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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발 관세전쟁 대응전략]현대위아, HEV 엔진 북미 공급전략 전면 '재검토'멕시코 공급 대신 미국 수출 비중 늘려 고관세 극복…이사회도 '전략통' 배치

박완준 기자공개 2025-03-04 07:07:46

[편집자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방위 관세전쟁으로 한국 기업들의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철강을 비롯해 자동차, 배터리, 반도체 등 전략산업들이 줄줄이 사면초가 위기에 몰렸다. 동맹도 예외 없이 25% 관세를 적용하기로 하면서 한국 산업계 전체로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 물밑 협상에 나서야 할 정부가 사실상 마비 상태라는 점에서 기업들의 어깨는 더 무겁다. 더벨은 우리나라 주요 기업들의 관세 리스크를 진단하고 대응전략 등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7일 15시4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고관세 정책이 현실화되면서 기업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북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멕시코에 생산 기지를 구축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은 고관세 정책 사정권에서 벗어나기 위해 내부적으로 공급망 전략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북미 시장에서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난 하이브리드차(HEV) 공급망부터 살펴보고 있다. 올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HEV 중심으로 판매량을 늘리겠다는 청사진과 일맥상통한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내년부터 멕시코 공장에서 HEV 엔진을 생산하는 현대위아의 공급 전략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EV 엔진' 공급망 재검토…미국발 물량 늘려 관세 회피

현대위아는 친환경 자동차 부품 등 미래사업 투자 재원을 확보하면서 사업구조 재편에 힘을 쏟고 있다. 공작기계 사업을 매각하면서 확보한 현금을 신사업 역량을 키우는 데 투자하기로 했다. 특히 그룹과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HEV 엔진을 직접 생산해 경쟁력을 키우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현대위아는 HEV 엔진 사업에 대규모 투자도 단행했다. 지난해 멕시코 몬테레이시 생산 공장에 HEV 1.6ℓ 감마 엔진을 생산하기 위한 설비투자를 결정했다. 올해 말까지 현지 생산을 위한 투자를 마무리하고 내년 초부터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HEV 엔진을 연간 20만대 생산해 기아 멕시코 공장에 공급하는 전략을 택했다.

하지만 올 초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자국 자동차 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멕시코·캐나다산 수입품에 25%의 보편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해 멕시코 현지 생산에 대한 가격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기 때문이다.


현대위아는 고관세 정책에도 멕시코 공장에서 HEV 엔진을 생산하는 계획을 유지하기로 했다. 최근 북미와 중남미에서 급격하게 늘어난 HEV 수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실제 미국에서 현대차·기아의 HEV 판매량은 2021년 9만614대에서 지난해 22만2486대로 늘어났다.

다만 업계에 따르면 현대위아는 최근 HEV 엔진 공급 전략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EV 엔진을 멕시코 현지에서 완성차에 조립하는 기존 방안 대신 생산량의 일부를 미국으로 옮겨 조립해 관세를 피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 완성차 부품에는 별도로 관세를 붙인다고 언급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현대위아가 내년부터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하는 HEV 엔진을 미국 조지아주 신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공급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당초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지어진 HMGMA도 하이브리드를 함께 생산하는 혼류 방식으로 변경했기 때문이다. HEV 엔진은 싼타페와 텔루라이드 등 하이브리드 전략 모델에 탑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대위아의 멕시코 HEV 엔진 생산 계획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다만 고관세 정책을 피하기 위해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HEV 엔진을 미국으로 수출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된다"고 말했다.

◇현대위아, 이사회 재편…전면에 '전략통' 배치

현대위아는 올 3월 이사회 보드 멤버를 대거 교체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고관세 정책 등 글로벌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해 전략과 재무에 강점을 지닌 인물을 사내이사로 배치하는 등 이사회 구성에 변화를 줬다. 불확실성이 커진 공급망을 극복하기 위해 전문성을 강화, 지속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현대위아는 올 3월 사내이사로 황윤목 모빌리티사업본부장 전무과 권오현 재경본부장 상무를 선임한다. 이는 김사원 재경본부장 전무와 이종부 모빌리티사업본부장 전무가 맡았던 자리다. 두 전무가 작년 말 정기인사 이후 현대위아를 떠나면서 세대교체가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먼저 황 전무는 현대위아 내 '전략통'으로 불린다. 그는 지난해까지 전략추진실장을 맡으며 열관리 시스템과 전기차 부품 등 미래 모빌리티 부품의 생산 및 공급 전략의 밑그림을 그렸다. 특히 멕시코 HEV 엔진 생산 계획의 청사진도 황 전무가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상무는 그룹 내 '재무통'으로 불린다. 지난해까지 현대로템의 경영관리실장을 도맡은 후 올해 초부터 현대위아의 재경본부장으로 선임됐다. 권 상무는 외부 변수에 민감한 완성차와 기계 산업의 경기 변동에도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구축하는 임무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외이사진도 재편한다. 김은호 전 부산지방국세청장과 안성훈 서울대학교 기계공학부 교수의 임기가 만료되면서 사외이사 2명을 교체했다. 현대위아는 새로운 사외이사로 김찬우 고려대 인공지능학과 교수와 최우석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를 선임했다. 전문가를 영입해 기술 개발과 경영 전략에 조언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위아 관계자는 "신사업으로 낙점한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사업의 확장을 위해 이사회를 재편한다"며 "내연기관 중심의 사업 구조를 전기차 등 친환경차로 전환하기 위한 기술력과 양산능력을 확보하는 데 총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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