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액배당 리포트]엠에스오토넥, 지배구조 개편에 '적극 활용'⑪이태규 사장과 어머니 송혜승 씨 수혜…명분은 주주가치 제고
고설봉 기자공개 2025-05-12 07:00:22
[편집자주]
감액배당을 추진하는 상장사가 늘어나고 있다. 감액배당은 대주주와 소액주주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몇 안되는 이슈다. 배당성향 확대를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고 최대주주의 기업 승계를 위한 유동성 확보에도 도움이 된다. 재무적 측면에선 기업의 초과자본 효율화 및 ROE 개선 효과도 거둘 수 있다. 더벨은 기업들의 감액배당 현황을 짚어보고 배당 전후 자본변동 등 재무적 영향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07일 15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엠에스오토텍이 자기주식 소각과 대규모 감액배당을 위한 결단을 내렸다. 연초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해 자기주식 소각과 자본준비금 감액을 일사천리로 추진했다. 이같은 조치로 인해 결과적으로 지배구조 개편에 힘을 싣게 됐다.엠에스오토텍은 지난해 소액주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태규 엠에스오토텍 사장 일가의 개인회사인 심원과 합병했다. 이 과정에서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거셌는데 이번 감자와 감액배당은 소액주주를 달래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이태규 사장 일가의 지배구조 개편에 활용된 주주가치 전략
엠에스오토텍은 올해 1월 17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해 자기주식 소각과 자본준비금 감액을 전면 결정했다. 두 안건 모두 주주들의 찬성으로 원안대로 승인됐다.
엠에스오토넥은 자기주식 소각과 함께 비과세 배당의 기초인 자본준비금 감액까지 추진하면서 주주 이익을 극대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기주식 소각을 통해 유통주식수를 줄여 주식의 가치를 끌어올리려는 포석이다. 또 대규모 현금배당 재원을 확보해 주주들에게 이익을 돌려줄 준비를 마쳤다.
이 모든 과정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이태규 엠에스오토텍 사장 일가의 지배력 강화다. 이 사장 일가는 합병과 감자, 감액배당 등의 과정을 거치며 엠에스오토텍에 대한 직접 지배력을 확대하고 자본금을 회수하는 등 이익을 극대화했다.
지난 1월 임시주총의 핵심 안건이었던 ‘자본의 감소’ 건은 자기주식 소각을 위한 절차였다. 지난해 11월 28일 엠에스오토넥 이사회는 회사가 보유한 자기주식 654만3914주를 소각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이사회에 결정에 따라 엠에스오오텍이 소각하는 자기주식은 지난해 심원과의 합병 과정에서 발생한 주식이다. 지난해 8월 1일을 기일로 엠에스오토텍은 모회사인 심원과 합병했다. 엠에스오토넥이 존속회사로 남고 심원이 소멸회사가 됐다.
심원은 엠에스오토텍의 최대주주로서 이 사장의 어머니인 송혜승 씨와 이 사장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한 개인회사였다. 심원은 이 사장 일가가 엠에스오토텍의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통로였다. 엠에스오토텍 지분 28.66%를 가지고 있었다.
또 엠에스오토텍 이사회는 총 6인의 이사로 구성돼 있다. 이 사장을 비롯한 친족 및 특수관계자 4명이 사내이사로 있고, 사외이사는 2명 뿐이다. 사실상 이사회가 이 회장 등 특수관계인 의중에 따라 움직일 수 있는 구조다.
이에 따라 합병은 심원에 유리한 쪽으로 설계된 것으로 풀이된다. 엠에스오토텍은 합병기일 현재 피합병회사인 심원의 주주명부에 기재된 보통주주에 대해 심원의 보통주식 1주당 엠에스오토텍 보통주식 71.2543578주의 비율로 합병주식을 교부했다. 이에 따른 합병신주 총 2351만3936주로 책정됐다.
합병 후 엠에스오토텍의 발행주식 총수는 6917만2213주로 늘었다. 합병 전 4565만8277주 대비 91.64% 가량 증가했다. 자기주식은 기존 6만4519주에서 1416만5776주로 220배 가량 증가했다.
