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10월 22일 08: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 퇴직연금 자산의 신용·시장 위험이 반영되며 지급여력기준금액이 증가했다."올 상반기 국내 보험사들의 경영공시, 지급여력비율(RBC비율) 하락의 원인을 설명하며 단골처럼 등장한 문구다.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에 따라 원리금보장형 퇴직연금의 신용위험과 시장위험이 RBC비율 산출식에 새롭게 반영됐다. 적용 비율은 2018년 6월 35%, 2019년 6월 70%, 2020년 6월 100%로 단계적으로 높아진다.
계열사 퇴직연금을 많이 보유한 보험사들의 타격은 컸다. 600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하며 RBC비율 제고에 나섰던 롯데손보는 퇴직연금 리스크로 그 효과가 퇴색됐다. 퇴직연금 리스크가 반영되자 푸본현대생명의 RBC비율은 당국의 권고 기준을 밑돌았다. 이제 막 1단계가 적용됐을 뿐이다.
한때 보험사들의 순위 경쟁을 촉발했던 저축성 보험도 골칫거리긴 마찬가지다. 일시적으로 유입되는 자금이 큰 저축성보험은 단기간 내 외형성장을 이끄는 상품이었다. 보험료 수입을 늘리는 일등공신이기도 했다. 그러나 일정 수준의 금리를 보장해야 하는 만큼 새로운 회계제도(IFRS17) 아래에서 책임준비금에 대한 부담이 너무 크다. 보험사들은 2021년을 앞두고 황급히 저축성 보험의 판매를 줄여야 했다.
저축성을 줄이고 보장성 보험을 늘리자 이번엔 수익성 문제가 불거졌다. 판매가 까다로운 보장성 보험은 쉽게 팔리지 않았다. 신계약 규모는 줄어들었지만, 사업비 부담은 오히려 가중됐다. 올 상반기 보장성 보험 판매 비율을 전체의 50%이상까지 끌어올린 A보험사의 ROA와 ROE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보험료 수입 대비 사업의 비중을 의미하는 사업비율만 점차 증가하고 있다.
보험사 '효자' 상품의 역풍이 불고 있다. 매년 신기록을 세우며 자산 규모를 확대했던 과거가 무색하기만 하다. 보험사들은 앞다퉈 건전성과 수익성의 균형을 맞추겠다고 공언하지만 여간 여려운게 아니다. 새 제도 도입을 앞둔 과도기, 여전히 가시밭길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피플&오피니언
-
- [thebell note]제약바이오는 다이어트 중
- "35년 영업맨, 상장 후 글로벌 시장 노린다"
- [thebell desk]'부동산 PF' 누가 떠안을 것인가
- [thebell note]벤처캐피탈리스트와 숫자
- [thebell note]대신증권 ‘종투사 전환’에 거는 기대
- [CFO 워치]하나증권 신임 김정기 본부장, 최대 과제 '실적 턴어라운드'
- [thebell note]'월클' LG전자, 너 자신을 알라
- 하이브 '집안싸움'이 가리키는 것
- "포스코와 철강·2차전지 자동화 로봇사업 확대"
- [2024 캐피탈마켓 포럼]"유상증자 통한 자금 조달 본격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