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올해 경영과제서 '구조조정' 삭제 2014년 이후 처음, 혁신성장 주도 의지 반영…KDB AMC 설립 영향 의견도
안경주 기자공개 2019-04-11 16:21:09
이 기사는 2019년 04월 09일 17: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DB산업은행이 올해 경영계획을 세우면서 '구조조정 업무'를 중점 추진과제에서 제외한 것으로 파악됐다. 산업은행은 경영계획상 중점 추진과제를 매년 5~6개 선정해왔는데 기업구조조정이 본격화된 2013년 이후 처음으로 빠졌다.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그간 구조조정부문에서 스스로 만족할 만큼의 성과를 냈다고 평가하고 있어 앞으로 산업은행의 역할을 전환하는데 방점을 둔 과제 선정으로 해석된다.
9일 산업은행 경영공시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올해 경영계획을 세우면서 중점 추진과제 5개를 선정했다. 선정된 중점 추진과제는 △미래성장동력 확충을 위한 혁신성장 선도 △중소·중견기업 / 주력산업 경쟁력 강화 지원 △글로벌·자본시장을 활용한 금융산업 선진화 선도 △정책금융 사회적 역할 강화 및 한반도 신경제시대 대비 △정책금융 수행기반 강화 등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올해 산업은행의 핵심 역할을 4차 산업혁명 중심의 혁신성장 선도, 중소·중견기업 및 주력산업 지원을 통한 경제활력 제고 등으로 정했다"며 "중점 추진과제를 통해 대표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위상을 강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산업은행의 올해 경영계획, 특히 중점 추진과제에서 '구조조정'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점이다. 2013년 한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본격화된 후 산업은행은 중점 추진과제로 '구조조정'을 빼놓지 않고 선정해왔다.
예컨대 산업은행은 2014년 시장안전판 역할을 중점 추진과제로 선정하고 선제적 구조조정과 유동성 애로기업에 대한 구조조정 지원 등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2015년에도 시장안전판 기능 강화를 추진과제로 정하고 적기에 기업구조조정을 추진해 실효성을 제고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16년엔 선제적 구조조정을 통한 산업·기업 경쟁력 강화와 시장원리에 따른 기업구조조정 및 시장안정 지원 등을 목표로 '산업·기업 구조개선지원'을 중점 추진과제로 삼았다.
2017년과 지난해의 경우 산업구조 개편 유동 정책기능 강화, 구조조정 패러다임 전환을 각각 중점 추진과제로 선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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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왜 산업은행의 중점 추진과제에서 '구조조정'이 빠진 것일까. 그간 산업은행의 역할 변화를 주문해온 이 회장의 의지가 담겨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구조조정 부문에서 만족할 만큼의 성과를 이뤘다고 보고 있는 만큼 혁신성장 지원에 방점을 둔 과제 선정이란 것이다.
이 회장은 2017년 취임과 함께 산업은행의 역할 변화를 주문해 왔다. 취임 당시 그는 혁신 성장 지원, 부실기업 구조조정 마무리, 산업은행 경쟁력 제고 등 세 가지 목표를 세워 산업은행의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이를 감안하면 부실기업 구조조정이 마무리된 만큼 혁신성장 지원에 고삐를 죌 시점으로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 회장은 지난 2월 기자들과 만나 "구조조정 부문에서 진전된 부분이 많았고 스스로 만족할 만큼 성과를 이뤘다고 본다"며 "(앞으로) 산업은행을 혁신성장 위주의 금융기관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결국 산업은행이 4차 산업력명을 이끌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꾸려 나가는 결정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게 이 회장의 판단이고, 올해 중점 추진과제에 반영된 셈이다.
다른 산업은행 관계자는 "이 회장은 구조조정을 빨리 마무리하고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지 못하면 구조조정 자체가 실패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를 했다"며 "혁신성장을 주도하는 역할을 산업은행이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 'KDB AMC(가칭)'가 설립된다는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기업 구조조정 업무는 자회사에 맡기고 산업은행은 새로운 시대에 맞게 혁신성장 지원에 힘을 쏟겠다는 구상인 것이다.
이 관계자는 "올해 가을쯤 설립되는 KDB AMC를 통해 구조조정 업무를 전담하면 산업은행은 스타트업 등 혁신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데 역량을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경영계획상 중점 추진과제 역시 이 같은 기대감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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