장으로서 글로벌 사업을 포함한 전사 경영전략을 진두지휘했습니다.
풀무원 측에 현 주가에 대한 의견을 물었는데요. 기업설명(IR) 담당자는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거뒀다"면서 "특히 국내 식품서비스부문과 해외 미국법인의 실적 개선이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풀무원에 투자했던 FI 컨소시엄의 행보에도 귀추가 주목됩니다. 주가가 사채 전환가액을 상회하는 만큼, 엑시트(투자금 회수) 가능성도 거론되는 상황입니다.
한 컨소 고위 관계자는 "풀무원 주가를 예의주시하고있는 상황"이라면서 "지난해 주가가 잠깐 반등했을 때와는 다르게 이번에는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상승 흐름을 탄 만큼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FI 간 논의는 하고 있지만 성급하게 움직이진 않으려고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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