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美 진출, 물류센터로 첫 발…고급주거 개발 박차"송선호 이지스자산운용 미국 개발사업 법인 대표
정지원 기자공개 2025-05-20 07:47:00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9일 14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부동산을 공간으로 정의한다. 공간의 가치를 발굴해 공간을 공유하는 사회에는 행복을, 투자자들에게는 수익을 제공하는 것을 기업의 최우선 가치로 삼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고민하고 있는 셈이다.이러한 철학은 국내를 넘어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미국 현지 개발법인 '이지스 글로벌 프라퍼티스(IGIS Global Properties)'를 통해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송선호 대표가 법인을 이끈다. 국내 운용사 중 현지에서 직접 개발 사업을 수행하는 첫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송 대표는 "임차인이 좋아하는 공간을 만들면 투자자들이 자연스럽게 찾아 왔다"며 과거 이지스자산운용에서 물류 투자 플랫폼 '아레나스(Arenas)'의 성공을 이끌어 낸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미국 시장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국내 최초로 아마존과 공동 개발한 뉴멕시코 물류센터에 이어 고급주거 개발에서도 이지스자산운용의 가치를 심을 것"이라고 말했다.
◇건축가 출신 디벨로퍼, 남달랐던 '공간 생각'

송 대표는 "미국에서 대학원 공부를 할 때부터 디벨로퍼로서의 꿈을 키웠다"면서 "'내가 꿈꾸는 공간을 직접 설계해 보자'라는 각오로 학업을 마쳤다"고 떠올렸다.
'디벨로퍼를 꿈꾸는 설계 전공자'로서 한계도 맞닥뜨렸다. 그는 "클라이언트의 입김에 의해 도면이 바뀌는 일들을 겪으면서 개발의 주체가 돼야겠다"고 느꼈다며 "다시 디벨로퍼를 전공할 수 있는 곳으로 유학을 떠났다"고 말했다. 그는 하버드대학교(Harvard University) 부동산 석사 학위를 다시 받았다.
한국으로 돌아온 그가 선택한 곳은 시행사나 운용사가 아닌 증권사였다. 송 대표는 "시장을 먼저 보기 위해 대형 증권사에 입사했다"면서 "3년 동안 부동산금융 시장의 생태계를 경험하고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개발 커리어는 코람코자산신탁 리츠투자팀에서 시작됐다. 석사를 졸업한 지 10년 만에 비로소 꿈을 이루게 된 셈이다. 송 대표는 "현 복준호 이지스엑스자산운용 대표를 팀장으로 만나 같이 일하게 됐다"면서 "신탁사에 있는 동안 대규모 개발사업 경험을 다수 쌓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람코자산신탁에서 자리를 옮기기 전까지 △신라스테이 서초 △종각 그랑서울 △광교 오피스텔·쇼핑몰 복합개발 △초동 나인트리 호텔 등 개발사업을 수행했다. 이 중 광교 복합개발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위탁관리형 개발 리츠를 통해 진행됐다.
이후 송 대표는 켄달스퀘어파트너스(현 ADF자산운용)에 합류했다. 당시 국내 최대 규모로 지어진 동탄복합물류센터, 독일 함부르크 H&M물류센터 사업을 송 대표가 총괄했다. 그는 "1년 반 동안 1조1000억원 이상 물류센터를 개발 및 운용했다"며 "이 때 쌓은 노하우가 이지스자산운용에서 물류 전문 개발팀을 만들 수 있는 기회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2016년 이지스자산운용 합류, 물류 투자 플랫폼 '아레나스'의 성공
송 대표의 디벨로퍼로서의 역량은 이지스자산운용을 만나 더욱 빛을 발했다. 그는 "당시 조갑주 대표님이 항상 '임차인이 좋아하는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면서 "천편일률적인 상품을 내놓고 투자자를 모으기보다 임차인이 원하는 공간을 구상하는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이지스자산운용의 물류시설 전문 투자 플랫폼 '아레나스(ARENAS)'를 만들고 용인, 영종도, 안성 등에서 성공적으로 프로젝트를 완료했다. '영종 아레나스'와 '안성 아레나스'의 경우엔 1억 달러 규모 1호 펀드를 조성에 개발을 마쳤다. 송 대표는 "부동산의 지속가능성에 대해서 고민을 했다"면서 "5성급 호텔마다 브랜드가 있듯이 물류센터 역시 브랜드를 부여해 손바뀜이 있더라도 가치를 남기고자 했다"는 생각을 밝혔다.