또 눈여겨별 부분은 합병 전후 이 사장 일가의 엠에스오토텍 지배력이다. 합병 전 이 사장 일가는 개인 회사인 심원과 직접 보유한 지분 등을 통해 엠에스오토텍 지분 총 40.26%를 보유하고 있었다. 합병 뒤 이 사장 등 특수관계자 지분율은 41.65%로 상승했다.

◇명분은 소액주주 달래기…실상은 또 최대주주가 수혜
엠에스오토텍과 심원의 합병 과정에서 진통이 컸다. 소액주주들은 이 사장 일가 등 최대주주의 이익을 위해 합병이 결정되고 추진된다며 분명한 반대 의사를 펼쳤다. 그러나 과반에 육박한 지분을 가진 이 사장 일가의 의지대로 합병은 추진됐다.
이에 따라 엠에스오토텍 주가는 1년 전과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지난해 합병 직후 낙폭을 키우기 시작해 연말까지 급락했다. 주당 4500원 수준이던 주가는 지난해 말 2000원대로 하락한 뒤 현재도 그 수준을 유지 중이다.
이에 따라 엠에스오토텍은 늘어난 자기주식을 소각해 주식 수 증대에 따른 주주가치 훼손을 일부 상쇄하려고 이번에 자기주식 소각을 결정한 것으로 평가된다. 또 심원과 합병이 이 사장 등 최대주주 일가에 유리한 쪽으로 설계됐다는 소액주주들의 비판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조치일 수도 있다.
또 엠에스오토텍은 519억원의 자본준비금을 감액해 현금배당 재원을 확보했다. 전액 비과세로 배당되는 만큼 주주들의 이익은 극대화된다. 다만 이 역시 이 사장 일가의 몫이 216억원으로 절반에 육박한다. 심원과 합병 이전 감액배당을 했다면 이 사장 일가의 몫은 이보다 작았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한화큐셀 박승덕 사장, 복귀 4년만에 대표 내정
- E&F PE, 코엔텍 매각 개시…차주 티저레터 배포
- [i-point]신테카바이오, 중기부 ‘산학연 Collabo R&D’ 사업 선정
- 디지털 자격증명, 일상 속으로…전환 초읽기
- [Monthly Review/인사이드 헤지펀드]KB증권 선두 고수 지속…NH증권과 경쟁 가열
- LG가 맏사위 윤관, 1심 패소 후 세무조사 또 받는다
- [Monthly Review/인사이드 헤지펀드]연초 후 지속적인 성장세…대체투자 전략 선전
- '사금고 의혹' 포커스운용 "내부통제 재정비, 재발 없다"
- 신한운용 과기펀드, '정책성과·수익성' 균형 설계
- [Monthly Review/인사이드 헤지펀드]펀딩 경색 분위기, 1조 밑돈 신규 유입액
고설봉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경영권 위협받는 한진칼]'탄탄해진' 한진그룹 지배력...KCGI 분쟁 때와 다르다
- [경영권 위협받는 한진칼]지배구조 취약한 국적항공사…우호지분 45.5% '이상무'
- [항공시장 경쟁체제 점검]에어프레미아, 취항편 늘렸지만 고객 유치 실패
- [항공시장 경쟁체제 점검]티웨이항공, 장거리노선 '정상궤도' 올릴 수 있나
- [감액배당 리포트]엠에스오토텍, 자회사 명신산업 자본금 대규모 회수
- [항공시장 경쟁체제 점검]'다크호스' 대명소노, 티웨이항공에 '올인'
- [항공시장 경쟁체제 점검]'메가 LCC' 출범 무산, 고착화된 '1강 다약’
- '한온시스템 인수' 한국타이어, 최대 매출 달성
- [감액배당 리포트]엠에스오토넥, 지배구조 개편에 '적극 활용'
- 현대위아, 관세전쟁 여파 수익성 하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