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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재산에 대해서도 기여분을 주장할 수 있을까 [WM라운지]

방효석 법무법인 우일 변호사공개 2018-07-16 08:50:14

이 기사는 2018년 07월 12일 08:0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양심적 병역거부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게 불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않은 병역법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병역거부가 옳은지에 대한 논란은 차치하더라도 필자는 국가가 윤리의 영역인 양심에 개입하는 판결을 내렸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국가는 천륜의 문제인 효도에도 개입하기 시작했다. 기여분 제도를 통해 자녀가 부모에게 효도하면 상속재산을 더 받을 수 있도록 유인책을 준 것이다. 이밖에 금융재산에 대해서도 기여분을 주장할 수 있는지도 논란이 되어왔다. 기여분 제도를 간략히 살펴본 후, 그 논란의 해결책을 제시한 '대법원 2016. 5. 4. 선고 2014스122 결정'을 분석해 보겠다.

# 기여분의 의미

기여분은 공동상속인 중 1인이 피상속인의 '재산의 증가'나 '재산의 유지'를 위해 특별히 기여한 경우, '상당한 기간의 동거 또는 간호'를 통해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한 경우 그 상속인이 상속재산분할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도록 고안된 제도다.

재산의 증가에 상속인이 기여한 경우를 상정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상속인이 피상속인 생전에 건물을 증여해 준 경우를 예로 들 수 있다. 재산의 유지란 공동상속인 중 1인이 피상속인에게 직접적으로 재정적 기여를 한 결과 피상속인의 재산이 감소하지 않은 경우를 말한다.

예컨대 피상속인이 직장에서 은퇴해 생활비를 충당할 수 없을 때 상속인 중 1인이 직접 피상속인에게 생활비를 준 경우가 대표적이다. 그로 인해 피상속인의 다른 재산에서 감소가 생기지 않고, 생활비가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지급됐다면 상속인에게 기여분이 인정된다.

현행 기여분 제도는 특별한 부양 예시로 '상당한 기간의 동거 또는 간호'를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소위 효도상속분 규정으로 노인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현실을 반영해 마련됐다. 공동상속인 중 1인이 피상속인을 모시고 살거나 지근거리에서 간호했다면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상속 혜택을 주도록 하는 취지이다.

# 금융재산과 기여분 - 대법원 2016. 5. 4. 선고 2014스122결정

기여분 제도는 자녀에게 스스로 효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훌륭한 유인책이 된다. 하지만 피상속인에게 금융재산만 있는 경우에도 기여분이 인정될 수 있는지는 논란이 있어왔다. 아래의 사례를 살펴보자.

A씨는 죽기 몇 년 전부터 모든 재산을 처분해 전부 은행예금으로 남겨 뒀다. A씨가 남긴 은행예금은 100억원에 달한다. A씨에게는 자녀 B씨와 C씨가 있다. B씨는 20년간 A씨에게 생활비를 주고 극진히 부양한 반면 C씨는 해외에 살며 A씨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그런데 C씨는 A씨가 사망하자 귀국해 B씨에게 상속재산의 절반인 50억원을 상속분으로 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때 쟁점은 B씨에게 기여분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다. A씨는 은행예금만을 남겼는데, 은행예금은 상속재산분할협의를 할 필요없이 상속인들이 상속분대로 금액을 나누면 재산분할이 쉽게 완료되는 가분채권이다. 기여분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논리적으로 상속분할이 되는 상속재산인지를 봐야하는데, 해당이 되지 않을 수 있다.

기존 판례 역시 '금전채권과 같이 급부의 내용이 가분인 채권은 공동상속되는 경우 상속개시 동시에 당연히 법정상속분에 따라 공동상속인들에게 분할되어 귀속된다'며 '상속재산분할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라고 판시(대법원 2006. 7. 24. 선고 2005스83결정)하고 있다. 이 판례에 따르면 B씨는 기여분을 인정받지 못해 억울함을 겪게 된다.

B씨와 같은 억울한 상황이 발생하자, 대법원은 마침내 기존 판례의 태도를 바꾸어 상속재산으로 금융재산만 있는 경우에도 기여분이 인정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대법원은 2016. 5. 4. 선고 2014스122결정을 통해 '기여분이 인정되어 구체적 상속분이 법정상속분과 달라질 수 있는 경우라면 금전채권과 같은 가분채권이 상속재산의 전부인 경우에도 기여분을 참작해 상속재산을 분할해야 한다'고 밝힌 것이다. 따라서 바뀐 대법원의 태도에 따르면 B씨는 C씨를 상대로 기여분을 주장해 자신이 A씨에게 한 효도만큼 상속재산을 더 받아올 수 있다.


방효석 법무법인 우일 변호사

서울대 경제학부 졸업 / 제51회 사법시험 합격, 변호사
서울시, 한국교직원공제회 등 법률자문
전 KEB하나은행 상속증여센터 변호사
[저서] '알고 싶은 부자들의 법률 상담 사례집' 저자(2013년)
[저서] '잘사는 이혼법 행복한 상속법' 저자(201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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