송 대표의 철학은 아레나스의 공간을 개발할 때도 적용됐다. 물류센터의 사용자 특히 근로자 중심 설계를 강조했다. '영종 아레나스'는 작업자와 기계의 동선을 분리하고 직원 휴게공간과 하늘공원 등을 조성했다. 기존 '물류창고'와 달리 쾌적한 업무 환경을 제공하고자 고심했던 셈이다.
그 결과 영종 아레나스에는 현재 글로벌 기업들이 다수 임차하고 있다. 에르메스, 로로피아나, 포르쉐 등 명품 브랜드들과 세계적인 제약회사 등이 거점으로 쓰는 중이다. 영종 아레나스는 공항 바깥에 위치한 입지적 제약으로 인해 임차 유치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이 많았다. 하지만 이지스자산운용은 100% 임차를 채웠다.
'안성 아레나스' 개발에서는 부침을 겪기도 했다. 2021년 영종 아레나스 준공 이후 론칭된 안성 아레나스는 같은 해 공사 도급계약 체결 직후부터 원자재 가격 상승이라는 변수에 직면했다. 이로 인해 착공 후 약 2년간 공정률이 50%를 넘기지 못했고 준공 일정 역시 1년 이상 지연됐다.
송 대표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별도의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공정률이 약 55%에 도달한 시점에서 TFT를 투입해 반년 후인 2023년 10월 프로젝트를 완료했다. 이듬해 초 전체 사업비를 10%대 증액하는 선에서 시공사와 정산까지 마쳤다.

◇뉴맥시코서 아마존 물류센터 '직접 개발'…맨해튼 멀티패밀리 프로젝트 추진
송 대표는 이지스자산운용에서 새로운 과제를 받았다. 그는 현재 아레나스 1호 펀드의 대표 펀드매니저이자 이지스자산운용의 미국 개발사업 법인인 이지스 글로벌 프라퍼티스(IGIS Global Properties) 대표로 일하고 있다. 뉴욕 맨해튼 지사에서 활약 중이다.
그는 "아레나스 1호 펀드 소진 이후 회사에서 해외 사업 기회를 줘서 2023년부터 미국에서 사업 기회를 찾게 됐다"고 말했다. 미국 법인은 지난해 8월 중 정식으로 설립됐다.
송 대표는 이미 이지스자산운용의 글로벌 디벨로퍼로서 성공 가능성을 입증했다. '뉴멕시코 아마존 물류센터' 개발은 이지스자산운용과 송 대표의 대표적인 해외 개발 프로젝트로 꼽힌다. 국내 자산운용사 중 아마존과 직접계약을 맺고 물류센터를 직접 개발한 첫 사례다. 동시에 사업비는 모두 국내 자본으로 조달했다.
개발 과정에서 미국 부동산 시장의 자금 조달 구조를 면밀히 분석하고 전략적으로 대응했다. 당시 아마존은 CTL(Credit Tenant Lease) 방식으로 대규모 채권을 발행해 상당한 재무 리스크에 노출돼 있었다. 이에 이지스자산운용은 임대차 계약만 체결하는 대신 채무인수 없이 시공을 책임지는 '책임준공' 방식으로 개발을 제안해 프로젝트를 수주하는데 성공했다. 아마존이 신규 프로젝트에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파고든 셈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뉴멕시코 물류센터 준공 1년 만에 자산을 매각해 864억원의 수익을 실현했다. 신한금융그룹과 컨소시엄을 맺어 총 2억8000만 달러(약 3100억원)를 투입한 뒤 3억5200만 달러(약 4202억원)에 매각을 마쳤다. 송 대표는 "조기 매각을 결정한 점과 원달러 환율 상승 가능성을 보고 환오픈 형태로 사업을 추진해 더 큰 차익을 거둘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제 이지스자산운용의 무대는 미국 서부에서 동부로 넘어 왔다. 송 대표는 "지난해 말부터 뉴욕 맨해튼에서 다세대 고급 임대주택 개발(Multi-Family)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단순한 부동산 투자 참여를 넘어 현지 자금을 유치하고 직접 개발을 수행하는 '현지화된 디벨로퍼' 전략으로 이지스자산운용의 글로벌 부동산 개발 및 운용 역량을 입증하는 발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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