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지업체, 물량에 치이고 가격에 밀리고 공급과잉·가격경쟁 심화…"올해 산업위험 높아"
이 기사는 2011년 02월 07일 08시5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제지업체가 공급과잉과 가격 위주의 경쟁구도로 인해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올 상반기 업계 공급물량이 대폭 늘어날 전망인 데다 신흥국의 생산설비 증설은 계속되고 있다.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는 무림피앤피는 올 상반기 내 상업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내수시장에서 무림피앤피가 판매단가 결정을 주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쟁강도가 높아지는 데 비해 제품차별화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와 함께 국내 신용평가사가 올해 제지산업의 위험수준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채권시장에서 제지업체 회사채는 자기등급에 맞는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채권 수익률, 자기등급 대비 소폭 높아
7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무림페이퍼의 3년물 회사채 수익률(1일 기준·KIS채권평가)은 5.47%다. 자기등급인 A-등급 회사채 평균수익률에 비해 17bp(0.01%포인트=1bp) 높다(채권가격은 낮다). 한솔제지(A-)의 회사채 수익률 역시 자기 등급에 비해 소폭 높은 5.33%를 기록했다.
수익률 산정 종목은 아니지만 아트원제지는 BBB+의 회사채 등급을 갖고 있으며 회사채 등급이 없는 대한펄프는 A3-의 기업어음(CP)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제지산업은 지종별로 상위 3~4개 업체가 총 생산량의 80% 안팎을 차지하고 있다. 생산량 대비 내수 출하량 비중(2009년 기준)이 인쇄용지 63.5%, 백판지 47.0%, 신문용지 57.2% 수준에 그치고 있다. 공급 과잉이 이어지고 있어 내수 초과 물량은 수출시장을 통해 해소하고 있다.
최재호 한신정평가 책임연구원은 "수출시장의 경우 글로벌 업체와 경쟁으로 공급처의 안정적인 확보와 유지가 쉽지 않다"며 "수출 판매단가가 통상 내수가격에 미치지 못하고 운송비 등 부대비용이 발생해 수익성은 내수시장에 비해 낮다"고 설명했다.
국내시장의 공급과잉 현상은 제지업체의 전방교섭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제품 수급 변동에 따른 대응력도 미흡하다. 원재료 가격 변동분을 제품판가에 전가하기 쉽지 않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전반적인 수익성이 원재료 가격변동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인쇄용지 부문에 고가의 펄프가 투입됐지만 내수와 수출 판가는 모두 하락해 인쇄용지 업계 전반의 영업수익성이 크게 나빠졌다.
중국 등 신흥공업국의 자국 내 지류 생산설비 증설이 계속돼 수입제품의 국내 유입 확대 가능성은 증가하고 있다.
◇공급과잉→전방교섭력 약화…올해 산업위험 높은 편
한신정평가는 공급과잉이 단기간 내 해소되고 어려운 데다 제품차별화에도 제약이 많아 올해 제지산업의 위험수준이 높다고 판단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선진국의 인터넷과 스마트폰 활용이 늘어나면서 신문용지 시장은 점차 위축되고 있다. 정보통신(IT)과 디스플레이 기술발전이 제지산업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실제 제지업체의 실적으로도 연결되는 모습이다. 지난달 잠정실적을 발표한 한국제지의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36억원, 157억원이다. 전년에 비해 각각 82.9%, 74.7% 감소한 수치다. 한국제지는 "원재료 가격이 급등한 반면 판매가격은 소폭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솔제지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7.8%, 상각전영업이익(EBITDA)/매출액은 10.7%로 추산되고 있다. 전년 대비 각각 2.2%포인트, 2.9%포인트 줄은 것이다.
무림피앤피의 일관화 공장 건설은 올해 제지업계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다.
무림페이퍼의 자회사인 무림피앤피는 올해 상반기 내 상업생산을 목표로 연간 42만톤 규모의 펄프·인쇄용지 일관화 공장을 세우고 있다. 기존 건조펄프를 사용하는 공정에 비해 원가율을 약 15% 낮출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무림피앤피가 원가경쟁력을 내세워 시장에 새롭게 들어오게 되면 공급과잉 현상이 심화되고 단가인하 경쟁이 유발될 것"이라며 "업계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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