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깬' 이재용의 절박함, '사즉생'이 준 무게감 작년 2심 최후변론 후 첫 메시지, 위기의식 고취 나서
김경태 기자공개 2025-03-18 09:00:47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8일 08시0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침묵을 깨고 오랜만에 입을 열었다. 발언의 강도는 그 어느 때보다 강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생존의 문제에 직면했다며 이순신 장군의 '사즉생(死卽生)'을 언급했다.특히 그가 강조한 것은 기술 경쟁력이다. 아울러 국적과 성별을 불문한 특급인재를 영입하고 신상필벌을 위한 수시인사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가 최근 침묵을 지켜온 만큼 발언의 무게감이 커진 모양새다.
◇각 사업부 경쟁력 약화 지적, 기술·인재 '강조'

이 행사에서 이 회장은 영상 메시지 형식으로 임원에 자신의 뜻을 전했다. 그는 1999년 다우지수를 구성했던 30개 기업들 중 24곳이 이미 사라졌다며 이대로 가면 삼성도 잊혀질 수 잇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인류의 미래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기술 혁신이 지속되고 있다"라며 "국가총력전의 양상이 펼쳐지고 있으며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죽느냐 사느냐 하는 생존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과연 제 역할을 다하고 있는지 반문하면서 전 분야에서 기술 경쟁력이 훼손됐다고 질타했다. 또 과감한 혁신이나 새로운 도전은 찾아볼 수 없고 판을 바꾸려는 노력보다는 현상 유지에 급급하다고 평가했다.
이 회장은 "위기 때마다 작동하던 삼성 고유의 회복력은 보이지 않는다"라며 "경영진부터 철저히 반성하고 사즉생의 각오로 과감하게 행동할 때"라고 말했다. 그가 과거 말했던 "첫째도 기술, 둘째도 기술, 셋째도 기술"라는 요지의 발언도 나왔다.
또 인재 영입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이 회장은 "경영진보다 더 훌륭한 특급인재를 국적과 성별을 불문하고 양성하고 모셔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성과는 확실히 보상하고 결과에 책임지는 신상필벌이 우리의 오랜 원칙"이라며 "필요하면 인사도 수시로 해야한다"라고 밝혔다.
◇2심 최후변론 후 첫 메시지
이 회장은 지난해 사법리스크의 중대 분수령이던 삼성물산 관련 소송의 2심이 막바지에 접어들던 시기 행보를 극도로 조심했다. 이 과정에서 그의 메시지도 최소화됐다. 가장 최근 그가 길게 입장을 밝힌 시점은 작년 11월25일 2심 최후공판이다.
시 이 회장은 "최근 들어서 삼성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매우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근본적인 위기라고 하면서 이번에는 이전과 다를 것이라고 걱정하십니다. 다른 한편에서는 이번 어려움도 삼성은 이겨낼 것이라고 격려해 주시기도 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많은 분들의 걱정과 응원을 접하면서 삼성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크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또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지금 저희가 맞이하고 있는 현실은 그 어느 때보다도 녹록치 않습니다. 하지만 어려운 상황을 반드시 극복하고 앞으로 한발 더 나아가겠습니다."라고 강조했다.
그후 다시 이 회장은 침묵을 지켰다. 올 1월에는 그의 명의로 신년사가 나올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현실화되지 않았다. 그는 올 2월3일 삼성물산 합병 소송의 2심에서 1심처럼 전부 무죄 판결을 받았다.
검찰은 대법원에 상고하면서 이 회장의 사법리스크는 아직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이 회장의 조심스러운 행보는 지속됐다. 작년 12월부터 정국이 어수선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됐다.
하지만 이 회장의 이번 강도 높은 발언은 더 이상 삼성전자의 위기가 장기화되어선 안된다는 판단때문이다.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분투하고 있지만 아직 드라마틱한 반전이 없는 상황이고 다른 사업부문 역시 마찬가지다.
이 회장은 이번에 "중요한 것은 상황이 아니라 상황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라고 강조했다. 그가 그동안 침묵을 지켰기 때문에 그만큼 임원들이 발언을 무겁게 받아들이는 효과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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