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프 "지역포털로 기존 소셜커머스와 차별화" 500억원 추가 투자...마케팅 '출혈경쟁'은 자제
이 기사는 2011년 07월 15일 15: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역포털 사업에 진출해 기존 소셜커머스와 다른 길을 걷겠다."
허민 나무인터넷 대표(사진)는 지난해 10월부터 지역포털 서비스를 소셜커머스 이후의 신사업 모델로 점찍었다. 나무인터넷이 막 위메이크프라이스(이하 위메프)를 론칭해 소셜커머스 업계에 진출했을 때다.
위메프 직원들은 허 대표가 지역포털이라는 사업 모델을 제시하자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위메프는 출범 직후부터 허 대표가 출자한 대규모 자금을 토대로 선발 주자들의 턱밑을 바짝 추격했다. 초반의 성장세만 유지하면 곧 업계 1위로 뛰어오를 것이라는 의견이 사내에 팽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허 대표의 생각은 달랐다. 본질에 벗어나 물량공세릍 통한 마케팅은 소셜커머스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위메프 뿐 아니라 경쟁사들이 미국의 그루폰 모델을 답습하고 있다는 점도 한계로 받아들였다.
위메프는 한국 소셜커머스의 특징인 '지역 밀착'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았다. 소셜커머스의 주된 영업 타겟인 지역 중소 규모 업체들과 동반 성장할 방안을 모색하고 나선 것이다.
위메프는 지방으로 사업영역을 넓혀 나갔다. 올해 초부터 대구를 기반으로 한 '할인의추억' 등을 인수·합병(M&A)하거나 거제나 통영 등 중소 도시에 지사를 설립했다. 수도권에 비해 실적이 미미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지역 확장을 추진했다. 그 결과 서비스 지역을 전국 81곳으로 넓히는 데 성공했다.
허 대표는 "소셜커머스 업계 최다 서비스 지역을 바탕으로 지역포털 사이트를 만들 계획"이라며 "위메프 사이트를 방문하는 고객들이 해당 지역에 관한 가장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역기반 서비스를 통해 위메프를 네이버와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포털사이트로 성장시켜 제 2의 던전앤파이터 신화를 이뤄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 대표는 나무인터넷 대표 취임과 동시에 지역포털 서비스를 위해 최대 500억원을 더 투자하겠고 밝혔다. 투자금은 사이트 개편과 인력·영업망 확충 등에 쓸 계획이다. 조만간 100여명의 인력을 확충해 모바일과 기획, 디자인 등의 업무에 투입하기로 했다.
사업 모델의 비전만 확실하다면 자신의 모든 것을 '올인'하겠다는 의사도 내비쳤다. 새롭고 재미있는 서비스에는 반드시 사람들이 몰려 들것이고, 결국 매출과 이익이 발생할 것이란 허 대표의 강한 믿음이 중심에 있다.
네오플 경영 시절 개발한 게임 '던전앤파이터' 출시도 모두가 만류했지만 허 대표의 믿음 덕에 3000억원대 '대박'으로 돌아왔다.
허민 대표는 자신이 설립한 벤처캐피탈 '원더엔젤스'를 통한 투자가 될지 본인이 직접 투자하는 방식이 될지에 대해서는 결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투자에 대한 책임을 직접 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허 대표는 "네오플을 매각해 번 돈 전부를 투자자금으로 준비해 놨다"며 "허민이 직접 투자한다는 데 의미를 둘 계획"이라고 말했다.
위메프는 6월부터 텔레비전 광고와 지원매출 등 마케팅 '출혈경쟁'을 중단했다. 여기에는 허 대표의 뜻이 강하게 작용했다. 위메프는 텔레비전 광고를 할 정도로 재무 상태가 건전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경쟁에서 한 발짝 물러선 위메프를 두고 업계에서는 영원히 선두권으로 재도약 하기 힘들 것이라는 비관론까지 나왔다.
허 대표는 "소셜커머스 '빅 4'들의 재무제표를 분석해 보면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 알게 될 것"이라며 "광고료와 지원매출 뿐 아니라 0%에 수렴하는 수수료 할인경쟁 등이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수익성을 갉아먹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위메프도 출혈 경쟁에 동참했다는 점에서 부끄러움을 느낀다"면서 "무리한 마케팅을 중단한 뒤부터 실적이 호전돼 누적 매출 800억원 달성에 성공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호전된 실적에 힘입어 위메프는 올해 매출액 목표를 200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올 연말까지 회사를 흑자구조로 전환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해외 소셜커머스 업체 등으로의 회사 매각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국내 소셜커머스 업계가 외국 자본들에게 잠식당하는 것을 내버려 둘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토종'인 위메프가 제대로 된 시장의 트렌드를 이끌어 나가야 한다는 게 허 대표의 생각이다. 이런 까닭에 위메프는 외부 투자유치보다는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기로 했다.
허 대표는 "회사를 매각한다는 것은 가족을 파는 것과 같다"며 "위메프에 꾸준히 투자해 고객과 제휴사를 감동시키고 새로운 고용을 창출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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