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철강사 생존전략]재무부담 가중 휴스틸, 절실해진 군산·미국 공장 신·증설 성과②순차입금 플러스 전환 눈앞…2022년 확보했던 유동성 빠르게 소진
이호준 기자공개 2025-03-13 14:14:22
[편집자주]
철강 업계의 불황이 일상화되면서 회사의 미래에 대한 논의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우리 회사는 괜찮을까. 하위공정에 자리 잡은 무수한 중견 철강사들 사이에서 이 같은 문제의식이 깊게 확산되고 있다. 재무 전략을 수정하거나 반대로 이 상황을 기회로 삼아 투자, 나아가 지배구조 변화를 모색하는 등 여러 움직임이 감지된다. 더벨은 중견 철강사들의 사업 및 재무 현황을 다각도로 분석했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1일 15시5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 텍사스주 공장과 군산 공장의 신·증설은 휴스틸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사업이다. 생산능력 확대를 통해 강관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는 것은 물론 신재생에너지 수요 증가 국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특히 창립 이래 최대 규모인 3100억원이 투입된 만큼 투자금 회수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성과를 내야 한다. 올해 이들 공장이 준공되더라도 기대만큼 실적이 나오지 않는다면 지난해 불황 속에서 커지기 시작한 재무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창립 이래 최대 투자 단행…호황기가 가져다 준 기회
2022년, 휴스틸은 현금 흐름 측면에서 두 가지 기회를 맞았다. 하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글로벌 LNG 인프라 재구축 계획이다. 강관 수요 급증과 가격 상승에 힘입어, 그해 회사의 연결 기준 에비타(EBITA)는 307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748억원 대비 약 315% 증가한 수치다.
다른 하나는 대규모 유상증자다. 휴스틸은 기존 발행주식의 43.3%에 해당하는 1700만주를 새로 발행해 총 674억원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업황 호황에 유증 자금이 더해지면서 재무구조는 크게 개선됐다. 휴스틸의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2021년까지 440억~550억원 수준이었으나 2022년 2646억원으로 급증했다. 부채비율은 52%에서 32%로, 차입금 의존도는 13%에서 9%로 낮아졌다.
이러한 유동성 확보는 동시다발적인 투자를 단행하는 계기가 됐다. 휴스틸은 2023년 1900억원을 투입해 군산 강관 공장의 대구경 강관 생산능력을 연 20만톤 늘리는 투자를 단행했다. 해상풍력 등 대구경 강관의 신규 수요를 겨냥한 전략이다.
미국 텍사스주에선 1200억원을 들여 연 25만톤 규모의 에너지용 강관 공장을 짓기 시작했다. 2018년 대미 강관 수출 쿼터제 시행 이후 연간 수출량이 103만톤을 넘지 못하는 상황에서 현지 생산을 통해 이를 우회하려는 목적이었다. 이곳은 향후 증설도 검토 중이다.

◇올해 상반기 신·증설 완료…순차입금 플러스 전환 눈앞
창립 이래 최대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며 승부수를 띄운 셈이다. 현재 군산 공장은 시운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으며 미국 텍사스 공장도 상반기 내 준공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업황이 최악의 국면을 맞으면서 이들 공장은 반드시 성과를 내야 하는 부담스러운 상황에 놓였다. 휴스틸은 내수 시장에서는 건설 경기 침체, 미국에서는 에너지용 강관 수요 둔화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 그 결과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150억원에 그쳤다. 전년 동기 1500억원과 비교하면 90% 가까이 감소한 수준이다.
2년 전 확보했던 유동성도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2021년 35억원에 불과했던 자본적지출(CAPEX) 규모는 2022년 358억원, 2023년 1051억원, 2024년 3분기까지 101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3분기 기준 보유 현금은 1400억원으로, 1년 만에 1000억원(42%) 감소했다.

이 때문에 휴스틸은 급변하는 통상 환경을 주시하며 이에 맞춘 수출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올해 최대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관세는 유지하되 쿼터제를 폐지하면서 추가 판매 기회가 열린 점은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를 반영해 휴스틸은 올해 초 강희웅 전무를 승진시키며, 기존 원료 및 판매기획 업무에 더해 수출과 통상 부문까지 총괄하도록 했다.
휴스틸 관계자는 "3년 전만 해도 수요와 가격이 받쳐주면서 실적이 호조를 보였지만 지금은 여건이 달라졌다"며 "관세 부담은 있지만 미국 시장에서 추가 판매 기회를 얻은 것은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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